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라는 이름을 내걸고 개최된 이태원 참사 위로예배를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참사 희생자들과 유족들을 위한 위로예배가 아니라 오히려 이번 사건에 무한 책임을 져야 할 국가권력의 정점에 있는 대통령 부부를 위로하고 격려하는 예배가 되고 말았다는 지적이다. 한국교회 이름을 도용해 권력자의 편에 서서 들러리를 서주었다는 비판마저 나오고 있다.
사실 이러한 권력 지향적인 이벤트성 예배의 뿌리가 보수 정권과 친분이 두터운 목회자들을 중심으로 박정희 정권 때부터 지금껏 이어오고 있는 국가조찬기도회라는 것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기도회에 참석한 역대 대통령을 향해 설교자들은 온갖 아부성 멘트를 날렸는데 그 중에는 심지어 외모까지 찬양하다가 역풍을 맞은 목회자도 있었다. 국가 권력 앞에 머리를 조아렸지만 나단 선지자 같은 기상은 보이지 않았다.
이번 위로예배에는 고 조용기 목사 장례식에 당시 대선 후보로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에게 안수 기도를 해 준 김장환 극동방송 이사장, 김삼환 명성교회 원로목사, 장종현 대한예수교장로회 백석 총회장, 오정현 사랑의교회 담임목사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앞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 감사예배를 드리기도 했는데 당시에도 특정인의 이름을 내걸고 권력 지향적으로 드려진 해당 예배를 둘러싸고 하나님 한 분만 일어서고 하나님께만 영광 돌리는 예배의 본질을 흐린 혼탁한 정교유착 예배라는 비판이 일기도 했다.
힘을 추구하며 권력을 지향하는 이벤트성 예배는 예배의 본질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그럼에도 예배의 본질을 흐리는 이러한 이벤트성 예배에 왜 그토록 집착하는 것일까? 힘 있는 목회자들이 예배를 수단 삼아 힘을 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배를 매개체로 활용해 국가권력의 정점에 있는 인물과의 친분을 통해 자기 힘을 확인하고 과시하기 위한 욕망이 그들 심리에 도사리고 있는 탓이다.
이러한 그들의 심리에 부응을 하듯이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8일 이태원 참사에 대한 의견을 청취한다는 구실로 용산 대통령실로 이들 기독교계 원로들을 초청해 오찬 간담회를 가졌다. 또 이들과 함께 나란히 서서 기념사진까지 촬영하고 대통령실은 이를 배포했다. 대통령실이 기독교계 원로들의 이벤트성 예배의 답례로 대통령과의 오찬과 기념사진 촬영이라는 종합선물세트를 선물한 것이나 다를 바 없었다.
정작 위로 받아야 할 이태원 참사 희생자 및 유족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결과적으로 힘을 추구하는 몇몇 힘 있는 목사들의 용산 대통령실 밥 한끼와 기념사진 한 장만을 남긴 한국교회 이태원 참사 위로예배. 누구를 위한 위로예배였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