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연합(대표회장 권태진 목사, 이하 한교연)이 강압과 통제의 방법으로 코로나19 위기를 해결하지 말라는 내용의 성명을 8일 발표했다. 한교연은 코로나19 확산세에 따른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2.5 단계 조치를 "통제"와 "강압"으로 읽어내며 반발했다. 아래는 한교연 성명 전문.
코로나19 위기 극복, 통제와 강압으로는 안 된다
정부가 8일 0시부터 3주 동안 수도권에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조치를 발표했다. 이에 따라 수도권의 모든 교회들이 또다시 비대면 온라인 예배를 드려야 하는 참담한 현실을 마주하고 다음과 같이 한국교회의 입장을 밝힌다.
우리 국민 모두는 중국 우한 폐렴, 즉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의 전 세계적인 확산 속에서 올 한해를 두려움과 고통 속에서 보냈다. 코로나의 한파가 몰아닥친 삶의 현장에서 영세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등 열심히 땀 흘려 일하는 소시민들이 IMF 때보다 더 힘든 고통의 날을 견뎌왔음에도 불구하고 작금의 현실은 갈수록 희망은 사라지고 절망과 탄식이 엄습하고 있다.
그런데 또다시 정부는 국민의 생활 전반을 볼모로 강압과 통제의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하고 있다. 그 방법이 코로나19 확산 저지에 효과적이었다면 대한민국은 벌써 코로나 종식을 선언했어야 했다.
국가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라고 있는 것이다. 확진자의 증감 추세를 예측하지 못하고 숙박 외식 관광 소비쿠폰을 발행해 국민들을 밖으로 내몰고, 보수 집회는 차벽을 겹겹이 둘러쌓아 탄압하면서 민노총 등 진보집회는 적당히 허용하는 방역의 이중 잣대, 편 가르기 방역정치의 결과와 책임까지 모두 국민이 지라는 것은 부당하다.
우리는 정부가 전 세계에 침이 마르도록 자랑해 온 K-방역의 결과가 오늘 또다시 온 국민의 삶과 생활 전반을 옭죄고, 모든 것을 멈추게 하는 강압적 통제를 통해서만 유지되고 해결될 수 있는 문제인가를 반문하며, 방역 당국이 국민을 강제하는 방법이 아닌 국민 스스로 자발적 방역의 주체가 되도록 정부 스스로가 먼저 모범을 보이는 방법으로 호소하고, 설득에 나서줄 것을 요청한다.
한국교회도 그동안 이웃과 지역사회와 고통을 나누며 함께 고난의 시간을 보내왔다. 일부 교회에서 확진자가 나올 때마다 한국교회가 마치 코로나19의 진원지인양 마녀사냥식 여론몰이의 파도가 몰아쳤지만 묵묵히 견뎠다. 오히려 스스로를 반성하고 채찍질하며, 철저하게 방역 수칙을 준수하는 가운데 코로나 팬데믹 상황이 종식되기만을 두 손 모아 기도해 왔다.
예배는 영적 호흡이며 교회가 존재하는 이유다. 신앙의 자유는 누구도 구속할 수 없는 천부인권이다. 따라서 나라의 주인인 국민이, 보편적 권리인 신앙의 자유를 구걸해야 할 이유가 없다. 마스크를 쓰고 철저히 방역 수칙을 잘 지키고 있는 교회까지 예배를 중단해서는 안 된다.
확진자 3명이 다녀갔으나 단 한명의 감염자도 나오지 않은 수원의 모 교회의 사례는 마스크를 쓰는 등 기본적인 방역수칙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었다. 이처럼 방역수칙을 잘 지키는 교회들까지 비대면 예배, 20명으로 인원 제한을 통제하는 것은 종교탄압이다.
많은 국민들이 오랜 통제에서 오는 피로감과 우울증을 호소하고 있다. 한국교회는 코로나 팬데믹 현상이 길어지는 상황 속에서 정신적인 고통을 호소하는 국민들을 위해 예배를 통한 영적 안식처로서의 역할을 다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정부가 성탄절에 교회에 가는 신자들의 당연한 권리마저 빼앗는 전체주의적 통제조치대신 구주 성탄을 기다리는 대림절에 대한민국과 전 세계의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기도해달라고 한국교회에 요청해 주기를 바란다. 그래야만 온 국민이 한마음이 되어 자발적인 코로나19 위기 극복에 동참함으로써 작금의 코로나 팬데믹을 슬기롭게 극복하게 될 것이다.
2020.12.8.
한국교회연합 대표회장 권태진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