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단사이비 문제를 다룬 넷플릭스 '나는 신이다' 조성현 PD가 10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 다큐멘터리와 관련된 생각들을 나눴다.
'나는 신이다'는 JMS 총재인 정명석 등 4명을 다뤘다. 총 8부작으로 지난 3일 넷플릭스에 공개됐다. 정명석은 신도 성폭행 혐의로 징역 10년을 선고받고 복역, 지난 2018년 2월 만기 출소했다. 출소 후 또 신도들을 성폭행한 혐의로 지난해 10월 구속 기소된 상태다.
조 PD는 이날 간담회에서 "재판부가 4월을 넘기지 않고 선고하겠다고 하지 않았느냐. 추가 고소자가 등장해 사건이 병합되고 구속 기간이 늘어나면 형량이 줄어들 우려가 있다"면서도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고, 검찰총장도 이 사건을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으니 제대로 된 판결을 내릴 것"이라고 운을 뗐다.
조 PD는 특히 "사이비는 우리 사회가 길러낸 괴물"이라며 "정명석 씨가 그렇게 많은 여성들에게 몹쓸 짓을 하고 10년형을 선고 받았다"고 했다.
그는 "정명석씨는 출소 후 전자발찌를 찬 성범죄자였다. 보호 관찰자들은 관리 감독해야 하는 의무가 있지 않느냐. 이후에도 수많은 피해자가 나왔고, 그중 미성년자도 있다"며 "범죄를 저지르는 종교들에 대해선 종교성을 인정하지 않아야 하는 건 아닐까"라고 했다.
선정성과 논란 등에 대한 입장도 분명히 밝혔다. 성폭력 피해 사실을 필요 이상으로 상세히 또 반복적으로 공개하며 2차 가해 논란을 빚은 데 대해 "선정성이라는 키워드를 알고 있고 문제의식을 갖는 것도 당연하다. 하지만 이것은 영화나 예능이 아니라 실제 피해 사실이라는 점에 관심을 가져주시면 좋겠다"며 "질문을 바꿔보겠다. 지금까지 그렇게 많은 언론과 방송들이 다뤘는데도 이 종교단체들은 왜 계속 존재하고 있고, 이런 일들이 반복되고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논란이 되는 두 장면을 직접 언급했다. 첫째로 "메이플과의 녹취에서 정명석이 '50번 쌌어'라고 이야기하는 내용에 대해 말이 많다"며 "그 사안에 대해, JMS 안에서는 AI를 통해 목소리를 조작했다고 교육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둘째로 나체 여성들이 '주님, 저희랑 반신욕 해요'라고 하는 욕조 장면에 대해서도 "불편을 표시하는 분들 많은데 이 영상은 이번에 처음 나온 것이 아니라 모자이크 상태로 여러 번 나갔던 것"이라며 "이것도 처음엔 JMS 측에서 '몸 파는 여자들이 돈을 받고 의도적으로 조작해서 영상을 만들었다'고 해명했다가 나중에 내부자들인 것이 알려지니 '비키니 수영복을 입고 찍은 동영상'이라고 했다"고 폭로했다.
한편 조 PD는 "취재하면서 '도대체 왜 믿었어요?'라는 질문을 많이 했다. 출연자들이 나와 친해진 후 가장 상처받은 말이 이 질문이라고 하더라"며 "대답할 수 있는 건 '내가 미쳐서 그랬나봐요' 밖에 없다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와서 자기가 얼마나 미쳤고 왜 미쳤는지 사회에 던지고 다시는 나처럼 피해자가 없었으면 좋겠다고 하지 않았느냐. 정말 용기있는 선택을 했고 피해 당한 걸 얘기해줘서 존경 받아야 한다. 비난, 조롱의 대상이 되면 안 된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대한민국에서 종교의 자유 만큼이나 책임이 주어져야 한다. 이제는 (사이비종교 피해자의)2세에게도 관심을 가져 달라. 선택권 없이 노출됐는데 특정 사이비 종교를 믿는 부모를 둔 자식들의 피해가 크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