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성령강림주일 설교] 거룩한 영으로 살아가는 사람

한문덕 목사(생명사랑교회 담임)

hanmoonduck
(Photo : ⓒ생명사랑교회 홈페이지(https://www.agapao-zoe.com))
▲생명사람교회 한문덕 담임목사

성경본문

이사야서 61:1-3, 누가복음서 4:16-21, 사도행전 2:14-18

설교문

[성령강림주일이 지니는 뜻]

오늘은 성령강림주일입니다. 하나님의 거룩한 영인 성령은 태초에 하나님과 함께 수면에 운행하시면서 온 세상을 창조하는 자리에 계셨고, 예언자들의 입을 주관하셔서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셨으며, 세례를 받으시는 예수님 마음에 자리를 잡으시고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을 이끄셨습니다. 예수께서 부활하시고 무소부재하신 하나님의 자리로 가신 후 오순절이 되었을 때 다락방에 모여 기도하던 백이십여명의 사람에게도 찾아 오셨습니다. 사도행전은 성령 강림 사건을 이렇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오순절이 되어서, 그들은 모두 한 곳에 모여 있었다. 그 때에 갑자기 하늘에서 세찬 바람이 부는 듯한 소리가 나더니, 그들이 앉아 있는 온 집안을 가득 채웠다. 그리고 불길이 솟아오를 때 혓바닥처럼 갈라지는 것 같은 혀들이 그들에게 나타나더니, 각 사람 위에 내려앉았다. 그들은 모두 성령으로 충만하게 되어서, 성령이 시키시는 대로, 각각 방언으로 말하기 시작하였다."(행 2:1-4)

이 날을 기념하여 성령강림 주일로 지키고, 성령강림 주일은 교회가 탄생한 날, 즉 교회의 생일이기도 합니다. '평화의 터'라는 뜻의 도시 예루살렘 작은 다락방에서 시작된 이 사건은 2000년이 지난 지금 전 세계 23억의 구성원을 둔 세계 종교가 됩니다. 성령강림으로 그리스도교가 싹을 틔운 것입니다.

그리스도교 교회가 탄생하기까지 적잖은 고난과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평탄대로를 걸은 것이 절대 아닙니다. 이스라엘의 많은 사람들이 하나님의 마지막 예언자로 믿었던 세례요한이 권력자 헤롯에 의해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고, 하나님의 아들이요 구원자로 기대했던 예수님조차도 로마의 십자가 처형으로 죽임을 당하셨습니다. 예수님을 믿고 따랐던, 이들은 뿔뿔이 흩어졌고, 몇몇 제자들은 고기를 잡아 생계를 유지하던 옛 생활로 되돌아갔습니다. 모든 꿈이 사라지고 절망과 무력감의 늪에서 헤맬 때, 죽음을 이기신 예수님은 부활의 새로운 몸으로 제자들을 찾아 오셨고, 성령을 약속해 주십니다.

마태복음과 마가복음에서 빈 무덤을 발견한 여인들과 제자들에게 천사는 부활하신 예수님을 갈릴리에서 볼 것이라고 예언하였고, 요한복음에는 실제적으로 예수님께서 갈릴리 바다에서 고기 잡는 제자들을 찾아오셔서 손수 밥상을 차려 주시고, 양 떼를 먹이라는 분부를 내리십니다.

그러나 성령 강림의 사건이 일어난 곳은 우리 모두가 아는 대로 예루살렘입니다. 누가복음서에 따르면 예수님은 승천하시기 전 열한 제자들에게 "너희가 위로부터 오는 능력을 입을 때까지 예루살렘에 머물러 있어라"고 명령하셨고, 그래서 사도행전은 바로 이 예루살렘에서 교회가 시작되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갈릴리에 가면 예수님을 볼 것이라는 천사들의 말과 예루살렘에서 기다리면 거룩한 영의 능력을 입게 될 것이라는 주님의 명령은 갈릴리와 예루살렘을 함께 생각해 보라는 종합적 안목을 우리에게 요구합니다.

