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이찬수 목사, "교회의 평가는 몇명 모이느냐가 아닙니다"

예장 합동총회, 은혜로운동행 기도운동 전국기도회서 설교 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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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유튜브 영상화면 갈무리)
▲예장 합동총회(총회장 배광식 목사) 주관으로 열린 은혜로운동행 기도운동이 지난 10일 새에덴교회에서 전국기도회를 끝으로 마무리 된 가운데 분당우리교회 이찬수 목사가 설교를 전하고 있는 모습.

예장 합동총회(총회장 배광식 목사) 주관으로 열린 은혜로운동행 기도운동이 지난 10일 새에덴교회에서 전국기도회를 끝으로 마무리 된 가운데 기도회 설교자로 나선 이찬수 목사(분당우리교회 담임)의 메시지가 뒤늦게 주목을 받고 있다.

2부 회복의 기도회에서 '역설의 희망'(요한계시록 3:1-6)이란 제목으로 메시지를 전한 이찬수 목사는 설교 시작서부터 총회가 심혈을 기울여 연출하고 기획한 행사에 찬물을 끼얹는 듯한 경고의 메시지를 던졌다.

"네가 살았다 하는 이름은 가졌으나 죽은 자로다"라는 계시록 3장 1절 말씀을 인용한 그는 "너무나 모양을 잘 갖추고 온갖 예배하는데 필요한 요소들 좋은 거 다 갖추고 있는데 그런데 사실은 주님 보시기에 죽었다고 한다고 하면 우리의 이런 몸부림이 이게 뭐가 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사데교회의 더 큰 문제는 죽었다는 자각의 부재였다는 것도 밝혔다. 이 목사는 "아예 대놓고 교회가 그냥 쪼개지고 교회가 말도 안되게 비참해지고 누가 봐도 저 교회는 죽은 교회야. 분당우리교회가 저게 교회야? 저게 이름만 갖고 있는 거지. 차라리 그러면 안전한 거 아닌가?"라며 "그런데 보니까 그 교회는 엄청 좋은 교회라는 것이다. 여러가지 잘 갖추고 모범적이고 그래서 여기 보니까 네가 살았다 하는 이름을 가졌다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 주님은 죽었다고 생각을 하신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기도회가 너무 감사하고 너무 감격적이면서도 너무 화려한 것 같아서 마음이 아프다. 여러 순서 맡고 여러 좋은 거 나오고 엄청난 것들을 다 갖고 있는데 오늘 이 자리에 우리에게 두려움이 있는가?"라며 "정말 두려움이 있는가? 모든 사람들이 다 잘한다 잘한다 잘된다 잘된다 그러는데 이 시간 주님은 네가 이름은 갖고 있는데 네가 죽었다. 이 기도회가 만약에 주님이 그렇게 평가하신다면 이거 끔찍한 거 아니겠는가"라고 덧붙였다.

이 목사는 특히 "이 한 마디가 너무 두렵다. 네가 살았다 하는 이름은 가졌으나...이걸 통해서 우리가 뭘 점검해야 하겠는가? 죽은 상태로도 산 것 같이 다할 수 있다는 것이다. 죽은 상태인데 모든 걸 산 사람처럼 살 수 있다는 것이다"라며 "더 무서운 것이 뭔가? 네가 살았다 하는 이름은 가졌으나 죽은 자로다. 죽었는지 살았는지 이게 건강한 교회인지 병든 교회인지 이게 정신이 나간 목사인지 신령한 목사인지 마지막 평가는 주님이 하신다는 것이다"라고 전했다.

신앙을 또 예배를 사람의 눈에 좋게 보이려고 연출로 기획하는 교회 세태에 대해서도 각성을 촉구하며 날카로운 비판을 가했다. 대선 기간 여론 조사에 쫓겨 후보들이 지키지도 못할 공약을 남발하며 포퓰리즘 정치로 전락하는 모습을 지켜본 그는 "교회는 안 그런가"라고 반문했다.

이 목사는 "모든 교회의 평가는 거기에 몇명 모이느냐? 연예인을 쓰시지 왜 저 같은 걸 목사로 쓰시겠는가? 평가는 주님이 하신다. 주님의 평가로 나는 어떤 평을 받을지에 대하여 두려워 한다면 이러면 안되는거 아닌가? 평가는 주님이 하신다고 한다면 진짜 이렇게 목회하면 안되는거 아닌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목사는 "엄청난 하나님 영광을 경험한 이사야가 각성한 것. 딱 한 마디 아닌가? '화로다 나여. 망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불 받았다느니 엄청난 사명을 받았다느니 그런 걸로 사명자가 되는 게 아니다. 망하게 된 자신을 자각하는 것에서부터 사명이 시작되더라"고 전했다.

