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담교회 김관성 목사가 채무자의 윤리에 기초에 신앙적 강박에 빠져 있는 신자들을 향해 하나님의 은혜를 갚아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혀 있는 것은 결코 성경적이지 않다며 그런 강박에서 벗어날 것을 당부했다.
김 목사는 11일 주일예배 설교에서 이 같이 전하며 존 파이퍼 목사가 그의 책 <장래의 은혜>라는 책에서 나오는 용어인 '채무자의 윤리'를 되새겼다. 책에서 존 파이퍼 목사는 프랜시스 하버갈의 찬양 가사를 언급하며, 해당 찬송가 가사가 성경적이지 않다고 분명히 했다.
가사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네 너를 위하여 몸 버려 피 흘려/ 네 죄를 속하여 살 길을 주었네/ 너 위해 몸을 주건만 날 무엇 주느냐/ 너 위해 몸을 주건만 날 위해 무엇을 주느냐"
이에 김 목사는 "이 찬송가 모르는 우리 가족들이 어디있겠는가"라며 채권자 태도를 보이는 신앙생활에 대해 "존 파이퍼는 하나님은 우리에게 그렇게 큰 은혜를 받았으면서 너의 헌신은 왜 그것 밖에 되어지지 않느냐며 죄책감을 조성하시는 채권자가 아니라고 분명히 이야기를 한다"고 밝혔다.
김 목사는 "내가 너에게 이런 은혜를 주었으니까 이제 너희는 그 은혜를 갚는 심정으로 나에게 전 인생을 다 드리는 순종과 충성을 해야 한다. 이것은 여러분 결단코 성경적인 가르침이 아니다"라며 "그런데 이런 가르침을 자기의 신앙적인 논리와 철학으로 삼고 있는 분들이 교회 안에 생각보다 많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강박에 사로잡혀 있는 이들이 기대고 있는 신앙 체계의 두 가지 틀이 공포와 보상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김 목사는 "하나님 앞에서 무엇인가를 하면 하나님께서 복 주시고 무엇을 하지 않으면 하나님께서 그에게 징계를 하던지 뭔가 벌을 주신다고 하는 이 두 가지 내용이 신앙체계로 딱 잡혀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신자들의 이러한 심리를 이용하고 부추기는 설교자들에게 "그들은 성도들의 영혼을 공포와 보상이라고 하는 이 두개의 틀을 가지고 한평생 성도들의 영혼들을 조정한다"고 고발했다. 이어서 그리스도인들은 그런 유치한 신앙의 체계를 속히 내던져 버려야 한다고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성도들이 마땅히 누려야 할 평안함과 안락함을 죄스럽게 여기고 오직 고난 속에서만 은혜가 역사한다는 잘못된 신념에 사로잡힌 이들을 향해 윌리암 폴 영의 장편소설 <오두막>에 등장하는 한 대목을 인용하며 고난 속 은혜는 은혜의 한 종류일 뿐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은혜가 꼭 고통의 도움을 받아서 존재하는 것은 아닙니다. 고통과 고난이 있는 곳에서 여러가지 색채의 은혜가 발견되는 것 뿐입니다"
김 목사는 "은혜가 꼭 고통의 도움을 받아서 우리 가운데 역사되었거나 우리 가운데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꼭 좀 기억해 달라"며 "얼마나 복음적이고 아름다운 말이 아닌가"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