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장애인 가르치는 교수가 장애인 비하, 학교 측은 ‘묵묵부답’

천안 나사렛대 교수, 졸업생·재학생 비하 의혹....학교 측 원론적 답변만

nazareth

(Photo : ⓒ 사진 = 이활 기자 )
충남 천안에 위치한 나사렛대에서 교수가 장애학생을 비하한 일이 불거져 논란이 일고 있다. 하지만 학교 측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는 모양새다.

충남 천안에 위치한 나사렛대학교(총장 김경수)는 1954년 선교사로 한국에 온 도널드 D. 오웬(한국명 오은수) 목사가 세운 학교로, 보수 개신교 교단인 나사렛성결교단이 운영한다.

특히 이 학교는 재활복지특성화 우수대학으로 정평이 나 있고, 장애 자녀를 둔 학부모의 선호도도 높다. 그런데 이 학교 교수 두 명이 수업 중 장애인을 비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기자는 두 교수를 고발한 고발장을 입수했다. 고발장 내용은 사뭇 충격적이다. 의혹이 제기된 두 교수는 발달장애 학생을 위한 교과과정인 브릿지학부(재활자립학과) 소속으로, 학생들은 모두 발달장애인이다.

먼저 ㄱ교수는 수업시간에 학생들을 '걸어 다니는 복지카드'라고 말했다. 학생들이 전원 장애인임을 감안해 볼 때 장애인 비하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발언이다. 복수의 학생들은 ㄱ교수의 발언이 상습적으로 이뤄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다. ㄱ교수는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B학생을 자신의 연구실로 호출에 심부름을 시켰다. 학교 인근 식당에서 음식 가져오기, 연구실 컵 닦기 등 허드렛일이었다. 그러나 B학생은 피해사실을 알리지 못했다. "자신의 가정형편이 어렵다는 걸 ㄱ교수가 알고 자신에게 함부로 해도 보호받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는 게 이유였다.

한편 ㄴ교수는 수업시간에 학생들 개개인을 대상으로 '자폐학생 너 손들고 있어', 'ADHD 너 손들고 있어' 등으로 호명했다. 심지어 지적장애 학생들을 향해선 "너희들은 결혼하면 장애아를 가질 확률이 높다"는 발언까지 했다.

여기에 성희롱 정황까지 불거졌다. 고발장엔 ㄴ교수가 조교들에게 외모 비하와 성적 수치를 유발하는 발언을 지속적으로 했다는 정황이 적시돼 있다.

두 교수의 행위는 2019년 11월 졸업생과 재학생이 가해 교수의 부당행위를 털어 놓으면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와 관련, 익명을 요구한 제보자는 "원래 올해 졸업식 석상에서 가해 교수들의 행위를 고발하고자 했지만, 코로나19로 졸업식이 축소되면서 무산됐다"고 전했다.

고발 접수됐음에도 강의는 그대로

두 교수의 행위는 인권침해라는 지적이 나온다. 장애인차별금지법 제32조 3항은 장애를 이유로 학교, 시설, 직장, 지역사회 등에서 장애인 또는 장애인 관련자에게 모욕감을 주거나 비하를 유발하는 언어적 표현이나 행동을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학교 측은 이해할 수 없는 대응으로 일관 중이다. 학교 측은 올해 3월 교수 3명, 외부인사 1명으로 조사위원회를 꾸렸다. 그런데 조사결과 발표와 해당 교수에 대한 징계처분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태다. 조사위는 당초 5월 조사결과 발표를 예고했다. 하지만 발표는 이뤄지지 않고 있고, 두 교수는 이번 학기 정상적으로 강의를 진행 중이다.

제보자는 "처음엔 학교 측이 신속하게 징계 절차를 취해 신학기 초에 마무리하기 바랐다"라면서 "현 상황을 보면 아무래도 학교 측이 미온적이라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학교 측은 해당 교수에 대해 다음 학기에도 강의를 맡기려 한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이에 대해 학교 측 신아무개 교무처장은 "예민한 문제라 조사기간을 충분히 두려했고, 그래서 조사 기간을 한 달 더 늘렸다. 곧 끝난다"고 해명했다.

한편 가해자로 지목 받는 ㄱ 교수는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ㄱ 교수는 5일 오후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조작됐다"고 해명했다. ㄴ 교수와 김경수 총장은 연락을 받지 않았다.

이활 luke.wycliff@veritas.kr

좋아할 만한 기사
최신 기사
베리타스
신학아카이브
지성과 영성의 만남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16세기 칼뱅은 충분히 진화론적 사유를 하고 있었다"

이오갑 강서대 명예교수(조직신학)가 「신학논단」 제117집(2024 가을호)에 '칼뱅의 창조론과 진화론'이란 제목의 연구논문을 발표했습니다. 이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정태기 영성치유집단이 가진 독특한 구조와 치유 의미 밝혀

정태기 영성치유집단을 중심으로 집단리더가 구조화된 집단상담 프로그램에서 무엇을 경험하는지를 통해 영성치유집단이 가진 독특한 구조와 치유의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김학철 교수, "기독교 신앙인들이 진화론 부정하는 이유는..."

연새대 김학철 교수(신학과)가 상당수 기독교 신앙인들이 진화론을 부정하고 소위 '창조과학'을 따르는 이유로 "(진화론이)자기 신앙의 이념 혹은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아우구스티누스 사상의 모호성을 극복하는 원효의 체상용의 삼위일체론

아우구스티누스 사상과 원효의 체상용의 불교철학 사상을 비교 연구한 글이 발표돼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손호현 교수(연세대 신과대학)는 얼마 전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개인 구원만 지나치게 강조해 창조 신앙 무력화돼"

창조 신앙을 고백하는 한국교회가 개인 구원만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니 신앙이 사사화 되면서 연대 책임을 물어오는 기후 위기라는 시대적 현실 앞에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마가복음 묵상(2): 기독교를 능력 종교로 만들려는 번영복음

"기독교는 도덕 종교, 윤리 종교도 아니지만 능력 종교도 아님을 추론해 볼 수 있습니다. 성령 충만한 자의 실존적 현실이 때때로 젖과 꿀이 흐르는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특별기고] 니체의 시각에서 본 "유대인 문제"에 관하여

""무신론자", "반기독자"(Antichrist)로 알려진 니체는 "유대인 문제"에 관해 놀라운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의 이야기를 소개함으로써 "유대인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영적인? 무종교인들의 증가는 기성 종교에 또 다른 도전"

최근에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무종교인의 성격을 규명하는 논문이 발표됐습니다. 정재영 박사(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종교와 사회」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신의 섭리 숨어있는 『반지의 제왕』, 현대의 종교적 현실과 닮아"

『반지의 제왕』의 작가 톨킨의 섭리와 『반지의 제왕』을 연구한 논문이 발표돼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숭실대 권연경 교수(성서학)는 「신학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