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회장 장만희 사령관, 총무 이홍정 목사) 화해통일위원회(위원장 정병주 목사)가 11일 '분단된 한반도에서 평화의 길을 묻다'라는 주제로 기독교방송(CBS)와 함께 'CBS-NCCK 한반도 평화포럼'을 가졌다. 포럼은 14일까지 진행된다.
이날 포럼에서 이홍정 총무는 인사말에서 "한반도 분단과 한국전쟁은 생명 평화를 위한 인류 공동체의 계약을 위반하는 전형적인 반동이요 모순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생명세계에 대한 구조적인 죄악이다. 때문에 우리는 한반도에서 전개된 반생명적이며 반평화적인 모순의 역사를 뚫고 솟아 오르는 민의 변혁의 의지를 오메가 포인트로 삼아서 민족 공동체의 온전한 자주의 독립, 해방과 평화를 위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전했다.
또 "한국 전쟁을 끝내야 한다"며 "한국 전쟁은 우리 민족이 평화로 나가는 길에 놓인 결정적인 장애다. 한국 전쟁은 분단 체제의 고착화, 냉전 문화의 확산을 야기시키며 반평화의 상징이 되었다. 한국 전쟁은 전쟁의 정치학의 근간이 되어서 분단과 냉전의 사회심리를 내면화시켰고 끝내 한반도를 종말론적 규모의 대량 살상무기가 밀집된 세계 군산 정보 복합체의 수령에 빠트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반도 종전평화 캠페인을 통해 종접협정 70년인 2023년에는 종전을 선언하자"며 "미완의 해방 80년을 맞는 2025년에는 종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자. 이를 통해 남북연합과 동아시아 공동평화 안보체제 구축을 위한 토대를 마련하자"고 덧붙였다.
한편 첫째 날인 11일에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현주소를 돌아보는 성찰의 시간을 가졌다. 오전 Session 1 시간에는 '국제정치의 지정학적 현주소'라는 주제로 서보혁 통일연구원 연구위원(NCCK 화해통일위원회)의 사회로 김준형 교수(한동대 국제지역학과)가 발제를 하고, 남기정 교수(서울대학교 일본연구소), 이희옥 교수(성균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박종수 위원장(대통령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회)이 각각 한반도 평화에서 일본과 중국, 러시아의 역할과 입장에 대해 토론했다.
오후 Session 2 시간에는 '남북한 사회의 변화와 남북관계의 현주소'를 돌아보았는데,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NCCK화해통일위원회)의 사회로 임을출 박사(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가 '북한 사회의 변화와 남북관계: 전망과 과제'라는 주제로 발제를 하고, 이우영 박사(북한대학원 대학교)와 조영주 부연구위원(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토론했다.
이날 특히 김준형 교수(한동대 국제지역학과)는 미중 패권 갈등을 둘러싼 국제 정치를 분석하며 "미중 패권의 교체 시기를 최소한 200년으로 보는 사람이 있다. 저는 미국과 중국이 적어도 한 세대는 엎치락 뒤치락 한다고 본다"며 "이 말은 세 가지 시나리오가 향후 30년간 불가능할 것이란 얘기다. 미국이 중국을 확실히 제압하거나 중국이 미국을 압도하는 것은 어렵다. 또 미국과 중국이 다시 친해져서 협력하는 관계가 된다는 것도 불가능하다. 가장 가능하게 보이는 것은 미국과 중국이 끊임없이 소모전을 하고 다른 국가들에게 그 스트레스와 갈등을 전가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서는 "성급한 사람은 신냉전이 왔다고 얘기하지만 과거의 냉전 체제와는 전혀 다르게 세계가 얽혀 있다는 것을 볼 수 있다"며 "우크라이나 전쟁은 탈냉전체제를 종식시키는 것은 확실하다. 그러나 신냉전체제는 아직 물음표 속에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김 교수는 끝으로 "힘을 통한 안보는 군비경쟁을 불러일으킬 뿐이다. 평화를 통한 안보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 미중 패권의 갈등에 좌우되거나 희생되지 않기 위해 남북의 평화 구축이 더 절실히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김희헌 기장평화공동체운동본부 위원장(NCCK화해통일위원회)의 사회로 전체 토론 시간을 가진 후 포럼 첫 날 일정이 마무리됐다. 이날 포럼은 유튜브로 생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