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파감리교회 김기석 목사가 지난 25일 주일예배 설교에서 얼마 전 있었던 각 교단 총회에 대해 짧은 논평을 했다. 김 목사는 "팬데믹 상황을 통과하면서 이 어둠의 시대에 교회가 해야 할 일을 집중적으로 다루고 문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하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만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것 같다"며 "꿩 잡는 게 매라는 식의 천박한 실용주의가 정의와 공의의 원리를 압도하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교회 세습을 금지하는 교단법을 무력화시키는 조치를 추인한 교단도 있고, 여성 안수를 허용하지 않는 것이 성경의 가르침에 부합한다는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한 교단도 있다"며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지만 교회는 여전히 구태를 벗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그 결과가 교인수의 감소로 나타나고 있다"며 "거의 모든 교단의 신자 수가 줄어들었다. 어찌 보면 자업자득이다. 스스로 설 자리를 좁히고 있다. 앞으로 이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다행스러운 것은 각 교단 총회가 기후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공감하고 있다는 것이다"라며 "탄소중립과 기후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교회가 해야 할 일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할 때다"라고 했다.
이에 김 목사는 "이것이 선언적으로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예산과 인력을 투입하여 연구하고 그것을 교회에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방식들을 연구해야 할 것이다"라며 "어제는 기후 정의 행동을 요구하는 시민 3만 5천 명이 광화문에 모여 새로운 질서를 열어갈 다짐을 했습니다. 지금은 긴급한 시기다"라고 했다.
한편 김 목사는 이날 빌립보서 1장 12~18절을 본문으로 전한 '나는 그것을 기뻐합니다'라는 제목의 설교에서 바울이 곤경 속에 누리는 기쁨을 살펴봤다.
그는 "감옥에 갇혀 있기에 바울이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 그러나 그는 낙심하지 않는다. 하나님의 말씀은 매이지 않음을 알기 때문이다"라며 "우리는 일이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때 조바심치거나 낙심한다. 그러나 하나님의 꿈에 동참하는 이들은 조바심을 버려야 한다. 어떤 일을 우리가 완수할 수 없다 하여 낙심할 것도 없다. 하나님의 일은 계속되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아울러 "40년 동안 출애굽 공동체를 이끌었던 모세는 하나님께 약속의 땅에 들어가게 해달라고 청했지만 하나님은 거절하신다"며 "그는 느보산 비스가 봉우리에 올라 후손들이 살게 될 가나안 땅을 멀리서 바라보았다. 모세 나이 백스무 살이었다. 성서 기자는 "그의 눈은 빛을 잃지 않았고, 기력은 정정하였다"(신 34:7)고 기록하고 있다. 눈빛이 살아 있었다는 말은 죽음에 이르러서도 그가 하나님의 빛으로 현실을 보았다는 말로 받아들이고 싶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