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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룩한 공회와 성도의 교제를 믿사오며'와 코로나

주도홍 백석대 명예교수(기독교통일학회 명예회장)

joodohong
(Photo : ⓒ베리타스 DB)
▲주도홍 백석대 명예교수(기독교통일학회 명예회장)

우리가 고백하는 사도신경의 한 내용이다. 거룩한 성도들의 모임과 그 성도들의 말씀과 성찬을 통한 코이노니아가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제약을 받고 있다. 아니 신앙고백이 실질적으로 행사되지 못 하고 있다. 왜 그럴까? 한국교회 문제만이 아니다. 이제는 미국, 캐나다,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로마 교황청도 같은 꼴이 되었다.

왜 이런 꼴이 되었는지, 생각하게 된다. 만물의 영장 인간이 그 미미한 바이러스 때문에 옴짝달삭 못 하게 돼 버렸다. 아니 무서워 벌벌 떨고 있다. 그래서 거룩한 성도들이 모일 수도 그리고 성찬의 교제도 못 한다. 그 누구 때문이 아니다.

글로벌 시대, 이제 국경은 사라졌다고 떵떵대던 EU 유럽연합이 다시 국경을 폐쇄하고 있다. IT 시대 이제 다른 방식으로 살아야 한다고 살지 않았는가! 폼내지 않았는가! 콤맹이라고 놀리지 않았는가! 왜 그토록 바라던 새로운 예배의 패턴에 아나로그식 예배사수에 순교적 각오로 목숨을 거는가? 인터넷 예배로 일시적으로 대체하면 되지 않은지. 과연 앞뒤가 맞는가?

오늘 우리의 문제는 신앙의 자유 문제가 아니라, 그냥 바이러스에 놀아나는 인간의 연약함 문제일 뿐이다. 벌벌 떨며 불평불만 늘어놓는 마스크 타령이 바로 우리의 문제가 뭔지를 잘 가르쳐준다. 폼잡고 형이상학적인 체 하지 말고, 순교신앙인 체 갖다 대지도 말 것이다. 진솔해야 한다. 솔직해야 한다. 왜 못 모이는지, 왜 굳이 모이려는지도 꾸밈 없이 알아보면, 거꾸로 인간 우리의 실상이 보인다. 그런 후 우리가 그토록 추구하는 초대교회와 비교하면 현대교회의 옳고 그름이, 길고 짧음, 크고 작음이 선명해진다. 오늘 한국교회가 어디에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인간의 보잘 것 없음, 겸손, 거기다 우리교회의 실상을 보는 전화위복, 그 놀라우신 하나님의 섭리와 뜻을 찾는 경건의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그렇다고 하나님께서 세상에 바이러스를 풀어, 우리의 모임과 교제를 중단시켰다고까지는 말하고 싶지 않다. 중요한 것은 오늘 골방의 기도, 잠잠히 주를 바라보는 묵상이다.

※ 이 글은 주도홍 백석대 명예교수(기독교통일학회 명예회장)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입니다. 본보는 앞서 필자의 동의를 얻어 신앙성찰에 도움이 되는 유의미한 글을 게재키로 했음을 알려드립니다. 외부 필자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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