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제정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한 여론 조사 결과가 6일 공개됐다. 한국갤럽은 이날 "성별, 장애, 성적 지향, 학력 등을 이유로 한 모든 차별을 금지하는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이 추진되고 있다. 2022년 5월 3~4일, 포괄적 차별금지법에 대한 유권자의 생각은 '제정해야 한다' 57%, '제정해선 안 된다' 29%로 나타났다. 14%는 의견을 유보했다"고 밝혔다.
갤럽은 이어 "대부분의 응답자 특성에서 제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하고,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성향 진보층에서는 70%를 웃돈다"고 했으며 "국민의힘 지지층·성향 보수층·70대 이상에서는 제정 찬반이 엇비슷하게 나뉘었다. 이 법안은 2007년부터 15년간 거듭 발의됐으나, 제정으로 이어지지 못했다"고 전했다.
삶의 거의 모든 영역에 적용되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에 대해 갤럽 측은 그중 성(性), 나이, 장애인, 빈부(貧富), 성소수자, 학력·학벌, 비정규직, 국적·인종 등 8개 항목 각각에 대해 우리 사회의 차별 정도가 어떠하다고 보는지 유권자들에게 물었다.
그 결과 항목별 심각성 인식(4점 척도 중 '(매우+약간) 심각하다' 응답 기준)은 빈부(貧富) 차별과 비정규직 차별 80% 내외, 학력·학벌 차별과 장애인 차별 70%대, 성소수자 차별, 국적·인종 차별, 성(性) 차별 60% 내외, 나이 차별 54%로 나타났다.
'매우 심각하다' 응답 기준으로 보면 빈부 차별 46%, 비정규직 차별 40%, 학력·학벌 차별과 장애인 차별 각각 31%, 성소수자 차별 26%, 국적·인종 21%, 성 차별 19%, 나이 차별 14% 순이다. 빈부 차별이 '매우 심각하다'고 느끼는 사람은 50·60대 남성(50%대 후반), 생활수준이 낮을수록(상/중상 37%; 하 56%), 비정규직 차별과 학력·학벌 차별은 50대 남성, 장애인 차별과 성소수자 차별에 대해서는 20·30대 여성, 성 차별은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상대적으로 많았다. 대체로 더불어민주당 지지층, 성향 진보층에서 항목별 차별이 '매우 심각하다'는 응답이 두드러졌다.
8개 항목에서 차별의 대상이 되는 이들의 규모는 다르다. 소수에게 가해지는 차별은 다수가 느끼는 차별보다 더 큰 위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2021년 기준 우리나라 주민등록인구 약 5,164만 명 중 등록장애인수는 265만 명(5%), 체류외국인수는 약 200만 명(등록외국인 114만 명 포함)이다. 성소수자는 공식 통계가 없지만, 전체 인구 대비 극소수일 것이다. 전 인구의 5%를 넘지 않는 소수의 문제지만 상당수가 심각하다고 보는 점에 주목된다.
한편 다수가 느끼는 차별은 사회적 갈등을 증폭한다. 객관적 자산·소득 기준과 별개로 한국인 대다수는 자신이 경제적으로 부자가 아니라고 생각하며, 앞으로 부자가 될 가능성도 없다고 본다(→ G20190723). 2021년 기준 전체 임금근로자 2,122만 명 중 비정규직은 806만 명(38%), 고3 학령인구 49만 명 대비 수도권 일반대 모집인원은 약 12만 명(24%)이다. 성 차별과 나이 차별은 사실상 모든 이가 해당되는 사안이다.
보수 개신교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에 담겨 있는 독소조항으로 성소수자 차별 문제을 언급하며 다수의 표현의 자유 억압과 다수의 역차별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이들은 차별금지법이 이대로 제정될 경우 강단에서의 표현의 자유가 침해 받고 나아가 이 법에 의해 목회자가 처벌 받는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