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한상혁)가 지난 달 30일 종편 MBN 채널에 대해 6개월 업무 정지 처분을 내린 가운데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언론위원회(언론위, 위원장 권혁률)는 이 같은 처분이 소극적이라며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
MBN은 2011년 종편 승인 당시 납입자본금을 마련하기 위해 임직원 20여명에게 600여억원의 대출을 받게 해준 뒤 그 돈으로 회사 주식을 사게 하고 이를 은폐하려 회계조작까지 한 사실이 드러났고, 이에 대해 방통위는 6개월 업무 정지 처분을 내렸다.
방통위 처분에 따라 MBN은 내년 5월부터 6개월 간 방송과 광고영업 등을 전면 중단해야 한다.
방통위 처분이 가볍지는 않지만, 시민사회는 MBN의 행태가 원인무효에 해당하는 결격 사유라면서 처벌이 가볍다고 반발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방통위 처분 직후 성명을 내고 "600억대 회계조작 엠비엔에 ‘6개월 유예' 업무정지라니 언론은 어떤 불법을 저질러도 치외법권인가"라며 "‘불법 백화점'이라고 표현해도 모자랄 만큼 다양한 범죄행위를 지속해서 벌여온 MBN에 또다시 ‘봐주기' 처분을 했다"고 방통위에 날을 세웠다.
NCCK 언론위도 이 같은 점을 지적하고 나섰다. "MBN 불법행위는 방송법 18조 1항과 세부 행정처분 기준을 정한 방송법 시행령(1의 2)에 따르면 엄연히 취소 사유에 해당한다. 그런데도 방송통신위원회에서 6개월의 영업정지 처분을 내린 것은 방통위에 위임된 재량권 남용의 소지가 있는 결정이 아닐 수 없다. 6개월 영업정지 처분도 그런 연장선상에서 이뤄진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게 언론위 지적이다.
언론위는 그러면서 "잘못된 결정을 바로잡을 기회는 남아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이달 말이면 재승인 허가 기간이 끝나는 MBN에 대하여 재승인 심사에 들어갔다"며 "우리는 최초 승인 당시의 불법으로 ‘6개월 업무정지'라는 유례없는 징계처분을 받은 MBN에 대해 방송법 정신에 따라 엄정한 결정을 내릴 것"을 촉구했다.
아래는 NCCK 언론위가 낸 성명 전문이다.
MBN 재승인 심사, 방송법대로 처리하여 언론 생태계를 바로 잡아야 한다!
언론은 사회적 공기(公器)다. 사회적 소통 기능뿐 아니라 권력을 감시 비판하고 건강한 사회적 의제를 발굴하여 역사와 인간의 의식을 발전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감당하는 공적인 존재이고, 그렇기에 그에 상응하는 권력과 특혜도 사회적 구성원들로부터 주어졌다. 따라서 언론인은 그 누구보다도 엄격한 도덕성과 윤리적 잣대가 적용되어야 한다. 바로 언론 수용자들의 신뢰가 그 생명이기 때문이다.
2011년 최초 승인을 받은 MBN은 그런 면에 있어서 처음부터 존재해서는 안 될 방송이었다. 출범 당시 투자자본금에 대한 편법 충당과 회계 조작 행위가 드러나 6개월 영업정지 행정처분을 받았다. 그러한 행위는 2013년부터 의혹이 제기되었지만 이제야 행정처분에 이른 것은 늦었지만 다행한 일이다. 그러나 이런 불법행위는 방송법 18조 1항과 세부 행정처분 기준을 정한 방송법 시행령(1의 2)에 따르면 엄연히 취소 사유에 해당한다. 그런데도 방송통신위원회에서 6개월의 영업정지 처분을 내린 것은 방통위에 위임된 재량권 남용의 소지가 있는 결정이 아닐 수 없다.
최근 우리 사회에서 일부 종합편성채널은 매우 실망스러운 행태를 보이고 있다. 정치적 편향은 기본이었고 온갖 악의적, 편파적 보도로 인하여 논란이 그치지 않으면서 언론 생태계를 어지럽혀왔다. 여기에는 그동안 방송통신위원회가 보여준 모호한 태도와 봐주기 식 처벌이 일조했다고 생각한다. NCCK 언론위원회는 이번 MBN에 대한 6개월 영업정지 처분도 그런 연장선상에서 이뤄진 솜방망이 처벌이라고 판단하며 방송통신위원회의 소극적 행태에 강한 유감을 표하는 바이다.
하지만 잘못된 결정을 바로잡을 기회는 남아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이달 말이면 재승인 허가 기간이 끝나는 MBN에 대하여 재승인 심사에 들어갔다. 우리는 최초 승인 당시의 불법으로 ‘6개월 업무정지'라는 유례없는 징계처분을 받은 MBN에 대해 방송법 정신에 따라 엄정한 결정을 내릴 것을 촉구한다. 부도덕한 사주의 잘못으로 어려움에 직면한 MBN 구성원들에 대한 구제책은 별개의 문제이다. 그 문제가 심사의 변수가 되어서는 안 된다.
만약 재승인 심사에서 또 한 번의 솜방망이 식 처분이 이뤄진다면 방송계에 계속적으로 또 다른 불법, 부정행위를 조장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이러한 점을 명심하고 방송통신위원회는 좌고우면 하지 말고 법대로 처리하기 바란다. 그리하여 황폐해진 언론 생태계를 바로 잡는 계기로 삼기 바란다. 우리 NCCK 언론위원회는 이 사안에 대하여 주목할 것이고 법대로 처리되기를 바라는 모든 시민, 단체와 연대하여 대한민국의 건강한 언론 생태계 회복을 이뤄나가는 데 함께 할 것이다.
2020년 11월 6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언론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