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전 대통령이 9일 호흡곤란을 겪어 119 구급대가 긴급 출동한 소식이 알려지자 장녀 노소영(60)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10일 자신의 SNS를 통해 "호흡 보조장치에 문제가 생겼던 것"이라고 밝혔다.
독실한 개신교 신자이기도 한 노 관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버지의 인내심'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이같이 전했다. 노 관장은 "(아버지의 병명이) 소뇌 위축증이란 희귀병인데 대뇌는 지장이 없어서 의식과 사고는 있다"며 "이것이 더 큰 고통이다"고 했다.
이어 "눈짓으로 의사 표현을 하시지만 정말 하고픈 말이 있을 때 소통이 잘 되지 않으면 온 얼굴이 무너지며 울상이 되신다"며 "아버지가 우는 모습이다. 소리가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노 관장은 "어머니의 영혼과 몸이 나달나달해지도록 아버지를 섬기셨다"며 노 전 대통령의 부인인 김옥숙 여사가 매일 병간호하고 있다는 소식도 전했다.
그러면서 노 관장은 "어제 또 한 고비를 넘겼다"며 "지상에서 아버지께 허락된 시간이 앞으로 얼마나 남았는지 알 수 없지만 아버지는 나에게 확실한 교훈을 주셨다. 인내심이다"고 글을 맺었다.
앞서 9일 오후 6시 38분께 노태우 전 대통령이 호흡 곤란을 겪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돼 구급대가 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의 상태가 호전됨에 따라 현장에 출동한 구급대원들이 별도의 응급조치나 병원 이송조치는 없었다.
자택에서 머물고 있는 노 전 대통령은 1932년생으로 올해 89세다. 노 전 대통령은 천식 등 지병으로 꾸준히 병원 치료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