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장애인 주일, 4.19혁명 기념주일 설교] 어리석은 사람들

한문덕 목사(생명사랑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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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생명사랑교회 홈페이지(https://www.agapao-zoe.com))
▲생명사람교회 한문덕 담임목사

성경본문

에스더기 5장 9-14절, 누가복음서 12장 13-21절

설교문

[나라가 정말 걱정이다]

오늘은 부활절 둘째 주일이기도 합니다만, 장애인 주일이고, 4.19 혁명 기념 주일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오늘 당일은 너무나 슬프고 가슴이 아프고 화가 나는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던 날이기도 합니다. 우리 민족이 살아낸 역사와 우리가 이루어온 민주주의를 떠올리고 좀 더 나은 사회를 기대하고 하나님 나라를 일구려는 저는 요즘 의식적으로 그리고 무의식적으로도 매우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며 살고 있습니다. 개인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걱정 근심 없이 살아가는 법을 어느 정도 깨우쳤는데, 이 나라와 사회가 돌아가는 형편이 너무 암담해 보이기 때문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된 지는 1년이 지났고, 이제 곧 대통령으로 취임한 지도 곧 1년이 되어 가는데, 이렇게 짧은 시간 동안 이렇게 이 나라를 망쳐 놓을 수 있는지 실로 걱정입니다. "공든 탑이 무너지랴"는 속담과는 달리 다양한 분야에서 공든 탑들이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정치, 경제, 외교, 사회문화, 국가안보의 거의 전 영역에서 구멍이 숭숭 나고 잘못된 정책과 실책들로 인한 손해와 피해가 마구 불어나고 있습니다. 정권 초기부터 수많은 장/차관급 인사 및 대통령실 인사들이 하나같이 온갖 논란의 대상이 된 사람들이고, 그래서 일부 후보는 낙마했지만, 국회에서 청문회 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았음에도 임명을 강행하여, 신뢰할 수 없는 이들이 현재도 요직에 앉아 있습니다. 국민의 죽음에 어떤 책임도 지지 않는 행안부 장관을 비롯해, "무노조 사업장에 감동받았다"고 말하는 사람이 경제사회노동위원장에 있으며, 전두환, 노태우 군사독재 정권 당시 프락치 활동을 했다는 의혹으로 가득 찬 사람이 경찰국장입니다. 임명된 장차관들은 인사청문회를 통해 국회의 검증을 거치는데, 위장전입은 일반이고, 친일 발언, 아빠 찬스, 부동산 투기, 독재정권 옹호 등 그야말로 가관입니다. 대통령실 비서관들의 면면 또한 볼 만합니다. 이 중에는 극우 유튜버 방송에 참여한 사람, 국정원 간첩 조작 사건에 깊이 연루된 사람, 일베 용어를 쓰는 사람, 일본 앞에서만 서면 맹목적으로 머리를 굽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이 윗자리에 있으니, 이제 국민 중에서도 왜곡된 역사 인식을 가진 이들이 활개를 치고 다닙니다.

거기에다가 전문성이 필요한 직책, 예를 들어 금융감독원장, 법제처장, 국가보훈처장, 국정원 기획조정실장에도 전부 윤석열 사단으로 불리는 검사들을 앉혀 놓았습니다. 국가수사본부장에 검사 출신의 정순신 변호사를 앉히려다 학교폭력 문제로 낙마했지만, 서울대병원 감사도 검찰 출신,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도 검사입니다. 대통령이 인사권을 가지고 직접 관여하는 자리는 무려 7,000건이나 되는데, 지금 정부는 자리만 나면 검찰 출신이나 전현직 검사를 앉히려고 하고 있고, 실제로 지금 정부에는 검찰 출신들이 136명이나 있습니다.(https://h21.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53536.html)

