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장로교 사상 첫 여성 교단장이 나왔다.
진보 성향의 장로교단인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 총회는 28일 오후 충북 청주시 청주제일교회 외 3개 교회에서 제106회기 총회를 열어 김은경 목사(익산노회)를 총회장으로 선출했다.
기장 교단은 코로나19 상황임을 감안해 제106회기 총회를 청주제일교회, 우암교회, 성동교회, 청주동부교회 등 4개 교회에서 분산해 진행했다.
총회장에 참석한 총대의원들은 투표 절차 없이 박수로 총회장 선출 절차를 마쳤다. 이로서 김 총회장은 한국 개신교 사상, 그리고 장로교단 창립 106주년 사상 첫 여성 교단장으로 올랐다. 김 총회장은 곧장 총회장에 취임해 임기를 시작했다.
기장 교단과는 달리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 등 주류 보수 장로교단은 △ 여성은 복종하고 다스림을 받아야 하는 존재이고 △ 여성은 선악과를 따 먹은 죄인이며 △ 예수의 제자가 모두 남성이기에 성직은 남성만이 수행할 수 있다는 성경적 근거를 내세우며 여성 성직자 임명에 부정적인 입장을 취해왔다.
이런 맥락에서 예장 합동 교단은 지난 13일 제106회기 교단 총회에서 여성 안수를 불허하기도 했다.
첫 여성 교단장 선출은 이미 김 총회장이 제105회 회기에서 목사 부총회장으로 선출되면서 예고됐었다.
김 목사는 임원 선출에 앞선 정견발표에서 "교회가 생명을 잃어버리고 신음하는 상황이지만, 하느님게선 여전히 빛의 역사를 이뤄가시리라 확신한다"며 "우리 교단에 새로운 이름을 기록하고자 바라는 마음으로 총회장에 입후보했다"는 뜻을 밝혔다.
김 목사는 이주민센터·성폭력상담소를 운영해 오며 이주민, 여성 등 약자들의 편에 서서 목회활동을 해왔다는 평가다. 김 목사는 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이주민소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하며 자신의 목회 철학을 펼쳤다.
첫 여성 총회장 취임에 기장 교단은 반기는 기색이 역력하다. 최부옥 100회기 총회장은 "한국 교회가 남성 위주로 한세기 이상을 머물렀는데, 2세기를 맞으며 모성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라면서 "여성 총회장 시대란 문을 연 선도적인 역할을 기장 교단이 했다고 생각한다. 여성 총회장의 모성 리더십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배태진 전 총무 역시 "첫 여성 총회장이 취임한 만큼 물꼬가 터져 여성 리더십이 강화되기 바란다. 개인적으로 여성과 남성이 번갈아가며 총회장을 맡는 것도 좋다고 본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