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7일은 교회력으로 사순절 시작을 알리는 '재의 수요일'이다. 이날 오후 서울 정동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주임사제 주낙현 요셉 신부)에선 '재의 예식'이 열렸다. 전통적으로 그리스도인들은 '재의 수요일'에 종려나무 가지를 태운 재로 이마에 성호를 그리고 죄를 고백하며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을 기억해 왔다. 서울주교좌성당의 경우 지난해 재의 예식은 코로나19로 열리지 못했다.
서울주교좌성당은 이날 예식에서 재를 신도들의 이마에 긋는 대신 머리에 뿌렸다. 예식을 집전한 주낙현 신부는 "역사 안에서는 최근에야 발전한 관습에 따라 이마에 십자성호로 재를 받지 않고, 성서와 초기 그리스도교 전통에 따라 머리 위에 뿌리는 재를 받는다"며 이는 "하느님께서 보잘것없는 흙을 빚어 숨결을 넣어서 우리 생명이 나왔으니, 그 숨결 없이는 우리 인간은 흙먼지에 불과하다는 강력한 선언"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주교좌성당은 코로나19 상황임을 감안, '재의 수요일' 예식을 4차례 분산해 진행했다. 또 2월 말까지 비대면 성찬례를 유지하기로 했다.
한편 이날 오전 186개 교회와 단체가 참여하는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며 연대하는 그리스도인'(아래 세월호 연대 그리스도인)은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순절 기간 동안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집중행동'(아래 집중행동)을 선포했다.
세월호 연대 그리스도인은 기자회견과 함께 진상규명을 촉구하며 피켓 시위를 벌였다. 세월호 연대 그리스도인은 오는 4월 1일까지 매주 목요일 오후 피켓 시위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단, 코로나19 상황임을 감안해 피켓 시위 참여 인원을 9명 이내로 제한하고 시위자간 거리도 유지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