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제일교회가 재개발을 두고 갈등해오던 서울 성북구 장위10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아래 재개발 조합)과 보상금 500억 원에 합의했다는 소식이 불거진 가운데, 재개발 조합은 오는 9월 6일 조합원 총회에서 승인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그런데 재개발 조합은 "합의안은 최종안이 아니다"며 합의문 내용이 언론을 통해 보도된 데에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이와 관련, JTBC는 ‘교회건물을 비우는 즉시 조합이 300억 원을 먼저 지급하고, 보상금과 별도로 교회를 지을 땅도 제공한다'는 내용이 담긴 합의문을 보도했다. 앞서 지난 7월 전광훈 목사도 설교 시간을 통해 합의 내용을 공개했었다.
이에 대해 재개발 조합은 24일 오후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이 내용이 자꾸 언론에 나오는 건 적절하지 않다. 합의안은 조합 총회에 안건으로 올리고자 문서화 한 것"이라고 못 박았다.
하지만 사랑제일교회 측은 조합과의 합의를 기정사실화 하는 분위기다. 이 교회 A 장로는 "현 교회부지와 비슷한 면적의 땅과 보상금 500억을 받기로 조합과 합의했다"고 주장했다.
눈여겨 볼 지점은 재개발 조합의 태도 변화다. 재개발 조합은 명도 소송에서 모두 승소했다. 대법원 확정판결은 올해 1월 나왔다. 앞서 1심 판결에 패소한 사랑제일교회는 서울고법에 항소했다.
이에 대해 서울고법은 2021년 6월 강제조정안을 내놓았다. ‘대토'와 함께 148억을 제공하라는 게 조정안의 핵심 뼈대였다. 하지만 사랑제일교회는 받아들이지 않았고, 대법원은 올해 1월 최종적으로 조합의 손을 들어줬다.
이러자 조합은 2021년 12월 사랑제일교회를 제척하기로 방향을 틀었고 2022년 1월 대법원 판결 직후 대의원 표결 실시해 제척을 확정했다.
하지만 사랑제일교회는 건재했다. 총 여섯 번의 명도집행이 이뤄졌지만 그때마다 성도들은 극렬히 저항했다. 그러다 돌연 재개발 조합과 교회가 500억 보상에 합의했다는 설이 흘러 나왔다.
이렇게 재개발 조합이 방향을 급선회한 건 앞서 적었듯 성도들의 극렬한 저항 때문으로 보인다. 여기에 미래비용 부담도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
교회 인근에서 자영업을 하는 B 씨는 "교회만 빼고 개발을 하기로 했지만, 교회 측이 공사를 방해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교회의 공사 방해를 막으려면 또 다시 비용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A 장로의 의견도 다르지 않았다. A 장로는 "만약 조합에서 용역을 투입한다 해도 법정 근로시간이 8시간이기에 감시를 위해선 세 개조를 운영해야 한다. 적어도 우리(사랑제일교회)를 막으려면 용역이 매일 3천 명은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재개발 공사 기간을 3년으로 본다면 조합이 용역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장위10구역 재개발의 명운은 오는 9월 6일 결정될 전망이다. 교회와 재개발 조합 양측 모두 결과 예측에 신중한 입장이다. 다만 A 장로는 "미래비용을 생각한다면 조합원이 합의할 것"이라며 조심스럽게 낙관했다.
하지만 재개발 조합은 싸늘하다. "만약 총회가 합의를 부결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재개발 조합은 "부결되면 사랑제일교회를 제외하고 개발을 진행할 것(제척)"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