"동질적 사고방식을 지닌 인물들이 한곳에 모여있다 보면, 국정 다양성과 효율성을 해칠 수밖에 없는데"(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의 비판), 이런 검찰 공화국의 수장인 대통령이 수시로 국회 내부에도 영향력을 행사하여 잡음이 끊이지 않습니다. 편중된 인사로 적절하지 못한 사람들이 윗자리에 있다 보니 홍수나 산불 사태에 민감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10. 29 참사를 불러오고, 한국에 온 미국 낸시 팰로시 하원 의장을 패싱 하는 등, 외교적으로 민감한 상황들에 대해서도 계속 실수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2022년 전 세계의 물가 폭등과 식량·에너지 위기를 비롯한 경제, 민생 위기 등 악재들이 잇따라 벌어지면서 고금리-고유가-고환율의 이른바 '3고' 상황이 발생했지만, 윤석열 정부는 주로 부유층 위주의 감세와 반 복지 정책을 써서 서민들의 삶을 더욱 힘들게 만들고 있습니다. 공공 부분을 민영화하고, 국유재산을 매각하여 국가 보유 자산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13개월째 연속으로 무역수지 적자를 내고 있는데, 이것은 외환위기 이후 처음 발생하는 일입니다. 가장 큰 원인은 바로 중국에로의 수출 감소입니다. 윤석열 정부 들어서 중국을 홀대하고 미국에 빌붙는 편향된 정책을 썼기 때문입니다. 한미 동맹이라는 구실을 내세워 경제마저도 미국의 우산 아래 넣으려고 하다가 중국과의 교역에 실패하고, 그러면서도 미국과 일본에게는 이용만 당할 뿐입니다. 일본에 강제 동원으로 끌려간 피해자들에게 마땅히 일본 가해기업이 배상을 해야 하건만, 윤석열 정부는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라는 국내 재단이 대신 배상하는 '제3자 변제' 방안을 발표하고 일본에게 선물로 주었는데, 돌아온 것은 독도가 일본땅이며, 한국이 불법 점거하고 있고, 강제동원이 아닌 자발적 선택에 의한 것이라는 교과서 왜곡이었습니다. 한일관계를 개선했다고 정부는 말하지만, 굴욕적으로 당한 것에 불과합니다.

최근 IMF가 내놓은 경제성장률 전망치에서 한국은 지난해 7월 이후 연속으로 4차례나 하향세입니다. 현재 한국의 가계 부채가 지난 5년 동안 30% 증가하여 GDP의 150%인데, 이것은 OECD 국가 중에서 제일 높습니다. 인구 고령화에 의한 한국 경제성장 잠재력 약화, 경상수지 악화, 가계 부채에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인해 한국이 순식간에 무너질 수 있다는 경제위기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대통령 직무실의 도감청 문제를 두고도 대처하는 방식을 보면 너무나 안일하고 무지합니다. 국민의 자존심에 큰 상처를 낼 뿐만 아니라 국민을 너무 무시합니다. 한편 이 나라를 누가 다스리고 있는 것인지 헷갈릴 때도 있습니다. 현 대통령인지, 그의 부인인지, 아니면 상왕 노릇하는 천공인지? 지금 현 정부를 두고 온갖 의혹이 난무합니다. 그래서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율은 급락하고 있지만 이들은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기득권 언론을 이용해 자신들의 실책을 감추고, 검찰의 몽둥이를 사용해 어물쩍 넘어가려 합니다. 그래서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은 부활절을 보내고 나서 매주 월요일마다 14개 교구를 돌며, '친일매국 검찰독재 퇴진과 민족정기, 민주회복을 위한 시국기도회'를 열고 있고, 매주 토요일 광화문과 시청 앞 거리에는 시민들이 몰려나오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기레기 언론과 검찰의 온갖 잘못들이 속속들이 드러나고, 대통령 선거와 국회위원 총선거를 신중하게 생각하고, 정치인을 보는 안목이 높아지는 국민이 많아지면서 한국 민주주의는 나름 성숙해 가겠지만, 그러는 사이 고통당하는 서민과 무너지는 나라를 보면 정말 걱정이 되고 골치가 아픕니다.

