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이슈콕콕] 대북전단금지법 논란에 부쳐

진보의 "인권"과 보수의 "평화"

ytn
(Photo : ⓒYTN 유튜브 영상화면 갈무리)
▲대북전단금지법 통과 논란이 한창이다. 진보 개신교 측은 집단의 안전을, 보수 개신교 측은 개인의 자유를 주장하며 대북전단금지법에 각각 찬성과 반대 입장을 표하며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양상이다.

대북전단금지법 통과 논란이 한창이다. 진보 개신교 측은 집단의 안전을, 보수 개신교 측은 개인의 자유를 주장하며 대북전단금지법에 각각 찬성과 반대 입장을 표하며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양상이다. 안보위협이라는 집단적 가치와 기본권 보장이라는 개인적 가치가 충돌하고 있다.

대북전단 살포 행위를 개인의 표현의 자유이자 북한 인권 개선 행위로 보는 보수 개신교, 같은 행위를 "반통일적, 반평화"라며 안보를 위협하는 개인의 일탈로 바라보는 진보 개신교. "인권"을 부르짖는 보수 개신교의 구호에서는 "평화"가 빠져 있었고 "평화"를 부르짖는 진보 개신교의 구호에서는 "인권"이 부재했다.

진보 개신교 측은 대북전단금지법이 통과되기 전 해당 법안의 의결을 촉구하는 논평을 낸 바 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총무 이홍정 목사)는 지난 14일 대북전단 살포 행위를 "반평화, 반통일적 행위"라며 안보 위협 행위로 규정, 대북전단금지법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정착에 기여하게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었다. 개인의 표현의 자유 등 기본권 보다는 집단의 안전과 평화에 우선성을 둔 논평이었다.

반면 보수 개신교 측은 대북전단금지법이 통과되자 "최악의 반인권법"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 법안에 따르면 대죽전단 살포 행위시 적발될 경우 최대 징역 3년의 처벌을 받게 된다. 이에 한국교회연합은 지난 17일 발표한 성명에서 "북한 통치자의 입맛에만 맞춘 최악의 반인권법"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한 최소한의 노력을 "형벌로 규제했다"고도 덧붙였다.

보수 개신교 측은 대북전단 살포 행위가 북한 인권 개선에 실질적인 효과가 있었는지는 차치하고서라도 대북전단금지법 통과 자체가 국민의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다며 해당 결의안에 각을 세우고 연일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집단 보다는 개인의 자유에 무게 중심을 둔 이들은 그러나 남북관계 개선이나 평화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개인과 집단의 가치 중 어느 한쪽으로 집중되는 환원성이 일어날 시 필연적으로 선택 받지 못한 쪽은 억압받거나 왜곡되는 현상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 개인의 자유에만 치중하면 집단의 권리가 침해받을 수 있고 집단의 권리에만 집중하면 개인의 자유를 일탈로 읽어내며 개인에 대한 국가적 폭력을 정당화하는 전체주의를 낳을 수 있다.

교회 공동체는 하나님 형상대로 지은 인간의 존엄한 권리를 인정하면서 또 한편으로 공동체를 중심으로 계승되는 예배와 전통을 소중히 여기는 집단이다. 건전한 교회는 개인과 집단의 가치가 얽혀 긴장 가운데 균형을 이룬다. 앞선 논평이나 성명에서 아쉬운 것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균형감이다. 이러한 균형감은 인간은 존엄하며 평등에 관한 한 어떠한 위계질서도 거부하는 평등, 즉 모두가 하나님 앞에서 혹은 법 앞에서 평등하다는 최소공배수로서의 평등에 기초할 때 비로소 실현 가능하다.

김진한 jhkim@veritas.kr

좋아할 만한 기사
최신 기사
베리타스
신학아카이브
지성과 영성의 만남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개인 구원만 지나치게 강조해 창조 신앙 무력화돼"

창조 신앙을 고백하는 한국교회가 개인 구원만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니 신앙이 사사화 되면서 연대 책임을 물어오는 기후 위기라는 시대적 현실 앞에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마가복음 묵상(2): 기독교를 능력 종교로 만들려는 번영복음

"기독교는 도덕 종교, 윤리 종교도 아니지만 능력 종교도 아님을 추론해 볼 수 있습니다. 성령 충만한 자의 실존적 현실이 때때로 젖과 꿀이 흐르는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특별기고] 니체의 시각에서 본 "유대인 문제"에 관하여

""무신론자", "반기독자"(Antichrist)로 알려진 니체는 "유대인 문제"에 관해 놀라운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의 이야기를 소개함으로써 "유대인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영적인? 무종교인들의 증가는 기성 종교에 또 다른 도전"

최근에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무종교인의 성격을 규명하는 논문이 발표됐습니다. 정재영 박사(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종교와 사회」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신의 섭리 숨어있는 『반지의 제왕』, 현대의 종교적 현실과 닮아"

『반지의 제왕』의 작가 톨킨의 섭리와 『반지의 제왕』을 연구한 논문이 발표돼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숭실대 권연경 교수(성서학)는 「신학과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논문소개] 탈존적 주체, 유목적 주체, 포스트휴먼 주체

이관표 박사의 논문 "미래 시대 새로운 주체 이해의 모색"은 세 명의 현대 및 포스트모더니즘 철학자들의 주체 이해를 소개한다. 마르틴 하이데거, 질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교회가 쇠퇴하고 신학생 줄어드는 것은 당연하고 필요하다"

한신대 김경재 명예교수의 신학 여정을 다룬 '한신인터뷰'가 15일 공개됐습니다. 한신인터뷰 플러스(Hanshin-In-Terview +)는 한신과 기장 각 분야에서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진과 선에 쏠려 있는 개신교 전통에서 미(美)는 간과돼"

「기독교사상」 최신호의 '이달의 추천글'에 신사빈 박사(이화여대)의 글이 소개돼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키에르케고어와 리쾨르를 거쳐 찾아가는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사회봉사를 개교회 성장 도구로 삼아온 경우 많았다"

이승열 목사가 「기독교사상」 최근호(3월)에 기고한 '사회복지선교와 디아코니아'란 제목의 글에서 대부분의 교단 총회 직영 신학대학교의 교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