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신학자 강호숙 박사(기독인문학연구원 연구위원)가 4일 점점 게토화되고 조야해 지는 개신교의 포교 방식, 특히 교회 특유의 워딩을 우려하며 "막무가내로 전도하고선 이를 거부하자 "그러면 지옥에 간다"라고 저주하는 열성파 교인이 사는 세상이 오히려 지옥이 아닐까"라고 문제를 제기해 눈길을 끌고 있다.
강 박사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요즘 일주일에 한 번 남편과 함께 탁구를 치기 시작했다. 나는 왕초보인지라 서브와 리시브 연습을 하는 정도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그런데 대화를 나누는 중 충격적인 얘기를 들었다. 탁구 멤버들 중, 교회 장로와 권사부부가 있는데, 짬짬이 시간에 교회에 나오라고 전도를 하길래 "교회에 다닐 시간이 없다"고 하자, "그럼 뜨거운 불구덩이에 들어간다"면서 저주를 퍼부었다는 것이다"라고 했다.
이에 강 박사는 "아니, 탁구치러 왔으면 탁구치면서 사람들과 교제하면 될 일이지, 제대로 인간관계도 맺지 않은 상태에서 무대포로 전도해놓고선, 거부당하자 "지옥간다"고 퍼붓는 저 무례함과 조야함은 어디로부터 왔을까 생각하게 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듣기론 요즘 교회가 "십일조 안내면 지옥간다", "주일성수 안하면 지옥간다"면서, 협박성 멘트를 살벌하게 날리고 있다고 한다"며 "개신교는 행위구원을 거부한다하여 중세 가톨릭으로부터 개혁된 교회인데, 어느새 십일조 내지 않거나 주일성수 하지 않으면 지옥간다는 행위구원으로 갈아탄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또 "왜 교회가 점점 이율배반적이며 무례하고 막되게 나가는 걸까? 그러면서 어찌 "하나님은 사랑이시다"고 말할 수 있을까?"라고 자문하며 "교회 안에 있는 사람들은 자기들에게 있어 천국은 '따놓은 당상이'라고 단단히 착각하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 대목에서 강 박사는 며칠 전에 관람한 영화 '코러스'의 한 장면을 회상했다. 그는 "문제 소년들이 모인 보육원에 새로 부임한 선생은 아이들을 사랑하며 합창을 가르쳤는데, 아이들을 따뜻하게 대하는 그 선생을 못마땅하게 여긴 교장이 그 선생을 해고하면서, "지옥에나 가라"고 저주를 퍼부었다"며 "그러자 그 선생은 "여기가 지옥이었어"라고 말하면서 아이들의 코러스의 환송을 받으며 그 보육원을 떠난나"고 전했다.
강 박사는 "타인을 함부로 대하며 막무가내로 전도하고선 이를 거부하자 "그러면 지옥에 간다"라고 저주하는 열성파 교인이 사는 세상이 오히려 지옥이 아닐까"라고 반문하며 "교회에 모여선 타인을 차별하며 혐오하고 심지어 저주하는 지옥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끝으로 그는 "인생을 많이 살면서 더욱 확신하는 것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는 인간을 사랑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왜 교인들은 그렇게 오랫동안 하나님을 믿는다면서 점점 무례하고 조야해지는 것일까?"라고 물으며 "이는 아마도 목사에 대한 맹목적인 신앙으로 가스라이팅되어 점점 비인간화되는 것 같다. 교회에 열심인 사람치고 타인에게 열려 있거나 매력적인 사람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게 서글프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