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천신대를 설립한 고 은준관 목사 장례예식이 20일 오전 9시 연세대 루스채플 예배실에서 열렸다. 연세대 교목 정종훈 목사의 집례로 진행된 이날 장례예식에서는 박종화 목사(실천신대 이사장)가 설교를 전했고, 은준관 목사의 제자들, 조력자들의 조사가 이어졌다.
박 목사는 은준관 목사의 하나님 나라 신학을 '에클라시올라'로 정의하며 평생을 이 신학에 근거에 삶 속에 신학을 실천하기 위해 애쓰신 분이었다고 회고했다. 에클레시아가 큰 교회를 뜻한다면 에클레시올라는 작은 교회를 뜻하는데 은 목사의 삶 자체를 주님의 몸된 하나의 큰 교회를 구성하는 작은 교회로서의 소명을 실천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생명에서 생명으로'라는 제목으로 설교를 전한 박 목사는 그러면서 "은준관 목사의 생명은 하나님의 부르심으로 떠났지만 하늘에서 두 번째 부활 생명을 맞이하고 있다"며 "이 생명(정신)은 하늘을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여기 모인 우리 삶의 현장에 현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조사도 이어졌다. 박종환 목사(실천신대 부총장)는 실천신대 인가를 받았을 당시 기쁜 마음을 감추지 않았던 은준관 목사의 모습을 떠올리며 "하나님 나라의 신학적 고민과 더불어 한국교회에 대한 여러 염려로 대안을 찾고자 노력했다. 이것이 매년 국제 컨퍼런스의 주제가 되었다. 한국교회에 큰 물줄기를 놓으려고 애썼다. 신학이 어떻게 교회를 회복시키고 하나님을 영화롭게 할 수 있을지를 놓고 아파하고 고민했다"고 전했다.
고 은준관 목사에게 사사한 제자 조은하 교수(목원대 신학대학원장)는 조사에서 "스승님은 기독교교육학계에 있어서 시대의 선지자요 예언자였다"며 "은 목사는 치열한 학문적 고민을 통해 격동의 시기 기독교교육의 바이블과 같은 거작을 많이 남겼다. 은 목사는 떠났지만 그의 책들은 후학들에 부재 속에 현존을 경험하는 매개가 되어 그 신학과 삶을 계승하는데 있어 큰 자산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은 목사는 신학적 고민을 교회 현장에 접목시켜 더 나은 교회의 미래를 개척하고자 마지막까지 교회 주일학교 살리기에 힘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은 목사 생전 교회학교의 미래를 놓고 함께 고민해 온 '교회학교 세로 세우기 운동' 박행신 목사(현대교회)는 교회학교 살리기에 열정을 다했던 고인을 회고하며 "신학적 고민에 머무르지 않고 신학을 실천하셨던 분"이라고 소개했다.
이날 장례예식은 고 은준관 목사와 '70년지기'인 이계준 목사(연세대 명예교수)의 축도로 마쳐졌다. 이날 발인에 이어 하관예배를 끝으로 은 목사는 영면에 들어갈 예정이다.
한편 고 은준관 목사는 1933년 황해도 옹진군에서 태어나 감리교신학대학교를 나와 미국 듀크대학교 신학대학원에서 석사, 퍼시픽신학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고인은 감리교신학대학교 교수, 시카코한인교회 담임, 정동제일교회 담임, 연세대학교 신과대학 교수, 연세대학교 교목실장, 연세대학교 신과대학 학장 등을 역임했고, 실천신대를 설립해 제1대 이사장과 초대 총장을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