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파감리교회 김기석 목사 지난 12일 환경선교주일을 맞아 그리스도인들에게 이웃의 범위를 확장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신음하는 창조세계의 문제를 되돌아 보며 "하나님은 인간을 창조 세계의 청지기로 삼으셨다. 돌보고, 가꾸고, 저마다의 자리를 잘 지키도록 다스리는 것이 인간의 책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하나님의 세계를 망가뜨리고 말았다. 철저한 참회가 필요한 때"라며 이 같이 전했다.
이날 설교에서 김 목사는 특히 선한 사마리아인 비유를 언급하며 우리의 이웃은 추상적인 존재가 아니라 때로는 우리가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도움을 주어야 하는 실존적 존재라는 사실을 거듭 강조했다.
김 목사는 "사실 따지고 보면 우리는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모른다고 할 수 없다"며 "잘 알지만 짐짓 모른 체 할 때가 많다. 하나님의 뜻은 우리 삶의 평온을 깨뜨릴 때가 많기 때문이다. 우리가 어떤 사람을 사랑하기 위해서는 수고로움을 받아들여야 한다. 곤경에 처한 사람을 돕기 위해서 위험을 감수해야 할 때도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가난한 사람을 돕기 위해서 지갑을 열어야 할 때도 있다. 그래서 우리는 삶의 문제를 신학의 문제로 만들곤 한다. 성경공부는 열심히 하지만 삶이 달라지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도 그 때문이다. '그대로 행하여라'는 말씀은 소박하고 단순하지만 그렇게 사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영생을 얻으려면 어떻게 행해야 되느냐 내 이웃이 누구인가 등 주님을 시험하기 위해 연속적인 질문을 던지는 율법 교사를 향해 주님은 선한 사마리아인 비유를 통해 "누가 그 강도만난 사람의 이웃이 되어 주었느냐"고 질문을 고쳐 물으며 오히려 율법 교사를 곤경에 빠트렸다.
이에 김 목사는 "이웃은 지금 절실히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다. 그는 누군가의 도움이 없이 스스로 서기 어려운 사람이다. 에마뉘엘 레비나스는 인간의 도덕적 의무는 '타자의 얼굴'과 만나는 순간 발생한다고 말했다"며 "그 얼굴은 우리에게 말을 건네고 관계를 맺자고 우리를 초대한다. 그의 초대에 응할 때 우리는 의젓한 하나님의 사람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이웃의 범위를 확장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김 목사는 "그런데 지금 우리가 '내 이웃이 누구입니까?'라고 묻는다면 어떻게 대답하하겠는가?"라며 "어쩌면 신음하는 피조물들이라 말씀하실지도 모르겠다. 끙끙 앓고 있는 피조물들이야말로 우리가 다가가 돌보아주어야 할 이웃이다"라고 전했다.
김 목사는 "이웃 사랑은 우선 동료 인간들에게 행해야 하지만 이제는 이웃의 범위를 넓혀야 할 때"라며 "신음하는 모든 피조물들을 이웃으로 여길 때 우리 문명은 새로워질 것이다. 우리가 정녕 하나님을 창조주라고 고백한다면 땅과 그 속에 거하는 것들을 함부로 대하면 안 된다. 믿음의 사람들은 피조물이 기다리고 있는 하나님의 자녀들이 되어야 한다. 할 수 있는 작은 일부터 시작하면 된다. 덜 쓰고, 조금 불편한 삶을 즐겁게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