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우리교회 이찬수 목사가 방미 중 요양원에 있는 모친을 뵙고 온 이야기를 전하며 자신이 시시한 목사로 살 수 없는 이유를 밝혔다. 21일 미국에서 돌아와 드린 첫 주일예배 설교에서 이 목사는 "사실 저는 이번 여름에 마음이 좀 비장하기도 하고 아프기도 하고 감사하기도 하고 복잡한 시간을 보냈다"고 운을 뗐다.
이 목사는 "여름에 제가 어머니를 뵈러 미국에 다녀왔다. 어머니 연세가 98세시다. 형제들이 막내가 목회하느라 혹시나 어머니 마지막을 못볼까봐 노심초사 해왔다. 저는 코로나19에도 못 갔지만 사실 일만성도파송운동 앞두고 올인해야 했기에 갈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98세이신 어머니가 코로나 확진이 두번이나 됐었다"며 "이번 1월달에 사실은 비행기표까지 사두었다. 한 주라도 뵙고 와야 되겠다. 그러다가 또 포기했다. 참 하나님 너무너무 신실하시다. 기다려 주셨다. 그래서 너무 감사하게도 일만성도파송 잘 드리고 여름에 미국을 다녀왔다"고 했다.
3년 만에 악화된 모친의 건강상태를 확인하고 "억장이 무너지는 것이었다"고 솔직한 심경을 밝힌 이 목사는 "그 짧은 한 3년도 안되는 그 시간 안에 너무 많은 변화가 어머니에게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로 치면 요양병원에 계신다. 침대에서 24시간을 지내셔야 된다. 그래서 화장실을 못 가시니까 기저귀를 차고 계신다. 옷을 스스로 못 갈아 입으시니까 직원들이 그것을 다 도와 주셔야 된다"고 전했다.
이에 이 목사는 "어머니를 뵙고 너무 충격을 받았다. 내가 알던 우리 엄마는 어디 가셨지? 그래서 참 마음 아픈 시간을 보내고 이제 그 다음날 또 어머니를 찾아 뵈었다. 진짜 마음이 아팠다. 저희 어머니도 그게 좀 의식이 되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머니와 두 번째 만남에서 있었던 에피소드를 털어놨다. 이 목사는 "갑자기 어머니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다. '네가 보기에 내가 참 초라하지?' 그 다음 말은 더 놀라게 하는 거다. '근데 나 쉽게 안 죽는다' 참 마음이 아팠다. 그런데 그 다음 하시는 말씀을 듣고 감동을 받았다. 그 다음 말씀이 뭐냐 하니까 '네가 하나님께 최선을 다해 충성하는 모습을 내가 끝까지 볼 거다'라는 것이었다"고 전했다.
이 목사는 "저는 이제 우리 어머니 하나님 불러가 주시면 좋겠다고. 천국에서 좀 육신을 털고 안식하셨으면 좋겠다고 그런 마음의 기도가 나오는데 어머니는 사셔야 되는 이유를 갖고 계시는 것이다. 막내 아들이 목사가 되어 있는데 허튼짓 하는 목사가 아니라 시시한 목사가 아니라 그래서 힘을 주어 하시는 말씀이 '네가 하나님께 최선을 다해 충성하는 모습을 내가 끝까지 볼거다'라고 하시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몸을 제대로 가눌 수 없어 침대를 벗어날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조차 목사 아들을 향해 목회일념을 강조한 어머니에게 상상을 초월할 도전과 자극을 받았다는 이 목사는 "너무 신비로웠다. 어머니의 각성의 그 한 마디 때문에 여름 내내 제 마음이 뜨거워졌다. 사실 제가 미국에서 돌아오고 우리 교회 거의 1등으로 출근했다. 우리 어머니에게 또 우리 어머니가 믿는 하나님께 보여드리고 싶은 거 아니겠는가? 시시한 목사가 되고 싶지 않은 것이다"라고 역설했다.
아울러 이 목사는 "십자가에서 주님이 하셨던 말씀. 다 이루었다. 뭘 이루셨을까요? 주님은 우리를 새생명, 새사람을 만들어 주시기 위해 모든 것을 다 거셨다. 그래서 새로운 피조물이 되었다. 여러분 저를 시시하게 보시면 안된다. 저도 여러분을 시시하게 보지 않는다. 여러분과 저는 주님이 올인한 인생이다. 그런데 시사할 수 있는가? 초라하게 살 사람들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또 "존귀한 사람답게 우리도 태평양 바다를 바라보면서 지평선을 믿는 사람처럼 그렇게 초라하게 살지 아니하고 거침없이 달려가길 원한다. 끝없이 달려가길 원한다. 예배 한번 잘 드리면 여러분의 오랜 무기력함이 끝나는 사건이 일어나게 될 줄로 믿는다"고도 했다.
한편 이 목사는 이날 사도행전 20장 22절에서 24절 말씀을 본문으로 지평선을 믿는 사람들은 도전이나 모험을 하지 않고 현실에 안주해 제자리를 멤도는 인생이라며 그리스도인들은 이처럼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성령의 인도하심에 따른 분명한 방향성을 향해 거침없이 달리는 인생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