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대 연규홍 총장이 한신대 박상규 이사장을 상대로 총장선임결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낸 것과 관련, 연 총장이 입장을 밝히고 나섰다.
연 총장은 지난 1일 수원지방법원에 신임 강성영 총장을 선임한 지난 5월 31일자 이사회 결의의 효력을 정지하고, 박상규 이사장이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 총회에 신임 강성영 총장 인준안을 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의 가처분 신청을 냈다.
연 총장은 23일 오전 총장 비서실을 통해 "내부에 해결할 방법이 없어 가처분이란 절차를 택할 수 밖엔 없었다"며 "가처분 결과에 따르겠다"는 입장을 전해왔다.
연 총장이 직접 입장을 밝히고 나선 건 이례적이다. 하지만 연 총장의 입장이 불충분하다는 지적은 피하기 어렵다. 연 총장은 이번 학내 성폭력 사건에서 2차 가해의 주범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기장 내 성희롱 성폭력 근절을 위한 대책위원회'(아래 기장성폭력대책위)는 6월 30일 기자회견에서 "학교 총책임자인 연규홍 총장은 사건 발생 시기부터 피해자 보호조치를 하지 않았으며, 피해경험자와 관련된 파일을 유포해 2차 가해를 저질렀고 피신고인들이 적법한 과정에 따른 조사를 받도록 조치해야 할 의무와 책임을 저버렸다"고 규탄했다.
연 총장은 거짓 해명 의혹에서도 자유롭지 못한 처지다. 한신대 대학본부는 지난 5월 학교 홈페이지 게시판에 "학교는 이번 사태가 언론에 보도되기 전, 총장의 지시로 인권센터 성윤리위원회에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했다"며 "학교는 경찰의 수사에 적극 협조하도록 하겠으며, 법적 조치의무를 다하겠다"고 알렸다.
하지만 기장성폭력대책위는 "성윤리위원회 진상조사위원회는 2021년4월16일 피해경험자가 교육부 교육분야 성희롱·성폭력 신고센터 신고서와 한신대 인권센터 신고를 함으로 구성됐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연 총장은 아무런 구체적 언급 없이 "바로 잡을 긴급한 사안이 있었다"고만 해명했다.
한편 학교 안팎에선 연 총장 취임 이후 학내에서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는 비판 여론이 끊이지 않았다. 실제 취임 즈음해선 연 총장 취임에 반대해 신학생들이 집단 자퇴서를 내는 일이 있었다.
2019년 5월엔 연 총장 측근임을 주장하는 김아무개 목사가 금품수수와 내부직원 사찰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2020년 7월엔 이 학교 총학생회가 학교 측이 학생자치를 말살하고 있다며 무기한 천막 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하지만 연 총장은 "반대파와의 대립 속에 내홍이 일어났다. 사실 대다수 사람들은 총장 업적을 인정하고 지지하고 있다"며 거리를 뒀다.
연 총장의 가처분신청을 접수한 수원지법 제31부는 21일 오후 심리를 진행했다. 하지만 결의 무효에 대한 법원의 최종판단은 수 주일 후에나 나올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