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가톨릭·진보 개신교, ‘검찰 개혁’ 한 목소리

‘정의구현사제단’·‘검찰개혁 열망 그리스도인’ 잇단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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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 사진 = 이활 기자 )
▲최근 사회적으로 검찰개혁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사회적으로 검찰 개혁 필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런 흐름에 맞춰 가톨릭과 개신교계가 잇달아 목소리를 냈다. 먼저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7일 오전 대검찰청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검찰개혁을 촉구하는 천주교 사제수도자 3천951인 선언'을 발표했다.

선언에 참여한 사제, 수도자들은 검찰을 향해 "오매불망 '검찰권 독립수호'를 외치는 그 심정을 아주 이해 못할 바는 아니나 그럴 때마다 우리는 검찰이 권한을 남용하여 불러일으켰던 비통과 비극의 역사를 생생하게 떠올린다"라면서 "사건을 조작해서 무고한 이를 간첩으로 만들고, 없는 죄를 뒤집어씌워 멀쩡한 인생을 망치게 만드는가 하면, 그것도 모자라 가진 사람들의 죄는 남몰래 가려주고 치워주었던 한국검찰의 악행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특권층의 비리와 범죄에 대해서는 얼마든지 눈감아 주지만, 자신의 이해와 맞지 않으면 그 어떤 상대라도, 그것이 국민이 선출한 최고 권력이라도 거침없이 올가미를 들고 달려드는 통제 불능의 폭력성을 언제까지나 참아줄 수 없다"고 경고했다.

사제, 수도자들은 특히 윤석열 총장을 향해 "남의 허물에 대해서는 티끌 같은 일도 사납게 따지면서 자신에게는 한없이 관대해지는 검찰총장의 이중적 태도는 검찰의 고질적 악습을 고스란히 보여준다"고 일침을 가했다.

사제, 수도자에 이어 개신교인들도 검찰 조직을 질타하고 나섰다. '검찰개혁을 열망하는 그리스도인'들은 사제단 기자회견 다음 날인 8일 오전 대검찰청 앞에서 다시 한 번 기자회견을 했다. 이들은 앞서 3일부터 온라인 연서명을 받기 시작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명동 향린교회 담임목사를 지냈던 조헌정 현 예수살기 대표는 "(검찰은) 논두렁 시계 같은 거짓말을 얼마든지 만들어낼 힘이 있다. 심지어 판사 신상과 이력을 조사하는 불법 사찰로 판결에 영향을 미치려 하고 있다"며 "구시대의 특권과 반칙에 매달리는 자들을 역사의 쓰레기장으로 밀어 넣고 새 역사로 완성하는 일이 남았다"고 말했다.

'검찰개혁을 열망하는 그리스도인'은 더 나아가 검찰을 '적폐 최고봉'으로 규정했다. 이들은 검찰개혁의 핵심은 검찰 특권을 해체하는 것이라면서 정부와 여당에 중단없는 검찰개혁을 주문했다. 이어 "검찰은 국민의 개혁 열망에 저항 없이 협력하고, 비위 혐의가 제기된 윤석열 총장은 사퇴할 것"을 촉구했다.

아래는 '검찰개혁을 열망하는 그리스도인'이 발표한 연서명 전문이다.

검찰개혁을 열망하는 그리스도인의 선언
- 검찰개혁은 반드시 성공해야 합니다! -

촛불 정부를 자처하는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지 어언 4년이 다 되어가고 있습니다. 그동안 사회 각 부문에서 적폐 청산이 진행되고 있지만, 그 속도는 느리고 개혁의 내용은 미진하기만 합니다. 대표적인 예가 7주기가 다 되어가는 세월호 참사 진실 밝히기입니다. 물론 적폐 세력들과 야당의 반대가 있지만 지난 총선에서 표를 몰아준 국민의 열망에 부응하지 못하는 정부와 여당의 잘못이 크다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적폐 중의 최고봉은 단연 검찰조직입니다. 대한민국 검찰은 수사권과 기소권을 독점하는, 전 세계에서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막강한 권력기관이기 때문입니다. 자신들의 특권 지키기에 급급하며 없는 죄도 만들어서 억울한 사람을 양산한 반면, 부패한 권력의 범죄는 눈감아 주는 충견의 역할을 해왔다는 것을 모두가 잘알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검찰개혁의 핵심은 검찰의 특권을 해체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현재 검찰은 국민의 열망인 검찰개혁을 좌절시키기 위해 검사동일체라는 명목하에 검찰개혁 반대에 선봉에 선 윤석열 총장을 비호하고 항명하고 있습니다.

하여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지켜보면서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어 다음과 같이 요구하는 바입니다.

1. 정부와 여당은 중단없는 검찰개혁을 지속해야 합니다. 이에 따른 검경 수사권 조정과 공수처장 임명 등 절차를 완수해야 합니다.
2. 검찰은 국민의 개혁 열망에 저항 없이 협력하고, 비위 혐의가 제기된 윤석열 총장은 사퇴할 것을 촉구합니다. 더 이상의 개혁에 대한 저항은 국민의 심판을 받게 될 것입니다.
3. 야당은 이제 검찰개혁을 방해하는 행위를 멈추어야 합니다. 또한 언론들은 정확한 사실만을 보도하고 검찰을 비호하는 기사를 멈추어야 합니다.

앞으로도 검찰개혁이 완수되도록 저희 그리스도인들은 기도와 투쟁을 멈추지 않겠습니다,

2020년 12월 3일

이활 luke.wycliff@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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