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기독대 손원영 교수가 법원의 복직 결정에도 사찰에서 설교했다는 이유로 복직을 거부당하는 가운데,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가 보수 일간지에 입장을 냈다. 그런데 한기총이 입장문을 낸 경위가 석연치 않다.
'손원영 교수와 이단에 대한 한기총의 입장'이란 제하의 한기총 입장문은 11일자 <조선일보> 39면 하단에 실렸다.
한기총은 이 입장문에서 "한기총은 기독교 2000년 동안 진행해온 성경적 교리에 따라 기독교가 아닌 타종교는 교리적으로 이단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며 "일부 언론에서 교리와 선교적 관점을 이해하지 못하고, 기독교는 사랑의 종교이므로 모든 종교를 품어야 한다 하는 것에 대해 규탄한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예수님도 원수를 사랑하라고 했지만 바리새인과 니골라당과 같은 이단에 대하여는 '나도 그들을 미워한다'고 했다"고 못 박았다. 타종교를 향한 이단 정죄를 정당화하는 것으로 읽힐만한 대목이다.
손원영 교수는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손 교수는 "이런 광고가 실린 줄도 몰랐는데, 지인들이 알려줬다. 내용을 보니 실소를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 입장문이 실린 경위다. 먼저 광고를 낸 주체가 불분명하다. 광고 하단엔 한기총이 아닌 지덕 목사, 길자연 목사, 이용규 목사 등 한기총 전 대표회장 이름만 올라왔다.
현재 구속 수감 중인 전광훈 목사도 이름을 올렸다. 그런데 전 목사는 지난 5월 법원에서 대표회장 직무 정지 처분을 받은데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입원 중이던 8월 사의를 밝혔었다. 광고를 싣는 과정에서 사실 확인 절차를 거쳤는지 의문이 이는 지점이다.
이에 대해 <조선일보> 측은 "한기총의 광고게재 의뢰가 왔고, 법적 검토를 거쳐 실었다. 광고가 취재 기사는 아니지 않은가"라고 선을 그었다. 한기총 측에 광고게재 경위를 묻고자 했으나 아무도 연락을 받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