[권력과 자본으로 타락하는 인간]

오늘 성서의 본문에는 권력과 부의 정점에 오른 두 사람이 등장합니다. 돈과 힘은 고금동서를 막론하고 거의 모든 사람이 쟁취하려는 것입니다. 구약 에스더기의 등장인물은 하만입니다. 이 사람은 당대 최고 권력자인 페르시아의 왕 아하수에로의 총애를 한 몸에 입은 신하입니다. 하만은 친구들을 자기 집에 불러 자기 자랑을 늘어 놓습니다. 자신은 재산도 많고, 아들도 많으며, 왕이 여러모로 자기를 영화롭게 하고, 다른 대신들이나 신하들보다 더 높은 벼슬자리에 앉혔다고 말합니다. 덧붙여서 에스더 왕후가 차린 잔치에 초대받은 사람은 왕과 자기밖에 없다고 어깨에 잔뜩 힘이 들어가 있습니다.

당시에 아하수에로 왕의 권력이 어떠했는가는 에스더기 1장에 잘 나와 있습니다. 우선 그는 인도에서 에티오피아까지 127개의 도시와 지역을 다스립니다. 통치 3년째 되던 해에 이 왕은 모든 총독과 신하를 불러서 잔치를 베풀었는데, 그 잔치는 무려 6개월간이나 지속되었습니다. 이 잔치 자체가 페르시아 왕국이 얼마나 부요하며 찬란한 문명을 지닌 국가인지를 만방에 드러내는 것이었습니다. 한편 6개월의 잔치가 끝난 뒤에는 일주일 동안 왕의 도성 안에 있는 백성 모두, 빈부귀천을 가리지 않고 초대해서 잔치를 베풀었는데, 왕의 정원에는 흰 실과 붉은빛 털실로 짠 휘장을 대리석 기둥의 은고리에 흰 실과 보랏빛 실로 꼰 끈으로 매달고, 화반석과 백성과 운모석과 흑석으로 덮인 바닥에는 금과 은으로 도금을 한 의자를 놓아 두었습니다. 술잔은 모두 금잔이었고, 모양도 저마다 달랐는데, 왕은 이때 어전 음주법을 잠깐 유보하고 마음껏 술을 먹도록 하였습니다.

이런 권력자의 최고 총애를 입는 자리에 있는 하만은 이제 왕과 왕비 외에 그 누구의 눈치도 볼 필요가 없는 사람이 됩니다. 하만이 대궐에 드나들 때마다 모두 꿇어 엎드려 절하라는 왕의 명령에 따라 모든 이들이 하만에게 머리를 숙이자, 하만은 권력에 더더욱 취하게 됩니다. 그런데 하나님을 섬기는 유대인이었던 모르드개는 왕의 명령을 거부하고, 하만 앞에서 무릎을 꿇지도 않았고, 절도 하지 않습니다. 하만은 이런 모르드개를 볼 때마다 화가 잔뜩 치밀어 올랐고, 모르드개 뿐만 아니라 유대 민족 전체를 말살할 계획과 방법을 찾기 시작합니다. 성서는 교만한 한 사람의 권력이 어떻게 하나의 민족 전체를 위기에 빠뜨릴 수 있는지, 수많은 사람의 대량 학살을 가능케 하는지 드러내고 있습니다. 결국 하만은 왕을 살살 구슬려 전국 각지에 있는 유대인들을 학살하라는 왕의 조서를 작성하여 법령으로 공포하고 각 지방에 알리는 일을 시작합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에스더기의 본문에도 하만이 자기의 친구들과 아내와 함께 모르드개를 어떻게 죽이면 좋을지를 두고 얘기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이렇게 성서는 권력의 최정점에 있는 이들이 자신의 이익과 자신의 명예, 자신을 뽐내려고 하는 욕망, 남을 지배하는 데서 오는 쾌감을 누리려고 다른 이들의 목숨과 삶을 파리목숨보다 더 가볍고 하찮은 것으로 여긴다는 사실을 세밀한 어조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하만의 이런 모습이 마치 지금 우리 사회에서 권력을 잡은 자들의 모습과 겹칩니다.