전인적인 신앙 성숙을 위해 믿음과 행위는 떼레야 뗄 수 없는 관계에 놓여 있지만 '오직 믿음으로만'(sola fide)이라는 종교적 구호를 외치면서 행위를 경시하는 한국교회 풍조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이 목사는 "우리는 계속 행위가 아니라고 한다. 우리는 믿음을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주님은 행위를 보신다고 한다. 네 행위를 내가 안다고. 행위에 뭐가 문제인가? 주님이 행위를 가지고 평가하시는데 그 행위가 일 얼마나 많이 했나 교회 얼마나 크게 만들었나 얼마나 한국교회에 이름 날리는 일을 했느냐가 아니라 여기 보니까 하나님 앞에서 네 행위가 온전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일 엄창 많이 하는데 막 교세 키울려고 엄청 노력을 하는데 그게 하나님 보시기에 '이건 아닌데'라고 하시는 것이다"라고 했다.

아울러 "이게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성품을 다하고 중심을 가지고 하나님을 사랑하라 했을 때 우리의 예배가 이렇게 화려할 필요가 있는가? 코로나19가 터지고 나서 모든 교회들이 방황하고 있는 이 현실 앞에서 정말 우리가 내실있는 하나님의 성도들로 그렇게 양육하고 길러서 어느 자리에 있든지 간에 그 골방에서 주님이 보시기에 얘가 드리는 예배는 이건 진짜 예배다 이렇게 가는 것은 좀 어려운 것인가"라고 덧붙였다.

이 목사는 이어 "기도회에서 가져야 되는 첫 번째 요소가 두려움이라면 두 번째 요소는 회개다"라며 "오늘도 하나님이 그 교회를 꾸지람 하시는가? 희망있다는 뜻이다. 너 죽었다. 주님이 책망하신다면 아직 희망 있다는 것이다. 회개는 죽은 자들이 하는 거라고 우리가 깨닫게 되는 것이다"라고 전했다.

또 한국교회 성장이 멈추고 가파르게 하향세를 보이고 있는 것을 우려하며 이 목사는 "우리 뭐 정치도 관여하고 경제도 관여하고 뭐 여기도 간섭하고 저기도 훈수두고 다 좋은데 젊은 애들이 우리를을 볼 때 목사들을 볼 때 저건 아니라고 생각해서 교회를 떠나면 어떻할 것인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새에덴교회 처음 와보는데 얼마나 많은 분들이 수고해서 이렇게 아름다운 본당을 건축했을까 대단하다 그 생각 밖에 안든다. 너무 귀하다. 얼마나 교회가 은혜로우면 이런 아름다운 예배당을 만드실 수 있겠는가? 근데 50년 뒤에 안채워지면 어떻할 것인가? 유럽에 그게 다 술집으로 바뀌고 그런다는데 안 두려운가? 이렇게 인생을 걸고 눈물을 흘리고 모든 걸 바쳐서 만든 이 건물이 지금 이렇게 오늘밤에 잘 쓰여지는게 너무 영광스러운데 50년 뒤에 이건 어떻게 될까? 그런 생각 안해보셨는가? 이게 술집이 되면 어떻하겠는가? 그래서 죽은 교회다"라고 덧붙였다.

코람데오. 하나님 앞에서의 신앙도 역설했다. 이 목사는 "정말 하나님을 의식하는가? 정말 하나님을 두려워 하신다면 이렇게 살지 못한다. 눈에 보이는 것만 갖고 판단하는 사람의 기준에 맞추다 보니까 우리가 무슨 정치하는 사람도 아닌데 어떻게 해서든 사람한테 맞추고 사람 비위에 맞추려고 하는데 이거 회개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이 목사는 마지막으로 신앙은 파편적이고 또 일시적인 연출이 아니라 과정으로서의 동행임을 강조했다. 그는 "사데교회 같이 죽은 교회에도 흰 옷 입은 자들이 있었다. 이들은 주님과 동행하는 자들이었다"며 "한국교회 썩어 빠졌다고 모든 사람들이 다 얘기하지만 이처럼 흰 옷 입은 이들이 있기 때문에 오늘 주님이 그런 자를 평가하는 것이다"라고 했다.

그는 "큰 교회 만드는 목사가 의로운 목사가 아니라 하나님과 동행하는 목사가 의로운 목사라고 한다. 세상에 많이 알려진 목사가 대단한 목사가 아니라 오늘도 상가교회 습기 많은 지하에서 참 고군분투 하는 전혀 알려지지 않은 목사님이라 할지라도 그래서 그 분이 하나님의 존전에서 날마다 눈물로 하나님을 부르짖어 사모한다면 그 분이 의로운 목사다. 막 감정에 들떠서 울부짖어 회개하는 그것도 필요하지만 이제 회개했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주님과 동행해야 된다. 노아가 그랬고 에녹이 그랬다"라고 전하며 설교를 맺었다.

한편 이날 저녁기도회 설교에 앞서 이찬수 목사는 분당우리교회 주일예배에서 일만성도 파송예배를 드리고 10년 전 한국교회 앞에서 약속한 교회 분립을 실행에 옮겼다. 이 목사는 분립 개척해 나간 29개 교회는 완전하게 독립적으로 운영될 것이라며 어떠한 관여도 간섭도 없을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

이지수 theworld@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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