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 성도가 불교 사찰을 불지른 사건이 불교계의 분노를 사고 있다.
지난 14일 경기도 남양주시에 위치한 총화종 종단 사찰 수진사에서 화재가 났다. 화재는 2시간 만에 진압됐지만 소방서 추산 2억 5천 만원의 재산피해가 났다.
그런데 이 화재는 개신교 성도 A 씨의 방화로 드러났다. 이 사건을 처음 보도한 SBS는 "A씨가 처음 사찰에 모습을 보인 건 지난해, 근처 기도원에 다니던 그녀는 사찰에 찾아와 '할렐루야'를 외치기 시작했다. 절을 찾은 불자들에게 "예수님을 믿으라"며 막무가내 시비를 걸고 소란을 피우는 날이 점점 늘었다"며 지난 1월에도 방화미수를 저질렀다고 보도했다.
A 씨는 경찰조사에서도 "신의 계시를 받았다"고 주장했다고 SBS는 전했다.
급기야 대한불교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가 2일 성명서를 내고 "개신교인에 의해 자행되는 사찰 방화를 근절해야 한다"며 개신교계에 자제를 촉구했다.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개신교인에 인한 방화 피해는 문화재를 보유한 부산 범어사, 여수 향일암 같은 천년고찰은 물론 다수의 사찰에서 발생했고, 불상 훼손 또한 멈춤 없이 반복되고 있다. 개신교단의 지도자와 목회자들은 개신교 신자들의 이런 반사회적인 폭력 행위가 개신교 교리에 위배된다는 점을 명확하게 공표해 신자들을 올바로 인도해야 할 책무가 있다"고 종교평화위는 지적했다.
종교평화위는 그러면서 개신교계에 "폭력과 방화를 양산하는 종교가 아닌 화합의 종교로 거듭나라"고 질타하는 한편 국회와 정부를 향해선 "반사회적 폭력ㆍ방화ㆍ위협 등을 엄벌하고, 증오 범죄가 발생하지 않도록 차별금지법을 조속히 제정하라"고 요구했다.
개신교 내부에서 자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개운사 훼불사건에 사과하고 모금운동을 벌였다 파면 당한 적이 있는 서울기독대 손원영 교수는 3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우리 개신교인들이 사찰에서 훼불하고 방화하며 또 불자분들에게 모욕감을 준 큰 잘못을 저질렀다. 그럼에도 정신병자의 소행이라는둥 책임을 회피하며, 나의 일이 아닌양 뻔뻔스럽게 눈을 감고 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우리 모두 이제라도 더 늦기 전에 함께 종교평화를 향해 나가자, 이웃종교인은 결코 우리의 원수가 아니라, 모두 하나님의 자녀이며 진리를 함께 추구하는 벗이요 형제요 자매"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