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대학교 전·현직 교수가 시간강사를 수년간 성추행했다는 폭로가 나와 파문이 일고 있다.
한신대 민중신학회·신학대학 여학생회·신학대학원 비상대책위 등 학내 공동체와 기장생명선교연대·기장여성연대 등 모 교단인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 교단 산하 단체는 '기장 내 성희롱 성폭력 근절을 위한 대책위원회'(아래 기장성폭력대책위)를 꾸려 대응에 나섰다.
기장성폭력대책위는 11일 오후 기장 총회가 있는 서울 종로구 연지동 한국기독교연합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성폭력 가해자를 규탄하는 한편 기장 총회에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피해경험자는 한신대 시간강사 A 씨로 이 학교 신학부 현직 A 교수와 전직 B 교수에게 수년 전부터 지속적으로 성폭력 피해를 당했고, 피해경험자가 가해교수의 태도에 분노해 사건 공론화를 시도했다고 알렸다.
"두 교수는 사과하지 않았고, 회유하려 했다. 피해경험자는 가해 교수들이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 것을 보며 침묵하면 피해경험자가 또 나올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신고를 결심했다"는 게 대책위 발표다.
대책위는 그러면서 가해 교수들을 향해 "사실을 왜곡하거나 부인하지 말고 피해경험자에게 진정으로 사과하는 동시에 모든 조사과정과 징계 절차에 성실히 임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기장 교단은 지난 달 18일 가해자를 직위해제 하는 한편, 성윤리위원회 1차 회의를 열고 논의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만으로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기장 여성연대 박인숙 목사는 기자회견을 통해 기장 공동체의 전면적인 쇄신을 강조했다. "다시는 공동체 안에서 성폭력으로 피해당하는 사람이 생기지 않도록 단호한 조치와 예방교육이 필요하다. 모든 구성원이 지속적으로 교육을 받고 자신을 돌아보며 공동체의 전격적인 쇄신을 시작해야 한다"는 게 박 목사의 지적이다.
대책위도 "총회는 이번 사건을 양성평등위원회와 성폭력대책위원회에 일임하는 형태로 책임을 회피하지 마라. 성폭력을 근절하지 않고서는 기장의 미래는 없다는 각오로 기장 내 모든 단위를 대상으로 성폭력 사건을 바라보는 관점에 대한 교육, 성폭력 예방 교육, 대처지침 등에 대한 지속적인 알림과 교육을 의무적으로 실시하라"며 총회 차원의 대책 마련을 압박했다.
대책위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총회 사무실을 찾아 김창주 총무에게 요구서한을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