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로회신학대학교 대학부 비상대책위원회, 신학대학원 목회연구과 학우회, 신학과 학우회, 신학과 여학우회, 신대원 동아리연합회, 신학춘추 등 장신대 신학생 공동체는 24일 오전 이 학교 미스바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교회 공공성 회복을 촉구했다.
장신대 신학생 공동체는 먼저 "개교회가 코로나19 지역전파 차단과 보건-방역을 위해 온라인 예배로 전환하고 취약계층을 지원했음에도 민심은 여전히 불신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며 이는 "한국교회가 세상보다 깨끗하지 못했고, 혼탁한 세상을 맑게 하기보다는 세상의 욕망에 편승해 몸집만 불린 탓"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있을 봄 노회에서 교회 공공성 회복을 위해 심도 있는 논의를 해줄 것을 촉구했다. 특히 장신대 공동체는 봄 정기노회에서 각 노회별로 명성교회 세습을 2021년 1월로 유예한 104회 총회 수습위 수습안 무효 청원을 결의해 달라고 호소했다.
장신대 신학생 공동체는 "지난 104회기 총회 수습위원회의 결의안은 거짓 평안을 위한 미봉책이었다. 교단 헌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목회지 대물림(세습) 논란에 대한 수습안을 현장 거수투표만으로 통과시켰다. 절차적으로는 부실했고, 교단 헌법의 법적 구속력과 권위는 무너져 버렸다"며 이 같이 호소했다. 이어 "대형교회의 편법과 일탈, 가짜뉴스 유포와 양산, 일부 목회자들의 거짓 선동과 사회적 분열 조장, 목회지 대물림, 지위와 영향력의 세습, 목회자 성 추문 등 교회와 목회자를 향한 우려와 근심이 끊이지 않는다"며 "교단내부 개혁을 위한 과제들을 논의하고 결정하는 노회가 되도록 노력해줄 것"도 당부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여러 가지 구설수로 위기에 빠진 교회를 회복하기 위한 복음의 백신과 사랑의 치료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아래는 장신대 신학생 공동체가 발표한 성명 전문이다.
코로나 사태 앞의 봄 노회, 어떤 선택을 하시겠습니까?
- 목회지 대물림 근절, 윤리적 교회상(像) 회복, 공적 역할을 강화하는 노회와 총회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사람들을 위협할 때, 바이러스의 위협보다 더 무서운 세상의 질타가 있었습니다. 하나님과 사람을 위한 예배 보다는 자기 만족적 예배를 반복하는 동안 세상은 말했습니다. ‘한국 개신교는 이기적이다.', ‘신천지와 한국교회가 다른 것이 무엇인가?' 이러한 세상의 질타는 참으로 슬프고 뼈 아픈 지적이었습니다.
많은 개교회가 지역전파 차단과 보건-방역을 위해 온라인 예배로 전환했습니다. 지역 주민들을 위한 천 마스크를 제작해 보급하고, 막대한 재원을 조성해 취약계층을 위한 사랑과 마음을 전했습니다. 그러나, 한국교회로부터 등 돌린 민심은 여전히 차가운 시선과 불신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습니다. 무엇이 문제이고, 어디서부터 잘못되었습니까?
이유는 단순합니다. 우리는 세상보다 깨끗하지 못했습니다. 세상보다 정직하지 못했고, 가짜뉴스를 양산하고 유통했습니다. 세상을 억압하는 불의에 맞서기보다는 불의한 질서에 편승했습니다. 종교인과세나 예배당 건축 등 교회의 이권을 위해서라면 힘과 권력을 오용했습니다. 나그네와 과부들을 환대하기보다는 낙인찍고, 차별하는 일에 익숙했습니다. 혼탁한 세상을 맑게 하기보다는 세상의 욕망에 편승해 몸집만 불렸습니다. 일부 교회의 타락과 일탈, 그것을 바로잡아야 할 노회와 총회는 힘 있는 대형교회에 끌려다녔습니다. 이것이 한국교회를 향한 세상의 시선입니다.
세상의 비난이 온당한가를 따지기 전에 우리는 우리 내부를 먼저 성찰해야 합니다. 세상의 의심과 질문 앞에 우리 내부의 문제를 개혁하는 모습을 먼저 보여주고 우리 스스로 떳떳한 교회와 교단을 만들어가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2020년 봄 정기노회에서 우리가 논의하고 준비해야 할 일들이 참 많습니다. 우리 교단의 선배들과 지도자들께 호소합니다. 교회의 깨어있는 장로님들과 목회자들께 호소합니다. 노회를 움직여 주십시오. 우리 노회와 총회가 후배들과 일선 목회자들에게 자랑스러운 모습이 될 수 있도록 움직여 주십시오. 2020년, 코로나 바이러스의 충격파 속에서 한국교회는 새롭게 거듭나느냐, 아니면 충격파에 휩쓸려 회생이 불가할 것인가라는 갈림길에 있습니다. 이 엄중한 시기에 우리 교단의 봄 노회가 진행 중에 있습니다.
