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나의 아저씨

채영삼 백석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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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나의 아저씨' 웹 포스터 캡처)
▲'나의 아저씨' 포스터

일전에 친구 목사님이 진짜 좋은 드라마라고 했던 기억이 난다. 그 때는 잘 몰랐다. 제목만 보고 지나쳤던 드라마였다. 지금 보니, 가슴을 후벼 판다. 왜 이제 보게 되었을까.

이런 무한경쟁사회에서 사람답게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 드라마는 더러 불교적인 배경을 내비치지만, 그 내용은 너무도 기독교적 가치에 잘 들어맞는다. 여주인공 지안이 자기가 2만 살이라고 말할 만큼 '다시 태어난다'는 대화가 많다. 하지만 내용은 긍휼, 타인의 고통을 보는, 긍휼의 눈에 관한 이야기이다.

어떻게 이런 뛰어난 드라마가 시청률이 7%대였을까. 신학생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교사나 목사님들에게도 권하고 싶다. 특히 누군가를 지도하고 이끌고 돌보아야 하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은, 누구나 보았으면 좋겠다. 이 시대에 사람을 사람으로 대접한다는 것이 어떤 것이며, 사람답게 산다는 것은 어떻게 하는 것인지, 드라마는 세상 한 복판에서 그런 것들을 고민하고 길을 찾는 사람들의, 또는 길을 잃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주인공 동훈의 형제들과 학교 동창들이 모이는 '후계 조기축구회'는 그야말로 '망한 사람들의 공동체'다. '이번 생은 폭삭 망한, 심령이 가난한 중년 남자들'의 모임이다. 모두가 망했기 때문에 서로 보기만 해도 위로가 넘친다. 망해도 괜찮은 이유는 서로가 있기 때문이고, 결국 아무것도 아니기 때문이란다. 술과 허무만 빼면, 지역 교회가 그래야 한다고 느낄 만큼 따뜻한 공동체를 그려낸다.

물론 현실은 다를 것이다.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이다. 하지만, 사람을 사람으로 보고 사람으로 대접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사람이 사람을 돕는다는 것, 인도한다는 것은 무엇이며 어떻게 하는 것인가? 누군가에게 '아저씨', 어른이 되어준다는 것, 그것은 어떤 것들을 견디어야 하는 것인지, 어떤 길을 걸어야 하는 것인지, 이 드라마는 너무도 잘 표현하고 있다.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든다. 이제라도 보게 되어 다행이다.

※ 이 글은 채영삼 백석대 교수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입니다. 본보는 앞서 필자의 동의를 얻어 신앙성찰에 도움이 되는 유의미한 글을 게재키로 했음을 알려드립니다. 외부 필자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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