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신이 개입되지 않는다면 교회들이 다른 날을 엄숙히 지정하여 모임을 갖는다 할지라도 그것을 정죄하지 않을 것이다."
장칼뱅이 『기독교강요』에서 '주의날'을 지키는 것과 관련해 어떤 특정한 날을 신성시하는 미신 행위를 경계하는 내용이다. 온누리교회 이재훈 목사는 장칼뱅의 종교개혁 전통에 입각해 특정한 공간 혹은 특정한 날에 고착화된 예배 문화를 되돌아 보는 메시지를 전했다.
이재훈 목사는 지난 29일 주일예배 설교에서 "(코로나 사태로 인해)오늘 우리가 가정예배를 드린다고 해서 예배가 무너졌다는 표현을 쓰면 안된다"면서 "복음안에서 자유속에서 사회적 상황과 필요에 따라서 (주의날의)시간을 옮길 수 있는 것이다. 더군다나 (초대교회)예배 장소를 보라. 가정집이었고. 카타콤 로마의 공동묘지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목사는 "사실 우리가 이 기회를 통해서 깨달아야 할 것은 예배당 중심의 예배의 고정된 관념을 깨트릴 수 있다는 것"이라며 "가정에서 예배를 드린 초대교회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되는 것이다. 넓은 예배당이 아닌 로마의 공동묘지에서 예배드렸던 성도들을 생각하여 오늘 예배가 무너졌다는 말은 해선 안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 목사는 "콘스탄티누스가 (칙령을 통해)일요일을 휴일로 지정했다. 이러한 사회적 변화가 교회의 변화를 일으켰다. 쉴 수 있는 휴일이 지정되자 이제 일요일 오전에 예배를 드리게 된 것이고 그 전통이 지금까지 이어지는 것이다. 일요일 오전이 예배일로 변화된 것은 사회적 변화에 따른 대응이었지 예수님께서 '일요일 오전에 모여라' 말씀하지 않으셨다"고 설명했다.
이 목사는 이어 "오늘 이 시대 주5일 근무제로 토요일이 휴일화 되었고 우리는 (코로나19 사태로부터의)안전을 위해 분산해야 할 필요가 있다"면서 "그렇다면 토요일 오전이나 오후나 저녁이나 '주의 날'로 지키는 것은 역사적으로 신학적으로 합당하다"고도 밝혔다.
아울러 예배당 중심의 예배 패턴에 대해서도 되돌아봤다. 이 목사는 "AD321년부터 예배용 건축물이 등장하면서 예배 의식이 정교화되기 시작하면서 화려하고 웅장한 전용 예배당이 등장했다"며 "이 그림이 아직도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321년 이전의 성도들의 예배를 생각하면 우리가 예배당 예배의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신앙 패턴을 되돌아봐야 한다. 예배당이 필요없다는 것이 아니다. 예배당에 모여야만 예배를 드린 것이고 주의 날을 지켰다는 관념이 역사적으로 잘못 고착화된 생각일 수 있다는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이 목사는 또 장칼뱅의 『기독교강요』에서 언급된 주의날과 관련한 다음과 같은 본문을 인용하며 특정한 날을 신성시 하는 미신 행위에 경고의 목소리를 냈다. "안식일은 폐지되었으므로 특정한 날이나 7이라는 숫자조차도 구속력이 없다. 안식의 약속은 그리스도 안에서 성취되었으므로 의식적인 부분은 폐지되었다." "교회가 토요일이 아니라 일요일을 지키는 것은 유대인들이 거룩한 날을 따로 떼어놓던 미신을 타파하기에 편리하기 때문이었다." "그리스도인은 날짜를 지키는 미신적인 행위를 철저하게 삼가야 한다."
이 목사는 끝으로 "어느 한 날을 고착해서 이 날만의 '주의날'은 없는 것이다. (약속된)'주의날'을 지키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라며 "오늘 이 시대 코로나 재난으로 함께 모일 수 없는 것이 주의날이 붕괴되었다고 시각에서 뛰어넘어야 주의날을 회복할 수 있다. 오히려 가정에서 홀로 예배를 드릴지라도 주의날을 지키는 훈련을 해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