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한가운데서
코로나19, 고난과 고통의 한 가운데서 접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2020년 부활절 메시지는 신선한 신학적이며 정치적인 충격으로 다가 왔습니다. 대한민국 건국 이래, 역사상 처음으로 대한민국 대통령이름으로 자신의 페이스북에 기독교의 중심 명절인 부활절을 기억하고 기념하는 메시지를 온 천하에 공표하였습니다. 실로 역사적인 사건이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대통령의 메시지는 2020년 새해 벽두부터 터진 코로나19라는 무서운 바이러스 전염병이 중국 우한이라는 도시에서 창궐하여 대구와 경북에 밀려들어 와서 수 백 명의 생명을 앗아갔고 만 명이 넘는 확진자들이 병원에서 생사를 오가고 있는 "잔인한 4월," 기독교의 부활절을 맞이하여 발표한 지극히 종교적이고 신학적인 메시지입니다. 그것도 문재인 대통령을 탄핵하고 하야하라고 까지 소리 지르며 청와대 앞에서 작년 가을부터 진을 치고 철야예배까지 드리며 정치적 발언과 행동을 서슴치 않는 개신교 (장로회) 목사가 시정 명령을 어긴 죄목으로 구속되어 있는 상태여서 더욱 주목을 받게 됩니다.
정교 분리 원칙이라는 것이 있어왔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스스럼없이 정치인이 정교분리원칙이라고 하는 선, 정치와 종교를 갈라놓은 선을 넘었습니다.
그 철옹성 같은 경계선을 넘었지만, 그것은 악의에 찬, 공격적인 것이 아니라 우호적인 것이었습니다. 문 대통령을 공격하는 한 개신교 목사는 기독교와 종교의 이름으로 목사의 이름을 걸고, 법을 어기면서 까지 정치적인 막말과 이념적인 틀을 씌워 정치적인 정죄를 노골적으로 했습니다. 옛날, 1970년대에 목사들과 장로들 몇 백 명이 모여 앉아 군사 독재 정권을 위해서 목소리를 높여 기도하던 때가 기억납니다. 반공을 내 세운 군사 독재 정권을 비판하고 규탄하는 목사들과 대학생들을 잡아 드리고 고문하고 공산당 간첩으로 몰아 감옥으로 보내고 학교에서 추방하던 뼈아픈 "잔인한 4월"들을 기억하게 됩니다. 모두 그 "정교 분리원칙"이라는 아리송한 낡아 빠진 원칙 때문이었습니다.
우리 문재인 대통령께서는 부활절 메시지 첫 머리에 이 낡은 원칙을 넘어 선다고 선언하고 나섰습니다. "새로운 정상"즉 흔히 말하는 뉴 노멀(New normal"의 새로운 시대, 코로나 이후의 시대를 선포한 것입니다. 대통령이 정치인으로서 얼마든지 종교적이고 신학적인 발언을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뉴 노멀," "새로운 일상"의 세상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제 그 "새로운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새로운 희망'을 만들것입니다."라고 선언한 대통령은 "특별한 희망이 필요할 때, 부활절을 맞았습니다."라고 새로운 희망과 부활절을 연결시키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부활은...희망의 메시지입니다. 죽음을 딛고 우리에게 다가오는 희망입니다." 이 말은 정치적인 말이 아닙니다. 정치인이 흔히 하는 말이 아닙니다. 이 말은 기독교 신앙인이 하는 고백이고, 기독교 신학자의 선언입니다. 그리고 그 수많은 순교자들이 이 말 한마디, 신앙과 신학의 고백을 하면서 신앙의 박해자들의 총 칼에 목숨을 바쳤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역사를 "부활의 역사"라고 천명합니다. 이 말은 대통령의 대한민국의 역사이해이며 신학적 사관입니다. "식민지에서 해방을, 독재에서 민주주의를, 절대빈곤에서 경제성장을 우리는 서로 믿고 격려하며 스스로의 힘으로 이겼습니다." 실로 눈물 나는 "고난의 역사"이며 "부활의 역사"이며 "희망의 역사"였습니다.
한국이 나은 민중신학자 (고) 서남동 교수님은 1970년대 한국 민중의 고난과 절망의 한가운데서 십자가와 부활을 설명하면서, 십자가는 한국 민중의 고난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부활은 한국 민중의 고난에 저항하는 반항이며 항거이다. 한국 민중에게 있어서 부활은 희망이다. 정치적인 희망이라고 설파했습니다.
"잔인한 4월"에 맞이하는 부활절에 우리 문재인 대통령은 "코로나19 이후의 세상을 "새로운 일상"으로 돌아가는 "새로운 희망"으로 내다봅니다. 우리는 모두 "코로나 이후, 세계가 문명사적 전환점 앞에 서게 될 것으로 예측합니다....환연히 (지금과는) 다른 세상과 막닥뜨리게 될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처럼, '새로운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우리는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내야 합니다...."
지금 한국과 세계의 어떤 신학자가 이 이상 더 희망 찬 부활절 메시지를 내어 놓을 수 있을 까 싶습니다. 그것도 정교분리의 원칙 따위로 그어놓은 선을 넘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