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와 부인 김건희 씨 부부 무속유착 의혹이 증폭되는 가운데 ‘비선정치ㆍ무속정치를 염려하는 그리스도인들 모임'(아래 그리스도인들 모임)은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연지동 한국기독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무속과 정치의 결탁에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앞서 MBC <스트레이트>와 <뉴스데스크>, 그리고 <서울의소리>, <열린공감TV> 등은 서울의소리 이명수 기자와 윤 후보 부인 김건희 씨 대화내용을 담은 녹취록을 공개했다.
이 녹취록에서 김 씨는 무속신앙과 유착과 검찰권 사유화을 시사하는 발언과 주술에 근거한 청와대 영빈관 이전 등의 내용을 언급했다. 한편 <세계일보>는 국민의힘 선대위 내 무속인 ‘건진법사' 가 활동하고 있다는 내용을 폭로했다.
이에 대해 그리스도인들 모임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최근 언론을 통해 공개된 육성 녹취록을 통해 밝혀진 바와 같이 국민의힘 선대위와는 별개로 윤석열 후보의 부인 김건희 씨와 주술적 무속인들이 윤석열 후보에게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라면서 "비선 실세와 정치권력과 야합하는 무속인의 결합은 국정농단 사태를 일으킨 박근혜 정권의 최순실을 떠 올리기에 충분하다. 더구나 주술적인 무속의 힘을 과시하고 미투의 가해자를 두둔하며 정치 보복을 정당화하는 김건희 씨의 언행은 영부인 후보로서 갖추어야 할 품위나 소양과는 거리가 멀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후보와 국민의힘 선대위는 의혹들에 대해 명확하게 해명하기보다는 여전히 이해할 수 없는 언행으로 변명을 늘어놓고 있다"며 "국민의힘 선대위와 윤석열 후보는 지금이라도 이 문제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김건희 씨와 비선 조직의 대선 개입을 근본적으로 막을 수 있는 대책을 유권자 앞에 제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발언에 나선 목회자 역시 한 목소리로 우려를 표시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인권센터 박승렬 소장은 "대통령 후보가 중요한 의사를 결정하는 데 점치는 사람들이 좌지우지하고 있다. 만약 이렇게 당선된다면 나라의 정책도 점을 쳐서 결정할 것"이라며 "점괘만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사리사욕과 특정 기업 등에 몰아주기를 하면 이것이 비선정치이고 부패고리가 된다"고 지적했다.
한국 교회의 회개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울림교회 이승봉 목사는 "무속신앙에 의지하는 후보를 지지하는 교회와 장로가 있다. 있어서는 안 되는 일들이 그리스도인 안에서 벌어진다"며 "그리스도인들이 이것부터 참회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리스도인 모임은 "비선정치와의 결탁이 국정농단에 이르지 않게 하도록 지속적인 모니터링 활동을 하는 한편 뜻을 같이하는 교회, 단체 등과 연대할 것"이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