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기독교 폭력을 없애려면

오강남·리자이나 대학 종교학 명예교수

kangnam
(Photo : ⓒ오강남 교수 페이스북)
▲오강남 교수

제가 어제 <한국에 왜 종교적 광신도가 그렇게 많은가?>하는 제목으로 글을 올리면서 광신도가 많은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중고등 과정이나 대학에서 이웃 종교에 대해 객관적으로 배울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피력했습니다. 예상외로 많은 호응이 있었습니다. 좋아요 해주신 분들, 건설적이고 적극적인 댓글 달아주신 분들, 공유해주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이런 반응을 보면서 정말로 한국에서 세계종교를 객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야 할 필요성을 절감하시는 분들이 예상외로 많다는 고무적인 사실을 감지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생각하기로 세계종교가 너무 광범위하면 적어도 한국에 많이 있는 종교들, 유교, 불교, 도교, 기독교, 천도교 정도라도 숙지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고 봅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스위스 출신 신학자 한스 큉은 "이웃 종교에 대한 기본적인 연구가 없으면 종교 간의 대화가 있을 수 없고, 종교 간의 대화가 없으면 종교 간의 평화가 있을 수 없고, 종교 간의 평화가 없으면 세계 평화가 있을 수 없다."고 하였습니다.

한국 기독교인들의 95퍼센트 이상이 근본주의 기독교인들로서 기독교만 진리를 독점하고 있다고 믿고 이웃 종교에 대해서는 알아볼 필요도 대화할 필요도 없다고 보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런 고정관념이 없어지지 않으면 일반 신도들도 이웃종교에 대해 공격적이고 배타적인 태도를 유지하게 되고 이런 분위기 속에서 계속 변선환 목사/교수님이나 손원영 목사/교수님 같은 희생자가 나오게 됩니다. 종교적 진리는 어느 누구도 전매특허를 낼 수 없습니다.

프란체스코 교황은 근본주의는 그 자체로 폭력적이라고 했습니다. 독선적으로 남을 폄훼하기 때문입니다. 이 말이 얼마나 진실인가 하는 것을 우리는 현재 광화문에서 목격하고 있습니다. 이런 폭력적인 기독교 근본주의가 사라지려면 이웃종교를 알아보고 이해해야 합니다. 남녀가 서로 사랑할 때 상대방이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는가를 아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이웃을 사랑한다면 이웃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느냐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유럽에서는 실질적으로 사라진 기독교 근본주의가 한국에도 곧 사라지기를 바라마지 않습니다.

※ 이 글은 오강남 리자이나 대학 종교학 명예교수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입니다. 본보는 앞서 필자의 동의를 얻어 신앙성찰에 도움이 되는 유의미한 글을 게재키로 했음을 알려드립니다. 외부 필자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좋아할 만한 기사
최신 기사
베리타스
신학아카이브
지성과 영성의 만남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개인 구원만 지나치게 강조해 창조 신앙 무력화돼"

창조 신앙을 고백하는 한국교회가 개인 구원만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니 신앙이 사사화 되면서 연대 책임을 물어오는 기후 위기라는 시대적 현실 앞에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마가복음 묵상(2): 기독교를 능력 종교로 만들려는 번영복음

"기독교는 도덕 종교, 윤리 종교도 아니지만 능력 종교도 아님을 추론해 볼 수 있습니다. 성령 충만한 자의 실존적 현실이 때때로 젖과 꿀이 흐르는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특별기고] 니체의 시각에서 본 "유대인 문제"에 관하여

""무신론자", "반기독자"(Antichrist)로 알려진 니체는 "유대인 문제"에 관해 놀라운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의 이야기를 소개함으로써 "유대인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영적인? 무종교인들의 증가는 기성 종교에 또 다른 도전"

최근에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무종교인의 성격을 규명하는 논문이 발표됐습니다. 정재영 박사(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종교와 사회」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신의 섭리 숨어있는 『반지의 제왕』, 현대의 종교적 현실과 닮아"

『반지의 제왕』의 작가 톨킨의 섭리와 『반지의 제왕』을 연구한 논문이 발표돼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숭실대 권연경 교수(성서학)는 「신학과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논문소개] 탈존적 주체, 유목적 주체, 포스트휴먼 주체

이관표 박사의 논문 "미래 시대 새로운 주체 이해의 모색"은 세 명의 현대 및 포스트모더니즘 철학자들의 주체 이해를 소개한다. 마르틴 하이데거, 질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교회가 쇠퇴하고 신학생 줄어드는 것은 당연하고 필요하다"

한신대 김경재 명예교수의 신학 여정을 다룬 '한신인터뷰'가 15일 공개됐습니다. 한신인터뷰 플러스(Hanshin-In-Terview +)는 한신과 기장 각 분야에서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진과 선에 쏠려 있는 개신교 전통에서 미(美)는 간과돼"

「기독교사상」 최신호의 '이달의 추천글'에 신사빈 박사(이화여대)의 글이 소개돼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키에르케고어와 리쾨르를 거쳐 찾아가는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사회봉사를 개교회 성장 도구로 삼아온 경우 많았다"

이승열 목사가 「기독교사상」 최근호(3월)에 기고한 '사회복지선교와 디아코니아'란 제목의 글에서 대부분의 교단 총회 직영 신학대학교의 교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