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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 신분세탁 하려고 ‘HWPL’ 공들이나?

[TV리뷰] 신천지·HWPL 유착 파헤친 MBC ‘PD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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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 MBC )
코로나19 이전 신천지는 종교 분파 정도쯤으로 여겨졌다. 그러다 신천지 대구교회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오면서 사회적 관심도 높아졌다. 유관 단체인 하늘문화세계평화광복(HWPL)에도 시선이 쏠리기 시작했다. MBC 'PD수첩'은 10일 '144,000명의 비밀' 편에서 HWPL과 신천지와의 연관성을 집중 조명했다.

신천지 예수교 증거장막성전(아래 신천지)은 코로나19 소식을 전하는 뉴스에서 빠지지 않는 단골 키워드다.

코로나19 이전 신천지는 종교 분파 정도쯤으로 여겨졌다. 그러다 신천지 대구교회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오면서 사회적 관심도 높아졌다. 유관 단체인 하늘문화세계평화광복(HWPL)에도 시선이 쏠리기 시작했다.

MBC 'PD수첩'은 10일 '144,000명의 비밀' 편에서 HWPL과 신천지와의 연관성을 집중 조명했다. HWPL은 2014년부터 매년 9월 18일 대대적인 행사를 진행해 왔다. 바로 이날, 즉 2014냔 9월 18일이 세계 최초로 전쟁종식·세계평화를 선언한 ‘평화만국회의'가 열렸다는 게 이유다.

HWPL 행사 규모는 실로 놀라우면서 기이하다. 카드 섹션이 특히 그렇다. 흡사 평양 능라도 경기장의 카드섹션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분위기다. 물론 행사준비는 신천시 신도의 몫이다. 전 신천지 교인 박민주 씨(가명)은 자신이 겪은 일을 'PD수첩'에 털어 놓았다. 박 씨의 말이다.

"(카드섹션이) 진짜 힘들어요. 저 나중에 수액 맞으면서 했어요. 그때 콩판이 다 망가져서 항생제를 달고 살았는데 할 수만 있다면 기저귀도 차서 자리를 지키라고 하니까요. 그래서 밥을 안 먹는 게 최선이죠. 물도 최대한 안 마시고."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은 HWPL에 공을 들이기 시작했다고 'PD수첩'은 전했다. 그 이유는 두 가지다. 먼저 내부결속이다. 다시 박민주 씨의 말을 들어보자.

"그때는 정말 눈물 났고 울기도 했고 감동 받아서. 신천지가 말하는 역사적 사건의 그 자리에 내가 있는 것 같았어요. 진짜 세계가 (신천지를) 알아주는구나. 계시록에서 말하는 것들이 점점 이루어져 가고 있구나."

또 다른 이유는 '신분세탁'이다. 기성 개신교 교단은 신천지를 이단으로 여긴다. 이만희 총회장이 설파하는 시한부 종말론은 그리스도교 전통의 구원론과 괴리감이 없지 않다.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적도 없지 않았다. 가족 중 누군가가 신천지에 빠져(?) 가출이나 이혼을 했다는 사례가 2007년 'PD수첩', 2015년 CBS '신천지에 빠진 사람들' 등 언론 보도로 드러났었다.

이와 관련, 서민준 전 국제부 직원은 이렇게 증언했다.

"처음에 이만희 총회장이 대놓고 신천지 총회장 이름으로 (해외에) 나갔었는데 만나는 사람들도 신천지가 어떤 단체인지 조사를 하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신천지가 사교 집단이고 잘못된 단체구나' 이걸 깨닫고 안 만나기 시작한 겁니다. 그러니까 어떻게든 나가기는 해야겠고 그렇다고 신천지 이름을 달기에는 힘들고 그래서 처음 만든 단체가 '하늘문화세계평화광복', 영어로 해서 HWPL인 거고요."

신천지의 인정욕구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신천지 부산교회가 사회 유력인사 1만여 명을 대상으로 전방위 로비를 했다는 정황도 드러났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 재임 당시 비서실장이었던 정운현 씨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신천지 측이 로비를 시도했다는 사실을 폭로했다. 신천지가 유력인사를 대상으로 로비를 벌이려는 이유도 다름 아닌 인정욕구다.

이런 맥락에서 권남궤 전 신천지 교육부장이 'PD수첩'에 전한 말은 무척 시사적이다.

"신천지는 기존 교회가 이단시하고 사이비라고 하지만 이런 정치인, 이런 문화인, 이런 종교인, 이런 언론인들이 우리를 다 인정해주지 않느냐, 그것을 근거로 내부 신도들의 결속도 다지죠."

이단 종파 논란? 핵심은 ‘방역' 협조 !

Mac
(Photo : ⓒ MBC )
MBC 'PD수첩'은 10일 '144,000명의 비밀' 편에서 HWPL과 신천지와의 연관성을 집중 조명했다.

신천지가 이단 종파니 하는 논란은 종교, 특히 기성 개신교계가 풀어야 할 과제라고 생각한다.

신천지 성도 중엔 기성 개신교 교회에 회의를 느낀 이들이 상당수다. 한편 기성 교회 안에서 목회자나 장로 등의 비리가 드러나고, 내부에서 자정의 목소리가 나왔을 때 비리의 당사자들이 자정을 외치는 신도를 신천지로 낙인찍어 배제한 일이 자주 벌어졌다. (이 글을 쓰는 기자 역시 자주 신천지라는 비판에 시달렸다) 이럴수록 신천지는 더욱 목소리를 높여 기성 교회를 비판했다. 이런 악순환은 기성 교회에 적잖은 고민거리를 던져준다.

코로나19 상황에서 문제되는 건, 신천지의 위장전도와 집회 방식이 바이러스를 쉽게 퍼뜨릴 수 있고 이런 이유로 방역당국에 적극 협조해야 함에도 신천지 측이 석연찮은 태도를 보인다는 점이다.

논란이 커지자 신천지는 120억을 쾌척했다. 그러나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전국재해구호협회, 대한적십자사 등은 차례로 신천지의 기부금을 거절했다.

신천지는 방역당국에 협조하고, 코로나19를 계기로 집회나 교세 확장 방식이 사회적 상식을 거스르지 않았는지 되돌아봐야 할 것이다. 이게 120억 보다 더 값진 일일 것이다.

이활 luke.wycliff@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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