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이찬수 목사, '가나안' 성도들이 양산되는 이유는...

15일 주일예배 설교서 대인관계 갈등의 원인으로 기능화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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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분당우리교회 영상 화면 갈무리)
▲분당우리교회 이찬수 목사

분당우리교회 이찬수 목사가 지난 15일 주일예배 설교를 통해 대인관계의 문제를 살피면서 담임목사와 부교역자 또 담임목사와 성도들 간 상처를 주고 피로감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관계의 기능화를 들어 주목을 받고 있다.

이 목사는 이날 설교에서 하나님을 믿지만 교회를 안나가는 성도들, 소위 '가나안' 성도들 역시 이러한 관계의 기능화로 인해 누적된 피로감 때문에 교회 나오기를 꺼리는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목사는 먼저 요즘 중년 남성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나는 자연인이다'라는 프로그램에 대한 단상을 나누며 "모두가 지쳤다는 것이다. 복잡하고 힘든데 다 내려놓고 혼자 산에 가서 저렇게 살면 좋겠다 그런 생각을 하게 된다는 것인데 문제는 이게 현실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왜 사람들은 모두가 힘들고 모두가 지치고 특별히 인간관계 때문에 왜 그렇게 상처를 많이 받는 것인가"라고 물은 뒤 기독교 상담가 브루스 톰슨 박사가 언급한 '세상은 서로 빼앗고 얻기 위해 관계를 도모하는 곳이지만 교회는 서로 위해 희생하는 공동체이다'라는 문구를 인용했다.

이 목사는 "세상은 서로 빼앗고 얻기 위해 관계를 도모한다고 하는데 이게 우리를 피곤하게 만드는 거 아닌가"라며 "직장에서 만난 사람들이나 또 어떤 세상에서 만난 사람들이나 나를 한 인격체로 대우하기 보다는 나를 기능으로 대하기 때문에 그래서 사는 게 피곤하고 지친다 그런 이야기다"라고 부연했다.

일만성도파송운동시 29개 교회 담임목사들에게 수차례 당부했다던 메시지도 되새겼다. 사역의 잘됨을 위해 성도들을 기능으로 대해서는 안된다는 당부였다. 이 목사는 "기능으로 대하는 시선을 못 견뎌 오죽하면 개척교회 창립멤버가 모두 교회를 떠나는 일이 발생하겠는가? 29개 교회 담임목사들에게 기능으로 사람을 평가하지 말고 한 인격체로 대해야 한다고 수차례 말했다"고 밝혔다.

담임목사와 교역자 간의 관계도 거래관계로 설정되면 위험하다는 의견도 피력했다. 이 목사는 분립 개척해 나가기 전 29개 교회 담임목사들에게 전한 메시지를 다시금 떠올렸다. 그는 "당신들 하고 나하고 지금 굉장히 위험한 관계다. 우리는 자칫 잘못하면 거래관계가 되기쉽다. 이찬수 목사가 분릭 개척한다는데 과연 그 약속을 지킬까? 또 몇명이나 보내줄까? 이런 생각을 자꾸 하게 되면 백퍼센트 상처 밖에 없다. 그래서 여러분들과 제가 노력해야 되는 것은 어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거래관계로 만난 것이 아니라 어떤 경우라도 여러분하고 저는 사랑의 관계여야 한다고 여러차례 이야기를 했다"고 전했다.

이 목사는 특히 거래관계로 자신이 상처받았던 과거를 떠올려 눈길을 끌기도 했다. 개척 20주년 기념예배를 목전에 둔 이 목사는 "한 20년 지나고 보니까 이제 우리교회 출신의 부교역자 출신의 목사님들이 엄청 많아졌다. 다 이제 사역지로 나간 분들이다. 숫자가 굉장히 많아졌지만 내 마음으로 그 분들을 생각하면 딱 두 종류더라. 저를 거래관계로 대한 교역자와 저를 사랑의 관계로 대하는 교역자. 이렇게 나뉘어지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래서 가끔씩 제가 상처를 받는다. 제가 아끼는 어떤 후배 목사가 있는데 이 분이 개척을 하는 과정에서 저를 찾아와 기도 부탁을 해서 제가 너무 신뢰하니까 우리 교회 성도님들을 통해 큰 금액의 개척 후원금을 그렇게 전달해 드렸는데 그렇게 하고 나서지금까지 연락이 없다. 상처를 받는 것이다. 아 저 분이 내게 다가온 것은 저 인격이 좋아서 다가온 것이 아니라 저를 통한 어떤 거래가 필요했던 것이구나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덧붙였다.

세상에서 기능과 거래관계로 상처 받은 사람들이 교회에서도 안식할 수 없어서 이른 바, 가나안 성도가 양산되고 있다는 지적도 곁들였다. 이 목사는 "너무나 삭막한 세상에서 나를 인격으로 대하지 않고 거래관계로 대하는 사람에게 상처 받은 분들이 교회에 와서 너무나 아름다운 사랑의 관계를 경험하면서 치유를 받는 게 교회인데 불행하게도 오늘날 사람들이 교회를 떠나고 하나님은 믿는데 교회는 안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이 목사는 "저는 개인적으로 가나안 성도를 이렇게 분석해 생각한다. 이 가나안 성도는 영적인 '나는 자연인이다' 이 분들이다. 교회 가면 힘든 것이다. 교회도 결국은 나를 기능으로 대하는 거 아니냐. 목사님이 나를 기능으로 대하는 거 아니냐. 그래서 상처를 받는것이다"라고 말했다.

이 목사는 그러면서 "새벽에 일어나 하나님과 독대하는 시간을 갖는다 하더라도 또 묵상한다 백번 떠들어도 아침 9시에 출근하자마자 교회 직원들을 함부로 대하고 교역자들을 자기 하수인처럼 대하고 그러면 저의 새벽은 하나님과 관계 가진 것이 아니다"라고도 덧붙였다.

끝으로 이 목사는 대인관계의 문제를 회복하기 위해 골로새서 3장 12절에 등장하는 다섯가지 항목들, 즉 긍휼, 자비, 겸손, 온유, 오래참음에 주목하며 이 덕목을 기르기 위해 훈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아지수 theworld@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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