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팬데믹은 잘못된 교회론의 병폐 드러냈다"

오세조 NCCK 신학위원장, 『바이러스, 팬데믹 그리고 교회』 북토크서 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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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사진=김진한 기자)
▲NCCK 신학위원회와 크리스찬아카데미가 공동주최하는 『바이러스, 팬데믹 그리고 교회』 출간기념 북토크가 28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연지동 한국기독교회관 2층 조에홀에서 열렸다.

NCCK 신학위원회와 크리스찬아카데미가 공동주최하는 『바이러스, 팬데믹 그리고 교회』 출간기념 북토크가 28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연지동 한국기독교회관 2층 조에홀에서 열렸다. 이날 북토크에서는 분야별 논찬자로 참여한 오세조 목사(NCCK 신학위원장, 루터대)의 논찬이 눈길을 끌었다.

오 목사는 이날 발표된 고백문서 중 '위기의 교회' 항목에 대해 "이미 팬데믹 이전부터 존재했던 한국 개신교회의 고질적인 병폐들이 문제의 핵심이었음을 올바르게 지적한다"며 "예를 들면 하나님의 자리에 교회, 목회자, 건물을 중심으로 한 잘못된 교회론이 문제의 핵심이었음을 올바르게 지적한다"고 밝혔다.

나아가 "우리 사회에 교회가 아직도 존재해야 하는 이유, 교회 존재의 당위성을 묻는다"라며 "이는 올바른 반성과 진정한 고백을 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정확한 원인이 진단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고백문서가 내리는 교회의 정의로 △다양한 사람과 문화를 긍정하는 친교 공동체 △서로 돌보고 서로 관계 맺는 섬김 공동체 △역동적이고 변혁적인 예배 공동체 △모두의 생명을 향한 살림의 공동체가 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 △보편적 교회와 신자의 사도성이 회복되어야 한다는 점을 확인했다.

먼저 친교 공동체로서의 교회에 대해 그는 "교회는 상호 개방적이고 상호 친교적이어야 하기 때문에 배제와 차별을 거부한다. 그러하기에 교회는 교인들로 하여금 목회자 중심이 아닌 서로 자유롭고 수평적인 소통이 가능해야 하며 하나의 동종 문화가 되거나 특정한 집단이 위계를 갖지 않도록 늘 경계해야 한다. 교회는 오직 하나님의 주권을 고백한다"라고 밝혔다.

또 섬김 공동체로서의 교회에 대해서는 "우리 인간은 서로에게 의존된 존재"라며 "그러므로 우리는 서로에게 책임 있는 존재로 다른 사람의 필요와 유익을 살피고 서로 돌보는 삶을 최우선의 가치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

예배 공동체와 살림 공동체로서의 교회에 대한 설명도 보탰다. 전자에 대해서는 "예배를 통해 신자는 자기가 누구인가를 자기 정체성을 깨닫고 자신과 교회를 새롭게 하여 선교적 사명을 감당한다. 더욱이 진정한 예배는 신자 개인뿐만 아니라 세상과 소통하며 세상 속의 갈등을 해소하며 하나님의 공의와 정의가 이루어지게 한다"라고 했다.

이어 후자에 대해 "교회는 신자 한 개인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라며 "개인 영성을 넘어 타자, 특별히 사회 경제적으로 취약한 이들을 살피고 하나님의 창조 세계에도 기여해야 한다. 더욱이 교회가 창조주인 하나님의 현존이자 궁극적으로 타자를 위한 공동체라고 정의할 때 타자는 과연 우리에게 누구인지를 반드시 숙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사도성의 회복과 관련해 "신자됨은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자유함에 있다"며 "즉 교회의 본질에 대해 항상 묻고 세상의 고통에 대해 고민하면서 형성된다. 교회됨과 신자됨은 세상과 교회, 인종, 계급 등 수많은 경계를 넘어 세상과 더불어 서로 배우고 서로 격려하고 서로 공함함으로써 하나님의 나라를 확장하는 것이다"라고 전했다.

발표를 마치며 오 목사는 교회론에 대한 논의를 확장할 수 있을 만한 질문도 던졌다. 특히 교회를 가리켜 타자를 위한 공동체라고 정의할 때 생태 정의에 입각해 타자의 범주를 식물 및 동물에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분야별 응답자로는 이상철(크리스천아카데미 원장), 최형묵(천안살림교회 담임목사), 이진형(기독교환경운동연대 사무총장), 송진순(NCCK 신학위원, 이화여대) 등이 나섰으며 양권석 전 NCCK 신학위원장(성공회대)이 문서의 취지와 지향점 등에 대해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다.

김진한 jhkim@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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