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개신교발 집단감염이다. 진원지는 대전광역시 대흥동에 있는 아이이엠국제학교. 이 학교는 개신교계 선교단체인 아이엠선교회가 운영하는 비인가 대안학교로 파악됐다.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온 지 올해로 만 1년이다. 1년 동안 집단확진이 가장 많이 나온 곳이 종교시설, 즉 교회였다. 지난 해 3월 신천지, 8월 사랑제일교회, 12월 개신교 선교단체 인터콥 등 코로나19 확산세가 치솟을 때마다 어김없이 교회 혹은 선교단체가 빠지지 않았다. 이 와중에 다시 한 번 선교단체발 집단감염이 발생한 것이다.
아이이엠 대안학교에서 집단확진 소식이 전해진 시점은 24일이다. 이날 하루 이 학교에서만 학생과 교직원 125명이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았다. 이어 25일 2명이 추가 확진됐다. 아이엠선교회가 운영하는 또 다른 학교인 광주 TCS 교육센터에서도 20여 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아이엠선교회 관련 확진자만 130명이 넘는다.
대전시 측은 25일 브리핑에서 "집단 발생한 본 시설(아이엠 대안학교)은 학생 120명, 교직원 등 38명으로 총 158명이며, 이들 중 어제 시설 내에 있는 146명에 대해 3차에 나눠 검사한 결과 양성 125명, 음성 18명, 미결정 3명"이라고 밝혔다.
왜 이렇게 집단확진 비율이 높을까? 답은 다른 데 있지 않았다. 이곳 학생과 교직원은 밀집, 밀폐, 밀접 등 3밀 환경에서 생활했다.
대전시가 공개한 학교 내부시설 사진을 보면 주거 환경은 열악하기 이를 데 없다. 더구나 학생, 교직원 등이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았다는 증언도 나왔다. 주민 A 씨는 "수개월 전부터 지켜봤는데, 이곳 학생들은 마스크도 쓰지 않고 집단생활을 했다. 생활 쓰레기도 계속 배출해 주변은 지저분했다. 결국 터질 일이 터진 셈"이라고 개탄해 했다.
대전시도 이 점을 인정했다. 대전시는 "기숙 시설은 건물 3층에서 5층에 있으며, 일부 층은 샤워 시설과 화장실 등을 공용으로 사용했고 기숙사 또한 한 실당 7명에서 20명까지 함께 사용하였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학교 운영자인 아이엠선교회의 정체도 의문투성이다. 아이엠선교회는 '마이클 조'란 이름의 선교사가 대표로 있다. ‘구글' 등 검색엔진을 통해 검색한 결과 마이클 조는 전국 교회에서 부흥집회를 인도하며 활발히 활동해왔다.
마이클 조는 2019년 12월 6일 경기도 용인 수지선한목자교회 금요집회에서 "다음 세대가 무너지고 있다, 교육 선교로 아이들을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즉, 자신이 청소년 교육사업을 하는 이유가 다음 세대를 위한 목적임을 은연 중에 드러낸 것이다.
집단확진이 나온 아이이엠 국제학교에서 생활하던 이들도 대부분 중고등학생들이었다. 그러나 학교에서 기숙하던 학생들이 일과를 어떻게 보내고, 어떤 교육을 받는지는 여전히 알려지지 않고 있다. 학교 인근에서 만난 한 주민은 "이곳은 어딘가 정상적으로 보이지 않았다. 이번 기회에 이곳의 실체가 낱낱이 드러나기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
마이클 조의 교육철학(?)과 무관하게 선교회와 학교 측의 대응은 무책임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대전시 발표에 따르면 아이이엠 기숙학교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시점은 12일이었다. 그러나 학교 측은 즉시 진단검사를 받도록 조치하지 않았다. 이 학교 학부모는 KBS에 "(전화가 와서 애가) 열이 난다. 이렇게 얘기를 하더라고요. 병원에 데려가 달라고 얘기했죠. (그런데) 방치를 한 거죠. 3~4일 동안"이라고 폭로했다.
학교 측 대응에 대해 대전시는 "기초 조사에 따르면 12일 첫 증상자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설에서 선제적 검사 등 적절한 조치를 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하지 않았다"며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 대전시는 오는 2월 14일까지 3주간 해당시설을 폐쇄조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