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가난한 사람 돕지만 함께하지는 못하는 교회"

행싱침례교회 김관성 목사, 1일 페이스북 통해 전해

kimkwansung
(Photo : ⓒ김관성 목사 페이스북 갈무리)
▲행신침례교회 김관성 목사가 설교하는 모습

행신침례교회 김관성 목사가 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 설교의 원고 한 토막을 공유해 주목을 받았다. 김 목사는 이 글에서 예수는 세리와 죄인의 친구라는 별명을 얻으며 살았는데 오늘날 한국교회는 가난한 자들이 찾지도 또 가난한 자들과 함께하지도 못하는 교회로 전락해 버렸다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예수의 정신을 잃은 교회는 이미 예수의 제자가 하나님의 백성이 아니라고도 했다.

김 목사는 "진짜로 가난한 사람은 교회 못온다. 적응을 할 수가 없다. 각종 헌금들, 헌신의 요구들이 너무 많다. 아니, 당장 먹고 살 수도 없는데 교회 나와서 봉사할 시간이 어디에 있는가? 교회에서 요구하는 신앙 좋음의 모습을 가난한 사람들은 도무지 자기 삶에 실현할 수 없다. 그렇게 교회 문화가 망가져 버렸다. 도와는 주지만 함께하지는 못하는 문화를 교회가 자체적으로 만들어 버렸다"고 전했다.

이어 "오늘 우리 교회도 임직식을 진행하지만 돈 없으면 장로 될 수 있는가? 밥 사고 헌금도 제법 해야된다. 무엇보다 교회 구성원들의 시선이 가난한 장로님을 용납을 못한다. 우리는 하나님께서 아모스를 통해 우리에게 주시는 경고를 심각하게 들어야 한다. 나는 잘하고 있다. 나는 예배 잘 드리고 있어. 나는 구원의 확신 있어. 나는 하나님의 백성이야. 이런 생각, 거의 착각이다. 하나님이 우리의 힘이 되신다고? 그건 그냥 입바른 소리다"고 했다.

가난한 이웃에 관심이 없는 그리스도인은 자기애에 빠져 돈을 우상처럼 떠받들고 산다고도 지적했다. 김 목사는 "우리는 실제로 돈을 우리의 주님으로 모시고 산다. 모두가 자기의 삶, 자기의 미래, 자기의 노후, 자기, 자기, 자기에 정신이 팔려서 옆에 어떤 사람이 죽어 나가고 있는지 그런 현실들을 아예 관심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요즘 신자들의 신앙의 고민은 죄다 자신의 자아와 심리적 상태에 관한 것이지 다른 사람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이런 것이 어떤 현상과 문화를 만드는가? 평신도 중산층과 목회자들을 연합하게 만든다"고 덧붙였다.

김 목사는 "요즘 국회의원들 중에 많은 사람이 교회를 다닌다. 그 사람들 교회 오면 누구랑 제일 친하게 지내는가? 목사다. 교회의 자랑이 무엇인가? 판검사가 몇 명이냐? 박사들이 몇 명인가? 헌금이 얼마냐? 자기 건물은 있느냐? 전부 이런 거 아닌가?"라며 "주님은 별명이 세리와 죄인의 친구셨는데, 그분의 제자인 우리는 왜 이 모양일까? 간단하다. 주님의 제자가 아니기 때문이고 하나님의 백성들이 아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인간의 존엄을 망가트리는 가난의 실상에 대한 설명도 보탰다. 김 목사는 "여러분 가난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아는가? 가난은 단순히 돈이 부족한 정도가 아니라, 아이큐, 성격, 친구, 주거지, 성적, 삶의 기회, 의지력, 가정, 이 모든 것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타격을 안긴다. 개인의 의지와 노력으로 절대로 그 가난에서 빠져나오지 못한다. 그거 다 옛날 이야기다. 세상은 그들을 향해 게으르다. 노력 안한다. 성격이 이상하다. 그렇게 말할 수 있다. 그러나 교회는 그렇게 말하면 안 된다. 가난은 정말 무섭다. 가난에서 빠져나오려면 건강이 다 박살나서 죽어야 한다. 이것이 우리 사회의 구조다"라고 전했다.

이어 가난한 자들을 멀리하는 교회를 질타하며 당위적 규범을 제시하기도 했다. 김 목사는 "교회는 죽을힘을 다해 가난한 자들 곁에 있어야 한다. 이거 안 하면 교회는 자기 정체성을 망각하는 것이다. 자아분열 상태로 빠져드는 것이고 존재 의미가 없다. 교회는 하나님 형상대로 지음 받은 그들의 존엄이 무너지지 않도록 모든 자원을 다 동원해서 그들을 돌보고 먹이고 입혀야 한다. 그리고 그들의 가족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가난한 사람은 있어도 진정한 가난은 없는 미국 펜실베니아주에 있는 로제토 마을 공동체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아이들을 남기고 부모들이 죽으면 마을 사람들이 공동으로 그 아이를 대신해서 다 키우고, 고작 2,000여 명이 모여사는 마을에 시민의 모임이 스물 두 개나 되었고, 서로를 자주 방문하고, 길을 걷다가 마을 사람들을 만나면 멈춰서서 잡담을 나누고, 뒤뜰에서 음식을 만들어서 나눠 먹고. 일종의 '확장된 가족집단이 된 것, 비결이 여기에 있었던 것이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내가 죽어도 내 자녀를 책임져 줄 수 있을 정도의 관계, 가난이 있어도 진짜 가난한 사람은 없고, 가난해도 삶의 존엄이 무너지지 않는 그런 분위기. 그러니까 내가 속한 공동체가 나를 보호해줄 수 있다는 확신, 내가 위기에 처했을 때 주변 사람들이 함께해줄 것이라는 확신은 기꺼이 힘겨운 삶을 꾸려나가는 원동력이 되었던 것이다. 세상의 마을에서도 하는 것을 왜 주님의 이름으로 모인 교회는 그것을 하지 못할까? 도대체 우리는 어디에 우리의 마음과 정신을 팔고 있는 것인가?"라고 반문하며 글을 맺었다.

이지수 theworld@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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