이번 봄 노회의 과제와 성격은 분명합니다.
목회 세습의 오명을 씻어낼 것인가, 여전히 대형교회의 입김에 휘둘릴 것인가?
세상과 고립된 교회로 남을 것인가, 지역과 사회와 공생하는 교회로 탈바꿈할 것인가?
우리 노회와 총회는 세상에 어떤 정치를 보여 줄 것인가?
이 질문들 앞에 신학생들은 한국교회 원로와 지도자, 장로님들과 목회자들께 간곡히 호소합니다.
1. 목회 세습의 길을 열어준 104회기 총회 수습안에 대한 무효 청원을 결의해주십시오
지난 104회기 총회 수습위원회의 결의안은 거짓 평안을 위한 미봉책이었습니다. 교단 헌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목회지 대물림(세습) 논란에 대한 수습안을 현장 거수투표만으로 통과시켰습니다. 절차적으로는 부실했고, 교단 헌법의 법적 구속력과 권위는 무너져 버렸습니다. 2019년 교단 총회 직후, 교회를 향한 거센 비난과 실망의 목소리를 기억해주십시오. 교회를 향한 세상의 기대와 바램을 기억한다면 이번 봄 노회에서는 바뀌어야 합니다. 이번 봄 정기노회가 세습을 막아낼 유일한 기회입니다. 올해 6월까지 진행되는 봄 정기노회에서 각 노회별로 104회기 총회 수습위원회 수습안에 대한 무효 청원을 결의해주십시오.
2. 교회 자정(自淨)과 내부 개혁을 위한 과제를 설정해주십시오
대형교회의 편법과 일탈, 가짜뉴스 유포와 양산, 일부 목회자들의 거짓 선동과 사회적 분열 조장, 목회지 대물림, 지위와 영향력의 세습, 목회자 성 추문 등 교회와 목회자를 향한 우려와 근심이 끊이지 않습니다. 우리 교단이 먼저 나서서 세상이 기대하는 윤리적 교회상(敎會像)을 보여주십시오. 교단내부 개혁을 위한 과제들을 논의하고 결정하는 노회가 되도록 노력해주십시오. 특별히, 60대-남성-목회자 위주로 구성된 교단 의사결정구조에 다양한 세대와 계층이 참여할 수 있도록 쇄신의 노력을 기울여 주십시오.
3. 파편화된 교회 구조 개혁을 위한 정책대안을 제시해 주십시오
코로나바이러스 위기 앞에 지역의 개척교회들과 일선 목회자들은 심각한 위기 상황을 보내고 있습니다. 일회성 후원을 넘어 자립 대상교회와 목회자들을 위한 장기적 지원 방안과 노회와 지역 사회와 공존하기 위한 디아코니아 체계를 구축해주십시오. 총회 차원의 구조적이고 근본적인 개혁 작업을 위한 정책 대안을 제시해 주십시오.
세상은 지금 지역 갈등과 이념 갈등으로 분열하고 있습니다. 우리 주변에는 여전히 사회적 참사와 국가폭력에 희생된 이들이 있습니다. 하나님의 형상인 인간을 성적 착취와 수탈의 도구로 삼는 사회가 되었습니다. 하나님 주신 토지를 이윤증대의 수단으로 삼는 사회, 차별적 노동시장으로 인해 경제질서에서 낙오하는 이들이 넘쳐나는 사회, 환경 오염에 신음하고 있는 피조세계가 있습니다. 이러한 세상의 위기 앞에 복음의 진리와 하나님 나라의 온전함을 드러내는 우리 교단과 교회가 되길 간절히 기도합니다.
130년 전, 조선 땅을 찾아온 마포 삼열 목사님은 복음의 불모지였던 한반도에 복음의 씨앗을 뿌렸고, 많은 후학과 한국교회 지도자들을 양성했습니다. 그 마포 삼열 목사님을 기념하는 이곳 선지동산에서 복음의 열정과 순수함을 떠올리며 근본과 근원을 찾아가는 한국교회가 되길 소망합니다. 그런 교회와 교단을 만들어가는 2020년 봄 정기노회가 되길 촉구합니다.
2020년 4월 24일
장로회신학대학교 대학부 비상대책위원회, 교회음악학과 학생회, 기독교교육과 학생회, 신학과 학생회, 장로회신학대학교 신대원 목회연구과 학우회, 신학과 학우회, 신학과 여학우회, 신대원 동아리연합회, 신학춘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