한편 누가복음서에서 예수님의 비유에 등장하는 부자는 어떠합니까? 이미 부자인 주인공은 풍년이 들어 밭에서 많은 소출을 거두게 되었습니다. 부자는 갑자기 생긴 더 많은 소출을 가지고 어떻게 할까 궁리하다가 이런 결심을 합니다. "내 곳간을 헐고서 더 크게 짓고, 내 곡식과 물건들을 다 거기에다가 쌓아 두겠다. 그리고 내 영혼에게 말하겠다. 영혼아, 여러 해 동안 쓸 많은 물건을 쌓아 두었으니, 너는 마음 놓고, 먹고 마시고 즐겨라."

그런데 이 짧은 부자의 비유 속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어 하나가 있습니다. 바로 "나"입니다. "내 곳간, 내 곡식, 내 물건, 내 영혼". 이 사람의 관심은 오로지 자기에게만 쏠려 있습니다. 오늘 본문의 부자는 단 한 번도 다른 사람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습니다. 농사를 통해 얻은 소출에 대해서도 하나님께 영광을 돌린다든지, 고용된 노동자들에게 감사를 표한다는 말은 어디에도 나오지 않습니다.

예수님은 이미 이 사람이 부자라고 말하고 있는데, 이 말은 의미심장합니다. 예수님 당시에 부자는 매우 소수였고, 이 소수인 사람들이 엄청난 땅을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갈릴리의 땅도 많은 부분이 예루살렘에 사는 부자들의 것이었습니다. 원래 이스라엘은 평등하게 땅을 나누었기에, 한 명이 많은 땅을 소유하고 있는 것은 율법 정신에 어긋납니다. 뿐만 아니라 땅을 많이 소유하는 과정에서 불법을 했을 확률이 높습니다.

더군다나 땅은 생계와 직결됩니다. 작은 땅에서라도 소출을 내어 먹고 살던 소농들은 그나마 나을지 모르지만, 아예 땅이 없던 이들은 절대적인 빈곤에 시달려야 했고, 계속 빚을 져야 했고, 빚을 갚지 못하면 종이 되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부재지주들은 하루에 1데나리온 즉 최저 생계비를 주면서 노동자를 고용하거나, 높은 이자를 매기는 대부업을 통해서 부를 늘려갔습니다. 노동력을 최소화하지만 부가 가치가 높은 작물, 예를 들면 포도를 재배했는데, 이 때문에 곡식을 심는 땅이 줄었습니다. 부자들은 더 부자가 되지만 가난한 이들은 더욱 곤궁하게 된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부자에게 풍년이 들었던 것이고, 그래서 더 많은 소출을 거두었는데, 이 사람은 그것을 누구와 나눌 생각은 전혀 하지 않습니다. 이 사회의 구조적 불의를 변화시킨다든지, 미래의 후손을 위해 기부를 한다든지 할 생각이 없습니다. 오로지 "나"만을 위해 사용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실로 많은 사람이 높은 사회적 지위에 오르려 하고, 많은 돈을 가지려 합니다. 돈 싫다는 사람 별로 없고, 높은 자리 마다하는 사람도 많지 않습니다. 돈과 권력을 쥐면 모든 것이 가능할 것 같은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권력과 자본을 가진 자가 마치 하나님인 것처럼 행세합니다.

돈은 생계유지와 인간다운 삶을 살기 위해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높은 자리 또한 함께 사는 세상에서 요청되는 필수불가결한 자리입니다. 고위직 공무원이 담당하는 일들은 한 국가를 경영하고 이끌어가는 데 매우 중요한 것입니다. 그러니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합니다. 그런데 돈이 많아지고 권력이 생기면 놀랍게 사람은 위와 같이 타락하고 형편없는 인간이 됩니다. 따라서 우리 사회가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는 실력이 있고 충분한 재원이 있으면서도 어떻게 사회와 나라를 위해, 사적이 아니라 공적인 것에 자신을 내어주는 인재를 키우는가 하는 것입니다. 사실 이 문제에 가장 좋은 해답을 낼 수 있는 곳이 훌륭한 인격과 고매한 정신을 추구하는 종교계여야 하는데, 지금 전광훈 같은 사람이 교회 전면에 나서면서 그리스도교 이미지는 완전히 바닥이 되어 버렸습니다. 하나님을 믿는다면서 하는 행실은 사실 자본과 권력을 추구합니다. 할렐루야와 욕설을 마구 섞어서 외쳐대는 사람이 마치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것처럼 보이는 이 현실이 정말 안타깝고 실로 걱정이 됩니다.

