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 중앙총부에서 원불교장의위원회(위원장 오도철 교정원장)를 열어 고 이건희 회장 장례식을 교단장으로 치르기로 했다고 밝혔다. 원불교 관계자는 "서울 삼성병원에서 진행하는 장례식은 고인과 유족의 뜻에 따라 가족장으로 진행하되, 원불교 대호법(大護法)으로 교단 발전에 크게 기여한 것을 고려해 교단장으로 예우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천도재(薦度齋)는 서울 원남교당에서 매주 토요일에 진행한다. 고인의 넋을 기리며 극락으로 보내기 위한 종교의식인 천도재는 열반일에서 일주일이 되는 날부터 49일간 총 7번을 한다. 원불교는 오는 11월 8일 중앙총부에서 추도식을 열어 고인의 명복을 전 교도가 함께 축원하기로 했다.
원불교에 따르면 고 이건희 회장이 원불교와 인연을 맺은 데도 삼성그룹 창립자인 부친 고 이병철 회장의 천도재가 계기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원불교 종법사인 대산 김대거 종사(1914~1998)가 11월 작고한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천도를 축원했고, 이때 이 회장과 원불교 신도인 부인 홍라희(법명 도타원·道陀圓) 전 전 리움미술관장이 참석했다.
고 이건희 회장 부인 홍라희 여사 모친 고 김윤남(신타원 김혜성 원정사)는 당시 독실한 원불교도였다. 결국 장모와 부인의 권유로 고 이건희 회장은 원불교에 입교해 교적을 올렸다. 1987년 12월 13일 전북 익산 왕궁면의 중앙훈련원 소법당에서 열린 이병철 회장 천도재에서 이건희 회장은 원불교 최고지도자인 종법사로부터 중덕(重德)이라는 법명과 중산(重山)이라는 법호를 받았다.
원불교에 따르면, 고인은 홍라희 전 관장과 함께 원불교 포교 사업에도 지원을 아끼지 않아 전북 익산 왕궁면에 위치한 원불교 중앙중도훈련원을 기증했다. 고인의 법호와 홍 전 관장의 법호 도타원의 앞 자를 따서 지은 이름이다. 또 지난 2011년에는 미국 뉴욕 원(圓) 달마센터를 희사했다. 이 센터는 현재 원불교의 미국 총부 역할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