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교회 다닌다는 <지옥> 연상호 감독, "종교는 질문"

신의 뜻보다 인간의 반응에 중점을 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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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넷플릭스)
▲<오징어게임>에 이은 넷플릭스 세계 1위 드라마 <지옥>의 연상호 감독

"종교는 믿음보다 질문이라고 생각한다"

<오징어게임>에 이어 넷플릭스 드라마 세계 1위에 오른 <지옥>의 연상호 감독이 최근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자기도 교회를 다닌다면서 종교에 대한 소신을 이 같이 밝혔다.

연상호 감독은 <사이비>, <돼지의 왕> 등의 종교 관련 애니메이션과 <염력>, <부산행>, <서울역>, <반도> 등의 극영화를 만들었는데 이 중 <사이비>는 tvN에서 드라마 <구해줘 2>로 제작되기도 했다.

정통 개신교회 뿐만 아니라 사이비종교의 생리도 곧잘 이해하고 있는 연상호 감독은 인터뷰에서 "종교는 믿음보다 질문이라고 생각한다"며 "극 중 그려지는 죽음이 '살인인가 천벌인가'라는 답을 하기보다, 그게 살인이든 천벌이든 '우리는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를 묻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지옥>은 초자연적 존재의 지옥행 고지를 두고 신의 의도를 파헤치려 하기 보다는 납득할 수 없는 초자연적인 존재의 지옥행 고지 앞에 무력감에 빠진 인간들 그리고 그 혼란을 틈타 사람들 내면의 공포감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부흥하는 새진리회, 화살촉 등의 모습을 통해 지옥행 고지로 생지옥이 되어버린 현실 속에서 집단적 무력감에 빠진 이들의 태도와 반응을 섬세하게 스케치 하는데 집중했다.

극중 '화살촉'이 한국 사회 내 만연한 혐오 문화를 반영한 묘사인가를 물었더니, 그는 "실제 사건이나 있을 법한 일로 묘사하려 했지만, 어떤 '특정 사건'으로 보이진 않았으면 했다"고 답했다.

'화살촉'의 기괴한 분장에 대해선 "자기 얼굴은 메이크업으로 가리고, 프로파간다성 스피커로서 충실하게 사람들을 끌기 위한 목소리를 내는 존재를 시각화했다. '불쾌하다'는 반응도 자연스럽다고 생각한다"며 "김도윤 배우가 연구를 많이 했고, '목이 쉰 상태로 하고 싶다' 등 리얼하게 표현하려 노력을 많이 했다"고 소개했다.

연상호 감독은 이어 "넷플릭스와 논의할 때부터 '보편적 대중을 만족시키기보단, 장르물 취향의 시청자가 좋아하는 작품이 될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생각 외로 많은 분들이 봐주셔서 당황스럽고 어리둥절한 상태"라며 "후속 이야기를 만들고 있고, 내년 하반기 정도 만화로 우선 선보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 드라마에 대한 전 세계적 뜨거운 반응에 대해 연 감독은 "10여년 전부터 한국 작품들이 쌓아온 신뢰가 모여서, 세계 시장이라는 벽에 낸 균열들이 쌓여 최근 둑이 무너져내리는 것처럼 반응이 쏟아져 나오는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투시 카메라' 같은 화면은 "신이 만약 존재한다면 어떻게 볼까"라는 생각에서 착안했다고 답했다. 그는 "우리가 보는 내용은 뜨겁지만, 관조‧관망하는 신의 관점에서는 드라이한 현상이리라 생각했다"며 "모든 것이 들여다 보이고, 카메라는 전혀 움직이지 않는 풍경을 그려냈다"고 설명했다.

이지수 admin@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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