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

코로나19 이후 심화된 교회 양극화 현상과 목회자 권위 문제

혜암신학연구소, 11일 '교회 공동체와 목회자의 권위' 세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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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혜암신학연구소)
▲혜암신학연구소 김균진 소장

코로나19 이후 빈부 격차가 더욱 심화되고 있는 교회 현실을 두고 목회자 기본 소득을 보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혜암신학연구소(소장 김균진 연세대 명예교수)가 11일 오후 서울 안암동 소재 연구소 세미나실에서 '교회 공동체와 목회자의 권위'라는 주제로 '2021 가을 세미나'를 개최한 가운데 이날 사회를 맡은 김균진 소장은 교회의 공공성 문제 등을 토론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견해를 피력했다.

앞서 코로나19 이후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 개신교 목회자 현실에 대해 김요한 새물결플러스 대표는"이미 큰 흐름으로 자리를 잡아가는 '이중직업 목회자'들이 어떻게 양질의 목회적 소양을 유지한 채 공동체를 섬길 수 있도록 신학교와 교단이 나서서 감당해야 할 일들은 무엇인가"를 물었다.

이에 발표를 맡았던 김주한 한신대 교수(교회사)는 교단과 총회 차원에서 위기에 몰린 개척교회 목회자들의 처우 개선을 위해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고 뒤이어 김균진 소장은 "개교회 이기주의에서 탈피해 그리스도의 공교회성을 실천에 옮겨야 한다"며 "교회로 들어온 헌금을 교단 본부에 송금해야 한다"고까지 주장했다.

김 소장은 그러면서 "교회 자체가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서 교회 밖을 향해 빈부 격차 해소의 필요성이나 양극화 문제를 논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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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혜암신학연구소)
▲김요한 새물결플러스 대표

김 소장의 이 같은 견해에 김요한 대표는 80,90년대 교회 부흥기에는 교단 총회 차원의 의지와 노력이 있다면 그러한 주장이 혹여나 관철되거나 실행에 옮겨질 가능성이 있기는 하지만 교회 쇠퇴기에 들어선 현재 상황에서는 그동안 양산된 목회자들을 책임질 (교단 차원의)여력 조차 남아있질 않은 상태라면서 목회자 처우 개선을 위한 다른 설계의 필요성을 제안했다.

김 대표는 "교회의 공공성을 강화해 시민사회나 정부가 기본 소득을 보장받지 못하는 개척교회 일선 목회자들의 최저생계를 책임질 수 있도록 사회적 합의를 해나가는 전략을 새롭게 짜야 한다"고 주장했다. 단, 사회적 구성원으로서 교회의 사회적 책임, 즉 납세의 의무를 다하는 등 교회의 공공성 강화를 그 전제 조건으로 달았다.

목회자의 권위 문제도 다뤘다. 특권화·귀족화된 목회자의 권위 의식도 문제지만 반대로 '교회 민주화'를 기치로 목회자를 단순히 공동체의 1/n 정도로 격하시켜 목회자의 권위를 말살시키는 것도 문제를 지적이었다.

이에 김주한 교수는 루터의 보편 사제론에 근거해 "루터는 신분상의 구별을 두는 것에는 반대했지만 직무상의 구별만큼은 분명히 인정을 하고 있다"고 재차 밝혔다. 앞서 그는 발제를 통해 "루터가 보편적 사제론에서 모든 그리스도인이 신분상 차이가 없다고 해서 목사 직무의 특수성을 부인한 것은 아니었다"며 "루터는 목사란 말씀과 성례를 집행할 권한을 갖는 특수 직무임을 분명히 했다"고 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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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혜암신학연구소)
▲왼쪽부터 강근환 서울신대 전 총장, 김주한 한신대 교수, 장현승 과천소망교회 담임목사

김 교수는 "목사직은 교회 뿐만 아니라 세상을 위해 존재한다. 목사의 권위와 신뢰는 말씀과 성례를 통해 교회와 세상을 섬길 때 확보된다. 이런 점에서 루터가 목사를 성직자, 사제라고 불러서는 안되고 사도 바울이 말한 대로 "종" 혹은 "교역자"(봉사자)로 불러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의미심장하다. 교역은 곧 소명이다"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교역은 곧 소명이다. 그 직무는 하나님이 제정하시고 공동체를 통해 위임된다는 점에서 공적인 성격을 지닌다. 루터의 보편적 사제론이 의미하는 바는 성직자의 직무는 이웃사랑과 공공의 선을 위해 존재하며 그 바탕 위에서 직무를 올바로 감당할 때 공동체의 신뢰와 지지를 받을 수 있음을 분명히 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는 김요한 새물결플러스 대표 외에도 강근환 박사(서울신대 전 총장), 장현승 목사(과천소망교회) 등이 참석해 각각 논평을 발표하고 토론에 참여했다.

강근환 박사는 "중세 가톨릭 성직자 계층의 특권의 뿌리가 성례전에 있다"며 "그 성례전은 7성사로서 세례, 견신례, 성만찬(미사), 고해성사, 종유성사, 서품성사, 혼례성사 등이다. 중세 가톨릭교회는 이 성례전을 통하여 교권은 물론 세속권까지도 장악했던 것이다"라고 부연 설명했다.

장현승 목사는 칼빈의 종교개혁 전통에 의거해 다시금 진리의 말씀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목회자의 참되고 본질적인 권위는 말씀을 '오늘, 여기' 속에 살아 재현하여 영원, 거룩한 '말씀'이 '살아 움직이게' 하는 사명을 감당할 때 세워진다"고 강조했다.

이민애 theworld@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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