[어리석은 사람들이 받는 벌]

만약 오늘 우리가 읽은 구약이나 신약성서의 주인공들, 즉 권력으로 남을 지배하고, 불법으로 번 돈을 가지고 자신의 욕구만을 채우려는 사람들이 계속 승승장구하고 잘 살았다면 오늘날 고생하는 평범한 서민이나 사회적 약자들에게는 아무런 소망이 없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결과는 그렇지 않습니다. 이들의 마지막은 그야말로 비참합니다.

우선 누가복음서에서 예수님은 이렇게 자기만 생각하는 그 사람을 바로 그날 밤에 하나님이 데려가실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렇게 되면 그 사람이 쌓아 놓았던 재물이 누구의 것이 되겠느냐고 묻습니다. 이 부자의 인생은 하루아침에 역전됩니다. 재물을 쌓아 두고 행복한 미래를 꿈꾸었겠지만, 닥친 것은 죽음이었고, 그 모든 재물도 다 쓸모없는 것이 됩니다. 이 사람의 죽음을 두고 애통해하거나 슬퍼해 주고, 함께 해줄 사람은 없어 보입니다. 이 사람은 자신의 곁에 사람이 아니라 물질을 두었기 때문입니다.

에스더기의 하만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그렇습니다. 모르드개를 처형하여 달아 두려고 마련한 그 높은 장대에 자신이 매달리게 됩니다. 하만은 왕비 에스더가 자신을 초대한 것이 자신의 권력 서열을 드러낸다고 생각했지만, 바로 그 자리는 자신의 목숨이 날아가는 자리가 됩니다. 에스더가 왕에게 하만이 어떤 일을 벌였으며, 어떤 계략으로 자신의 동족을 살해하려 했는지에 대해 낱낱이 밝혔기 때문입니다. 사건의 전말을 알게 된 아하수에로 왕은 하만을 처형하여 장대에 매달고, 유대 민족 전체를 다시 살릴 수 있도록 해줍니다. 이리하여 하나님의 정의가 바로 세워집니다.

자본과 권력, 즉 돈과 힘은 사람을 교만하게 하고, 다른 사람들을 깔보게 하며, 아랫사람이라면 마구 부려도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생각하게 만듭니다. 어리석은 사람은 자본과 권력을 손에 쥐고, 자신의 영화와 부귀가 영원히 지속될 것이라고 착각합니다. 자신의 한 치 앞을 내다보지도 못하고 어리석은 행동을 계속합니다. 바로 그 어리석음으로 인해서 자신의 무덤을 스스로 파는 것입니다.

예나 지금이나 우리 주변에는 이런 어리석은 사람들이 많이 존재합니다. 그들에게 권력과 돈을 준 것도 또한 어리석은 사람들입니다. 어리석은 사람들도 가득한 세상에는 고통과 아픔, 괴로움과 참사들이 반복됩니다. 따라서 우리 모두는 어리석음에서 벗어나 현명한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돈과 힘은 필요하지만, 돈과 힘에 취해서는 안 됩니다. 돈과 힘은 적절하게 배분되고, 사랑과 정의와 함께 사용되어야 합니다. 돈과 힘이 엉뚱하게 사용될 때 우리는 그것을 바로 잡아야 합니다.

