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총연합(이하 한교총)이 11일 오후 종로구 연지동 소재 한교총 사무실을 방문한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에게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반대 의사를 전달했다.
한교총에 따르면 최 위원장은 이날 한교총을 방문해 공동대표회장인 김태영(예장 통합 총회장)·류정호(기성 직전 총회장) 목사, 사회정책위원장 소강석 목사(예장 합동 부총회장)을 만난 자리에서 포괄적 차별금지법 추진 등의 사업을 설명했다.
최 위원장은 모두 발언에서 "위원장으로서 기독교에서 우리의 우려하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 우려의 지점을 충분히 경청하기 위해 왔다"고 밝혔다.
이에 김태영 목사는 "한교총은 지난해, 정부의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NAP)에 들어있는 독소조항에 대한 반대입장을 분명히 하는 성명서와 서명운동을 진행해 120만 명의 서명지를 인권위에 전달한 바 있다"며 "현재 인권위가 추진하고 있는 차별금지법은 개별적 차별금지법에 따른 차별금지를 넘어서 결국 성소수자를 염두에 두고 추진하는 특별법으로서 다수의 인권을 침해하는 역차별을 가져와 오히려 보편적 인권 정책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했다.
류정호 목사도 "이 법이 제정되면 우리 사회의 건강한 가치관을 파괴하게 될 것이며, 성윤리가 무너져 민족적 재앙을 가져올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저출산 문제로 인구감소를 고민하는 대한민국의 인구정책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소강석 목사는 "서구사회가 문화 막시즘의 황혼기에 후회하고 있는 동성애 정책을 뒤따라가서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려고 시도할 이유가 있을까"라며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데에 백번 동의하나, (성소수자를 보호하기 위한) 포괄적 차별금지법은 한국교회 전체가 반대하고 있어서 모든 교회가 현수막을 걸고, 반대 집회를 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하면 인권위에도 적잖은 부담이 될 것이므로 잠시 멈춰 서서 국민들의 진솔한 의견을 듣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 밖에도 한교총은 △현재 한국 사회에서 적실성 있는 평등원칙을 구현하려면, 개별적 차별금지법으로도 충분하다는 점 △생명을 위협하는 차별이나 협박은 현재의 형법만으로도 처벌할 수 있으므로 차별금지법이 필요 없다는 점 △차별금지법에서 정한 처벌 규정은 평범한 시민의 자유를 제약하며, 동성애 반대자를 범죄자로 만든다는 점 △국가인권위가 권고의 권한을 넘어 사법권을 갖게 될 것이라는 점 △기독교 학교의 운영과 기독교인들의 사회활동에서 실질적 탄압을 받게 된다는 점 등을 지적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최 위원장은 "교계의 입장을 잘 들었다. 앞으로도 계속 대화하면서 접점을 찾아보도록 노력 하겠다"고 했다고 한교총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