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교회발 집단감염이 발생해 지역사회에 비상이 걸렸다.
충남 아산시 세교리 A 교회에선 6일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고, 이에 아산시는 교인 106명에 대해 전수검사를 실시했다.
이 결과 이날 하루에만 교인 77명이 추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후 확진자가 더 나와 10일 0시 기준 이 교회 관련 확진자는 101명으로 늘어났다.
집단감염 진원지인 A 교회는 시골마을에 자리한 전형적인 시골교회다. 현재 이 교회는 방역 소독 후 폐쇄된 상태다. 아산시청에 확인한 결과 10일 오후 2시 기준 추가 확진자는 나오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교회 주변은 평온하기만 했다. 주민들의 목소리를 듣고자 여러 집의 대문을 두드렸으나 아무런 응답이 없었다.
그러다 밭에서 일하는 80대 주민을 만날 수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주민 ㄱ 씨는 "담임목사와 주민들 대부분이 (코로나19) 확진돼 병원에 가 있다. 앞집 주민도 확진판정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난 교회 다니지 않는다. 그러나 교회 다니는 이웃과 접촉해 검사를 받아야 했고, 다행히 음성이 나왔다"고 털어 놓았다.
방역 당국은 대면예배를 집단감염 원인으로 보고 있다. 지난 일요일 4시간 여 대면예배를 본 뒤 집단취식을 했다는 게 방역 당국의 설명이다. 뿐만 아니라 토요일인 4일엔 예배 외 별도 모임을 가진 사실도 확인됐다.
ㄱ 씨도 이 교회가 대면예배를 하는 걸 목격했다고 증언했다. "대면 예배를 불편해 하는 주민은 없었나?"는 질문에 ㄱ씨는 "이 교회 성도들이 이웃이라 그냥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고 답했다.
대면 예배 고집, 교회 존립 위한 몸부림?
사실 교회발 집단감염은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개신교 교회에서 집단감염이 자주 벌어지는 이유는 쉽게 찾을 수 있다.
대면예배를 비롯해 식탁 교제 등 각종 친교 모임이 원인이 되는 경우가 잦다. 개신교계, 특히 보수 개신교계는 방역 당국의 권고에도 대면 예배를 고집했다.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 등 보수 개신교계 연합체는 정부가 예배 인원을 제한하는 방역지침을 발표할 때마다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대면예배에 대한 집착은 집단감염 사태로 이어졌다. 결국 이번 아산 A 교회 사례는 전형적인 교회발 집단감염 사례 중 하나인 셈이다.
이 지점에서 의문이 인다. 왜 코로나19 상황에서 개신교 교회는 대면 예배를 고집하는가? 하는 의문이다.
이에 대해 성공회대 양권석 교수는 신간 <바이러스에 걸린 교회>에서 "일단 교회 내부의 관점에서 보면, 대면 예배를 멈춘다는 것을 상상하기 힘든 이유는 그것이 교회와 신자들의 자의식을 구성하는 가장 핵심적인 장치로 작동하기 때문"이라며 "한국교회의 대면 예배 강행 의지는 곧 외부로부터의 비난을 감수하더라도 현재의 한국교회를 지탱하고 있는 교회 내부의 정치적·사회문화적·경제적 질서를 지키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지적했다.
즉, 교회 존립을 위해 대면 예배를 고집한다는 게 양 교수의 진단이다. 하지만 이 같은 개신교 교회의 태도는 비난 여론을 부르는 양상이다.
아산 A 교회 인근에 위치한 공장직원 ㄴ 씨는 "교회에 다니지 않지만, 집단감염 난 곳 근처에서 일할 수밖에 없어 불안하다. 이 교회가 지금 같은 시국에 왜 (대면)예배를 드리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털어 놓았다.
한편 아산시는 A 교회에 구상권을 청구할 방침이다. 오세현 시장은 8일 A 교회가 명백하게 현행 방역 수칙을 위반했다며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