돈과 힘을 가진 자는 너무 쉽게 폭력적이 됩니다. 돈과 힘으로 사람을 위협합니다. 벌금을 매기고, 감옥에 집어넣고, 심지어 죽이려 들 수도 있습니다. 모든 독재 권력이 그러하였고, 타락한 지도자들이 그러하였습니다. 그러나 그리스도인들은 위력 앞에 굴종하지 않습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달리신 그 십자가를 기억하며 당당하게 십자가를 지고 가려는 마음이 있습니다. 정의를 위해 싸우다 형장에 이슬로 사라진다면, 하나님께서 반드시 다시 일으켜 세워 주실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에스더 또한 그런 심정으로 아하수에로 왕 앞에 나선 것입니다.

사랑하는 생명사랑교우 여러분! 전국의 성도 여러분! 밝은 눈을 가지십시오. 분별력을 가지십시오. 세상이 험하다 보니, 잘못되고 거짓된 뉴스들이 너무 많습니다. 역사를 제대로 공부하십시오. 친일파들의 노골적인 역사 왜곡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습니다. 참된 역사적 진실을 바로 알고, 곧은 길을 걸어가시기 바랍니다. 역사를 바로 알 때만이 무너지는 담장 아래 서지 않습니다. 특별히 하나님 앞에 나아가 기도하시기 바랍니다. 기도는 우리를 담대하게 해줍니다. 우리가 하나님 앞에 진솔하게 아뢴다면 하나님은 반드시 돕습니다. 세상의 절망적인 현실만 보지 말고, 그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시는 하나님의 놀라운 섭리를 깨달으십시오.

우리가 한 믿음으로 나아갈 때, 하나님은 반드시 우리와 함께 하십니다. 때로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방법으로 우리보다 먼저 한 발 앞서 나가시고, 우리가 생각한 것 이상을 부어주시고, 우리의 헤아림을 넘어서 활약하십니다. 세상이 암울하다고 먼저 포기해서는 안됩니다. 우리는 우리가 할 일을 하고 나머지는 주님께 맡깁시다. 우리가 최선을 다했다면 그 이후는 주님께서 책임지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모르드개는 유대 민족의 심각한 위기 속에서 에스더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이런 때에 왕후께서 입을 다물고 계시면, 유다 사람들은 다른 곳에서라도 도움을 얻어서, 마침내는 구원을 받고 살아날 것이지만, 왕후와 왕후의 집안은 멸망할 것입니다. 왕후께서 이처럼 왕후의 자리에 오르신 것이 바로 이런 일 때문인지를 누가 압니까?" 여기에서 모르드개가 생각한 다른 곳은 바로 하나님의 능력입니다.

오늘 우리 사회의 이런 상황에서 과연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우리 교회는 무엇을 하면 좋을까요? 우리가 하지 않아도 하나님께서는 알아서 이 땅을 보살피시겠지만, 우리는 우리가 해야 할 일을 해야 할 것입니다.

생명사랑교우 여러분! 전국의 성도 여러분! 겨레를 위하여 기도했던 바울 사도의 심정과 이스라엘 백성에게 먼저 제자들을 파송하신 예수님의 마음을 지니시고, 오늘의 상황을 주목하셔서 여러분이 하실 수 있는 일들을 하시기 바랍니다. 자본과 권력을 따르는 어리석은 사람이 되지 말고, 현명한 사람이 되어 하나님의 구원 사역에 동참하시길 빕니다.

다함께 기도하겠습니다.

* 설교 후 기도

정의와 지혜의 하나님! 우리가 어리석은 사람이 되지 않게 하여 주소서. 자본과 권력이라는 우상을 섬기지 않게 하여 주소서. 하나님! 또 우리가 돈과 힘이 전부라고 생각하는 어리석은 사람들에게 당하지 않게 하여 주소서. 우상을 버리고 참된 하나님을 섬기게 하여 주소서. 어리석은 자들이 벌이는 못난 짓에 끼어들지 않게 하시고, 그들이 벌이는 불의와 폭력에는 맞서 싸우게 하여 주소서. 하나님! 우리가 우리에게 주신 돈과 힘을 적절하게 쓰게 하여 주소서. 내 유익과 내 명예, 내 욕심이 아니라 온전히 하나님의 뜻과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쓰게 하여 주소서. 암울한 시대에 우리 생명사랑교회가 빛이 되게 하시고, 어렵고 힘든 시절도 잘 견뎌내게 하소서. 늘 우리 곁에서 스승이 되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감사기도, 하나님께 감사하는 기쁨의 소식을 함께 나누겠습니다.

