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코로나 가운데 맞는 성탄, 새 계명의 길을 걸어갑시다"

NCCK, 2020 성탄절 메시지 발표....사회적 약자 연대 강조

xmas

(Photo : ⓒ 사진 = 이활 기자 )
2020년 성탄절은 코로나19 감염병 상황에서 맞게 됐다. 이에 대해 NCCK는 세 계명의 길을 갈 것을 다짐하자고 호소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이홍정 총무)가 오는 25일 성탄절을 맞아 '2020 성탄절 메시지'를 발표했다.

NCCK는 이번 메시지에서 "감염병으로 인한 생명안전의 위기, 혐오와 차별의 확산으로 인한 사회안전의 위기, 자연생태계 파괴로 인한 기후위기가 절망의 그늘을 짙게 드리우고 있다. 여기에 더하여 한국사회는 끝나지 않은 전쟁이 가져오는 분단과 냉전의 위기로 항시적인 불안에 휩싸인 채 사회분열의 위기를 경험하고 있다"고 진단하면서도 "사랑만이 공동체적 협동을 가능하게 하는 힘이요, 연대와 상생의 길만이 우리가 가야 할 길임을 거듭 확인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코로나와 함께하며 맞이한 2020년 성탄절, 우리 모두 새 계명의 길을 걸어갈 것을 다짐하자"며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와 적극적으로 동행하며 새 계명의 길을 걸어가다. 우리 스스로가 하나님 앞에서 죄인임을 고백하며 혐오와 차별이 만연한 불평등 위험사회를 극복하기 위해 사랑으로 환대하는 하나님 나라의 잔치를 펼쳐나가자"고 호소했다.

NCCK는 끝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정의와 평화를 이루는 변혁적 제자의 길만이 교회의 위기를 극복하고 세상 속에 복음을 증언하는 길"임을 재확인했다.

아래는 NCCK가 발표한 2020 성탄절 메시지 전문이다.

2020년 성탄절 메시지

오늘 인류공동체는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다중적 위기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감염병으로 인한 생명안전의 위기, 혐오와 차별의 확산으로 인한 사회안전의 위기, 자연생태계 파괴로 인한 기후위기가 절망의 그늘을 짙게 드리우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하여 한국사회는 끝나지 않은 전쟁이 가져오는 분단과 냉전의 위기로 항시적인 불안에 휩싸인 채 사회분열의 위기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총체적 위기상황 속에서 세상을 향해 배타적 근본주의적 태도를 취하고 있는 다수의 한국교회로 인해 교회마저 존재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류공동체와 한국사회는 코로나19 상황이 야기하는 비극적 전망 속에서 인류라는 가족을 재발견하고 있습니다. 인간이 우주적 존재들과 지닌 상호 의존적 관계를 새롭게 자각하고 있습니다. 독점과 사유화를 위해 경쟁을 부추기는 각자도생의 길이 얼마나 불확실하고 허무한 길인가를 깨닫고 있습니다. 사랑만이 공동체적 협동을 가능하게 하는 힘이요, 연대와 상생의 길만이 우리가 가야 할 길임을 거듭 확인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오늘 코로나19 위기로 인한 총체적 혼돈과 무질서 속에서 하나님의 구원과 해방을 선포하는 예수님의 탄생의 기쁜 소식을 듣습니다. 예수님께서 인간의 몸을 입으시고 세상에 오신 성육신 사건은 진리이신 하나님께서 세상을 구원하시고 해방하시기 위해 세상과 소통하시는 전형적 방식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자기 비움을 통한 사랑의 길입니다. 성탄의 소식은 지금 여기 사랑의 사건 가운데 거하시는 예수님의 현존을 증언하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세상을 사랑하셔서 예수님의 십자가의 죽음과 부활을 통해 구원과 해방의 길을 열어 주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제 그 하나님의 사랑의 실천을 새 계명을 통해 우리에게 부탁하셨습니다. "서로 사랑하여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세상 사람들이 그것을 보고 너희가 내 제자인 것을 알게 될 것이다."(요13: 34-35)

성탄의 사건은 사랑이 정의와 평화의 길이요, 구원과 해방에 이르는 길인 것을 증언하는 영원한 메시지입니다.

오늘 돈과 권력과 명예를 추구하는 인간의 탐욕과 이기심에 뿌리를 내린 많은 비본질적 동기들이 사랑의 실천을 왜곡시키며 정의와 평화의 길을 굴절시키고 있습니다.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시는 성육신 사건은 사랑의 진리가 실천되는 과정, 그 자체가 자기 비움의 과정인 것을 증언하고 있습니다.

