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인의 정치적·신앙적 성향이 미디어 활용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연구결과가 나왔다. 연구결과 신앙 보다 정치적 성향이 매체 선택에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은 지난 15일 '2020 개신교인 미디어 활용실태에 대한 조사 연구 결과'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사회·정치적 이슈를 다룬 정보를 얻을 때 보수 성향 신앙집단은 <조선일보>, <국민일보> 포털 '다음'을 주로 이용한 반면, 진보 성향 신앙집단은 JTBC, <한겨레>, <경향>, <노컷뉴스>, 포털 '네이버' 등을 상대적으로 더 많이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신교계 관련 정보를 얻는 매체도 정치적 성향에 따라 차이가 났다. 신앙보수 집단은 'CTS', 'CBS-TV', '연합뉴스TV', <극동방송>, <국민일보>(미션라이프), <크리스천투데이>, 각 교단지 등 개신교계 매체를 통해 교계 정보를 얻었다. 반면 신앙진보 집단의 경우 'JTBC', 'MBC', <중앙일보> 등 비종교 매체 이용률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이에 대해 연구책임을 맡은 김상덕 연구실장은 "개신교인들이 일반사회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하여 알아볼 때, 신앙성향보다는 정치성향에 따라서 어떤 미디어를 선택할지가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사회·정치적 이슈와 관련한 정보를 얻을 때 이용하는 매체를 선택하는 데는 이들의 정치성향이 신앙성향보다 더 큰 영향력을 미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조사에서 흥미로운 점은 보수적인 신앙 성향이 반드시 정치적으로도 보수로 직결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연구결과 신앙과 정치성향 모두 보수적인 이 그룹은 전체의 34.5%를 차지했고, 신앙은 보수적이지만 진보적 정치성향을 가진 그룹이 응답자의 28.5%로 그 뒤를 이었다. 연구를 주관한 기사연측은 "‘보수신앙×정치진보' 그룹은 한국 개신교에서 신앙적 보수성이 언제나 정치적 보수성으로 직결되는 것은 아님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고 결론지었다.
이번 연구결과에서 또 하나 흥미로운 점은 창조과학, 성소수자, 낙태·여성, 이슬람 등 개신교계 관련 현안에 대한 생각에 무엇이 영향을 주는가 하는 연구 문항이다.
신앙보수 집단은 동료 교인이나 목회자, 교회관련 기관으로부터 영향을 받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더 많다고 답했다. 이에 비해 신앙진보 집단은 TV, 소셜미디어 신문·인터넷매체, 포털 사이트 등으로부터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고 응답했다. 즉, 보수 신앙을 가진 이들일수록 개신교계 현안에 대해 담임목회자나 교회관련 기관에서 나오는 정보에 더 의존하는 셈이다.
이와 관련, 김상덕 연구실장은 "보수적인 신앙을 가질수록 일반 사회와 관련한 정보를 얻을 때 포털사이트와 소셜미디어를 더 신뢰하지만 교계 관련 정보를 얻을 때는 덜 신뢰한다"고 결론지었다.
이번 조사는 2020년 12월 18일부터 28일까지 10일 동안 전국단위로 교회에 출석한 개신교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