자비하신 하나님! 부활절 둘째주일을 보냅니다. 부활절 아침의 기쁨이 우리가 사는 날 동안 지속되게 하여 주소서. 작은 부활절인 주일을 맞을 때마다 죽음의 세력, 좌절과 절망의 세력들을 물리치고 언제나 새롭게 일어서게 하여 주소서.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의 삶이 영생과 평화와 소망과 기쁨으로 넘치게 하여 주시옵소서. 승리하신 예수님을 찬양하며 우리의 가진 것을 드립니다. 몸과 영혼, 시간과 재능을 드립니다. 주님께 받은 것이기에 다시 주님께 올려 드립니다. 우리의 마음과 예물을 받아 주옵소서. 이 예물이 세상을 치유하고 교회와 사회를 변혁하는 데 쓰이게 하소서. 우리가 물질을 드림으로써 물질로부터 자유하고, 물질의 종이 되지 않게 하소서. 이 물질을 가지고 세상에 나아가 선교활동을 할 때에 우리를 주님께서 허락하시는 축복의 통로가 되게 하여 주소서. 우리의 삶과 기도를 통해 주의 나라가 임하게 하소서. 모든 것이 주님께로부터 온 것을 기억하고 감사하며,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

* 파송사

사랑하는 생명사랑교우 여러분! 전국의 성도 여러분! 어깨를 쭉 펴고 똑바로 서십시오. 세상으로 두려움 없이 당당하게 걸어 나가십시오. 자유인으로 사십시오. 어리석은 사람이 되지 마십시오. 있다고 없어질 것에 붙잡히지 말고 영원한 생명의 근원이신 하나님을 붙드십시오.

* 축도

부활하신 주님께서 여러분을 부르셔서

무지에서 지식으로, 어둠에서 빛으로, 죽음에서 생명으로,

불행에서 평안으로, 오류에서 진리로, 죄에서 승리로 옮기셨습니다.

이제는 창조주 하나님의 무한하신 은총과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깊은 사랑과 거룩한 영의 사귐이 하나님만 믿고 굳세게 세상으로 나아가는 생명사랑 가족들에게, 생명의 근원이신 하나님만을 믿고 따르는 전국의 모든 성도들에게 지금부터 영원토록 함께 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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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적 현존, '경계의 신학'을 '경계 너머의 신학'으로 끌어올려"

폴 틸리히의 성령론에 대한 연구논문이 발표됐습니다. 한국조직신학논총 제73집(2023년 12월)에 발표된 '폴 틸리히의 성령론: 경계의 신학에서의 "영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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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희성은 예수쟁이...그의 학문적 정체성은 종교신학"

김경재 한신대 명예교수가 고 길희성 박사를 추모하는 글을 '기독교사상' 최신호에 기고했습니다. '길희성 종교신학의 공헌과 과제'라는 제목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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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몬 왕은 약자들이나 쓰는 속임수를 왜 썼을까?"

아이의 진짜 어머니와 가짜 어머니를 가려낸 솔로몬의 재판은 그의 지혜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건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최근 발간된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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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라는 개념이 인간에 의해 왜곡되고 짓밟혀왔다"

한신대 전철 교수가 「신학사상」 203집(2023 겨울호)에 '지구의 신학과 자연의 신학'이란 제목의 연구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이 논문에서 전 교수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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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 노동자 환대의 윤리적 전략 "데리다의 환대"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하 기윤실)이 12일 오후 안암로 소재 기윤실 2층에서 '이주노동자의 삶과 교회의 역할'이란 주제로 '좋은사회포럼'을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