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1차 한국기독교학회(회장 임성빈 박사) 정기학술대회가 29일 서울 광장동 장로회신학대학교(총장 김운용 박사) 한경직 기념관에서 '포스트 코로나! 신학과 교회의 역할과 과제'라는 주제로 개최된 가운데 숭실대 김회권 교수(구약학)가 유사 영생을 추구하는 인류의 집체적 시도에 대해 반성을 촉구하며 부활에 대한 현대적 해석을 시도해 주목을 받았다.
김 교수는 이날 '포스트 코로나 시대 신학과 교회의 좌표: 지구 피조물 공동체의 왕 같은 제사장으로서의 교회'라는 주제 발표에서 노화와 죽음이라는 운명을 4차 혁명으로 극복하려는 인류의 시도를 경계하는 한편 죽음과 노화라는 운명을 부활의 빛 아래서 바라보도록 그리스도의 부활의 복음을 더 확신있게 전파해야 한다고 전했다.
김 교수는 먼저 "4차 산업혁명은 유사 영생을 추구하지만, 하나님의 자녀들에게 늙어가는 것은 쇠락하고 연약해지는 과정이자 하나님 나라의 신생아로 거듭 태어나는 과정이다 성경은 죽음과 노화에 맞서기보다, 죽음 너머의 부활을 고대하도록 이끈다"며 "교회가 줄 대답은 인간의 죽음과 연약성을 받아들이는 지혜를 가르치고, 죽음 너머에 실현될 부활과 중생을 선포하는 하나님 나라 복음"이라고 했다.
또 "그동안 한국교회는 타문화권에 거주하는 미전도종족이라 일컫는 타인종들에게 복음을 전하려 분투한 반면, 자신이 속한 사회를 하나님 나라의 비전으로 거룩하게 변형시키려는 사회선교 노력은 소홀했다"며 "하나님을 대적하는 세속사회와 문명에 대해 예언자적 견제와 비판은 거의 하지 못했고, 특히 기복적 번영신앙에 점령당해 예언자적 사회비판이 더 이상 들리지 않는다. 예언자적 공적 신앙 부재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전 세계가 하나의 지구촌으로 촘촘해진 관계망으로 전환되는 시대, 타자수용적 개방성이 세계 시민의 최고 덕목이 될 것이다. 교회는 이러한 때에 이방인을 하나님 나라에 초청했던 바울 사도의 화목케 하는 직분을 더욱 부각시켜야 한다"며 "교회는 하나님의 창조주권에 도전하는 생물학적·공학적 도전에 대한 경보음을 발하고, 유사영생을 시도하는 의료공학적 유토피아 대신 실제로 영생을 선사하시는 하나님의 무제한적 은혜를 이 세상에 매개하는 왕적 제사장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교수는 "하나님의 구원은 개인을 넘어 사회 생태계 전체의 구원과 영화를 지향한다. 참된 그리스도인들과 교회는 세계 만민의 운명에 책임을 지려 한다"며 "경제불의, 빈부격차, 환경파괴, 핵오염, 기후변화 등을 재림 예수에게 맡기고 오로지 내세적 구원만 기다리는 도피주의적 구원 대신, 세상변혁적 하나님 나라 운동에 참여한다. 주님의 구원을 즐기는 과정은 인격적 성화 과정과 동시에 이 세상을 구원하시려는 하나님의 도구가 되는 선교적 삶"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따라서 지구갱신론적 구원 시나리오를 믿는 성도들은 주님이 오시는 날을 대망하면서도 구원받은 개인들이 하나님 나라가 완전히 도래할 때까지 기다리며 살아갈 중간단계 사회가 기독교 친화적으로 변화되도록 분투하게 된다"며 "지구를 포기하고 우주 식민지를 개척하려는 미래 사회에 대해, 기독교는 지구공동체를 지키고 다스리며 관리하는 인간의 원초적 사명을 자각시키며 주지시키는 지구의 왕 같은 제사장 공동체로 성숙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기독교학회가 주최한 이번 대회는 한국구약학회, 한국신약학회, 한국교회사학회, 한국조직신학회, 한국기독교윤리학회, 한국기독교교육학회, 한국실천신학회, 한국여성신학회, 한국선교신학회, 한국교회음악학회, 한국목회상담학회, 한국문화신학회, 한국기독교사회복지실천학회, 한국기독교교양학회 등 14개 지학회가 공동 주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