성탄의 기쁜 소식은 우리 모두가 하나님의 사랑의 진리의 수신자요 전달자가 되어 ‘자기 비움'을 통해 사랑을 실천하라고 초대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소금처럼, 빛처럼, 바람처럼, 꽃의 향기처럼 ‘자기 비움'의 존재 양태를 지닐 때, 사랑의 실천으로 주님의 현존을 증언하는 진리의 소통자가 될 수 있습니다.

이웃을 타자화하고 세상을 대상화하는 배타적 가치관을 지닌 교회가 공동체 전체를 사랑으로 책임질 수 없습니다. 교회가 정치적 이해관계를 관철하는 수단으로 전락하고, 자신의 배타적 욕망을 투사하는 제도로 고착되는 순간, 교회는 공동체 전체로부터 소외를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교회는 사회 속에서 교회가 그 존재 의미를 상실해 가고 있는 현실에 대해 깊은 성찰과 회개로 임해야 합니다.

코로나와 함께하며 맞이한 2020년 성탄절, 우리 모두 새 계명의 길을 걸어갈 것을 다짐합시다.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와 적극적으로 동행하며 새 계명의 길을 걸어갑시다. 우리 스스로가 하나님 앞에서 죄인임을 고백하며 혐오와 차별이 만연한 불평등 위험사회를 극복하기 위해 사랑으로 환대하는 하나님 나라의 잔치를 펼쳐나갑시다.

기후위기비상행동을 통해 생명중심의 문명사적 전환을 이루는 새 계명의 길을 걸어갑시다. 인간생명의 모판이요, 생명살림을 위한 상호의존적 생명의 망인 창조세계를 내 몸과 같이 돌보고 사랑하므로 생태정의와 평화를 이룩합시다.

‘한반도종전평화운동'을 통해 치유와 화해, 평화와 통일의 한반도를 이루는 새 계명의 길을 걸어갑시다. 분단과 냉전의 한반도를 정의와 평화가 입 맞추는 치유되고 화해된 한반도, 만물의 생명이 풍성함을 누리는 생명평화의 한반도로 만들어갑시다.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정의와 평화를 이루는 변혁적 제자의 길만이 교회의 위기를 극복하고 세상 속에 복음을 증언하는 길입니다.

성탄의 기쁨이 비천함에 놓인 작은 자들과 온 누리에 충만하기를 기원합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회 장 이 경 호
총 무 이 홍 정

이활 luke.wycliff@veritas.kr

좋아할 만한 기사
최신 기사
베리타스
신학아카이브
지성과 영성의 만남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개인 구원만 지나치게 강조해 창조 신앙 무력화돼"

창조 신앙을 고백하는 한국교회가 개인 구원만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니 신앙이 사사화 되면서 연대 책임을 물어오는 기후 위기라는 시대적 현실 앞에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마가복음 묵상(2): 기독교를 능력 종교로 만들려는 번영복음

"기독교는 도덕 종교, 윤리 종교도 아니지만 능력 종교도 아님을 추론해 볼 수 있습니다. 성령 충만한 자의 실존적 현실이 때때로 젖과 꿀이 흐르는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특별기고] 니체의 시각에서 본 "유대인 문제"에 관하여

""무신론자", "반기독자"(Antichrist)로 알려진 니체는 "유대인 문제"에 관해 놀라운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의 이야기를 소개함으로써 "유대인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영적인? 무종교인들의 증가는 기성 종교에 또 다른 도전"

최근에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무종교인의 성격을 규명하는 논문이 발표됐습니다. 정재영 박사(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종교와 사회」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신의 섭리 숨어있는 『반지의 제왕』, 현대의 종교적 현실과 닮아"

『반지의 제왕』의 작가 톨킨의 섭리와 『반지의 제왕』을 연구한 논문이 발표돼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숭실대 권연경 교수(성서학)는 「신학과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논문소개] 탈존적 주체, 유목적 주체, 포스트휴먼 주체

이관표 박사의 논문 "미래 시대 새로운 주체 이해의 모색"은 세 명의 현대 및 포스트모더니즘 철학자들의 주체 이해를 소개한다. 마르틴 하이데거, 질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교회가 쇠퇴하고 신학생 줄어드는 것은 당연하고 필요하다"

한신대 김경재 명예교수의 신학 여정을 다룬 '한신인터뷰'가 15일 공개됐습니다. 한신인터뷰 플러스(Hanshin-In-Terview +)는 한신과 기장 각 분야에서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진과 선에 쏠려 있는 개신교 전통에서 미(美)는 간과돼"

「기독교사상」 최신호의 '이달의 추천글'에 신사빈 박사(이화여대)의 글이 소개돼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키에르케고어와 리쾨르를 거쳐 찾아가는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사회봉사를 개교회 성장 도구로 삼아온 경우 많았다"

이승열 목사가 「기독교사상」 최근호(3월)에 기고한 '사회복지선교와 디아코니아'란 제목의 글에서 대부분의 교단 총회 직영 신학대학교의 교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