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YMCA가 26일 성명을 내고 애틀란타 총기 살인사건을 "아시아인 증오 범죄"라고 규탄하며 아시아인을 향한 증오범죄는 美 정부의 묵인 하에 "우연한 사건이 아니라 사회적 재난이 되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현재 적용되어 있는 증오범죄 처벌법이 유명무실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들은 "증오범죄가 범행동기를 다룬다는 점 때문에 증오범죄 혐의 적용은 거의 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래는 성명 전문.
지난 3월 16일 미국 애틀랜타에서 발생한 총격사건으로 인해 8명이 사망하였고, 그 중 6명이 아시아계 노동자였다. 백인 남성인 범인이 처음부터 여성 아시아인들이 종사하는 업소를 겨냥하였다는 점에서 이는 명백한 증오범죄이다. 또한, 코로나19 확산 이후 미국 내 아시안 증오 정서가 급속하게 확산되어 왔고, 증오범죄가 급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정부가 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는 우연한 사건이 아닌 사회적 재난이다.
스톱 AAPI 헤이트(미국 시민단체)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 이후 지난 1년간 미국 거주 아시안 대상 혐오 범죄 급증하여 총46개 주에서 총 3795건, 하루 평균 11건의 혐오범죄가 발생하였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이 코로나19 확산 사태와 관련해 아시아계 주민에 대한 차별적 언사들이 여러 차례 있었고, 공화당 인사들의 인종주의적 선동 발언들이 더해지면서 아시아인에 대한 혐오가 급속도로 번져나갔다. 같은 보고서에 따르면 증오범죄를 경험하는 사람 중 여성이 68%로 남성에 비해 2.3배 많았다. 이는 미국 내 아시안, 그 중에서도 여성들이 차별과 범죄에 얼마나 취약한가를 보여준다.
범행이 일어난 조지아 주 뿐만 아니라 미국 내 많은 주에서 증오범죄 처벌법이 제정되어 있다. 하지만, 증오범죄가 범행동기를 다룬다는 점 때문에 증오범죄 혐의 적용은 거의 되지 않고 있다. 특히, 아시아인에 대한 범죄에 있어서는 '반아시아계 상징'이 없다는 점 때문에 유독 증오범죄 적용이 되지 않는 경향성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아시아인에 대한 차별과 피해가 늘어가고, 이번 총기 살인사건을 통해 아시아인들이 겪을 공포와 고통이 더욱 가중됨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대책으로서의 법은 작동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더하여 유색인종에 대한 차별적이고 폭력적인 미국 내 경찰의 언행으로 인해 증오범죄를 겪어도 신고를 기피하는 경우도 많다. 아시아인들이 증오범죄에 노출되더라도 경찰이 유색인종을 얼마나 가혹하게 대하는지 알기에 문제가 더 커지거나 오히려 피해를 입을까 신고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는 가해자가 처벌받지 않고, 더 심한 폭력을 가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놓는 것이며, 미국 정부와 경찰이 이에 대한 자각과 반성이 없다면 증오범죄에 대한 해결 의지가 없는 것이다.
이러한 현실에 대해 우선 아시아 시민사회는 미국 내 아시아인들이 겪고 있는 공포와 고통에 깊은 슬픔과 분노를 표하며, 특히 이번 애틀랜타 사건의 희생자들의 유가족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 둘째, 아시아 시민사회는 미국 정부와 사법부에 이들의 생명과 인권이 지켜질 것을 강력하게 요구하며, 이를 위해 해당사건과 유사범죄들을 증오범죄로 기소하고 처벌할 것을 요구한다. 셋째, 아시아 시민사회는 다시는 이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하기 위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실천을 요구한다.
아시아 시민사회는 바이든 정부와 미국사회를 계속해서 지켜볼 것이며, 인권 국가를 자처하는 미국이 인종차별주의를 벗어나 모든 사람의 생명과 인권을 지키는 실제로 인권과 자유가 있는 사회가 될 것을 요구한다.
[애틀랜타 아시아인 증오 범죄 규탄성명 참가단체(총 108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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