갈릴리는 예수의 제자들에게 어떤 곳이었나요? 우선 갈릴리는 제자들의 고향이었습니다. 그런데 고향이라는 사실보다 더 중요한 것은 예수님을 만나 하나님 나라 운동에 첫 발걸음을 뗀 곳이었다는 사실입니다. 일개 고기 잡는 어부에서 사람을 구원하는 새 시대의 리더로 거듭나던 곳이 바로 갈릴리였고, 예수님과 동행하며 오병이어의 기적을 맛보고, 예수님의 능력으로 아픈 이들을 치유하고, 귀신을 내쫓았던 곳도 갈릴리였습니다. 제자들은 갈릴리에서 하나님 나라의 일꾼으로 새롭게 태어났습니다. 부활한 예수를 만나려면 갈릴리로 가라는 천사의 조언은 예수님과 함께 했던 그 첫 마음, 첫 사랑으로 돌아가라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예루살렘은 어떤 곳인가요? 거기는 하나님의 거룩한 성전이 있는 곳입니다. 그러나 예수님 당시 그 성전은 뿌리로부터 부패했고, 그래서 성전의 종교적 정치적 지도자들은 성전의 부패를 비판했던 예수님을 모함하고 고소하여 십자가에 죽게 만듭니다. 따라서 예수를 따르던 사람들에게 예루살렘은 스승과 구원자, 하나님의 아들을 죽인 도시이고, 공포에 휩싸인 제자들은 스승을 배신하고 도망가야 했던 부끄러움이 아로새겨진 곳입니다. 예루살렘은 예수님과 그의 제자들에게 원수의 도시입니다. 갈릴리에서 예수님과 함께 성공의 환호성을 울렸던 제자들이 예루살렘에서는 치명적인 실패와 상처를 입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제자들은 바로 그곳 치명적 아픔의 장소에서 새로운 공동체 운동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마음에는 갈릴리에서의 진한 성취가 아로새겨 있고, 그 기억으로 절망의 장소인 예루살렘에서, 희망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따라서 성령 강림 사건은 전쟁의 한복판에서 피어나는 한송이 꽃처럼 모든 것이 무너지는 곳에서도 결코 잃어버릴 수 없는 새 희망의 모험과 도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성령강림 사건의 의미]

사도행전에서 묘사하는 성령강림 사건을 요약해 보면 "하늘에서 불어오는 세찬 바람", "방언하는 혀", "회개 운동과 사랑공동체의 탄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늘에서 세차게 불어온 "바람"은 하나님께서 인간을 창조하실 때에 흙으로 빚은 인간의 코에 불어넣어 그 생기를 말합니다. 히브리어로 루아흐! 곧 하나님의 숨결, 생령입니다. 이 바람이 갑자기 세차게 왔다고 하는 표현은 사람으로는 예측할 수 없고, 일단 임하면 거역할 수 없다는 것을 뜻합니다. 동시에 바람은 고대인들에게 가장 신비한 것이었습니다. 분명히 존재하지만 눈으로 볼 수 없고 손에 잡히지 않습니다. 어디에서 시작되어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없습니다. 언제 나타났다 언제 사라질지 모릅니다. 요한복음 3장 8절에서 예수님도 이렇게 말하십니다. "바람은 불고 싶은 대로 분다. 너는 그 소리는 듣지만,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는 모른다. 성령으로 태어난 사람은 다 이와 같다." 한편 바람의 임의성은 자유로움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바람은 불고 싶은 대로 불기 때문입니다. 자유자재하신 하나님의 숨결이 우리에게 들어와 살아가고 살아내도록 생기를 불러일으키고, 그 어떤 그물에도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자유롭게 살도록 하시는 영이 바로 성령인 것이지요.

성령이 임하는 사도행전의 장면에서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사실은 이 성령 체험은 몇몇의 사람에게만 선택적으로 임한 개인적이고 내면적 체험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모두에게 확실하게 겉으로 드러나는 공동체적인 체험입니다. 혼자 깨닫고, 홀로 충만한 경험이라기보다, 모두가 함께 겪어서 기쁨을 나누는 것이었다는 사실을 우리는 명심해야 합니다.

예언자 요엘은 야훼 하나님께서 오시는 날에는, 하나님께서 모든 사람에게 남녀를 가리지 않고, 심지어 종들에게까지 당신의 영을 부어주실 것이라 말했습니다. 예언자나 제사장이 아닌 평범한 사람들에게도 하나님의 영이 주어진다는 이 예언은 매우 충격적인 것이었는데, 베드로는 성령 강림의 사건을 통해 요엘의 예언이 이루어졌다고 믿었습니다. 성령강림 사건이라는 공동체적 체험을 통해 어떤 매개체도 없이, 중보자도 없이 누구나 하나님을 있는 그대로 만날 수 있다고 하는 선포는 정말 대단한 것입니다. 하나님을 만나서 진정으로 야훼 하나님의 이름을 부르는 사람은 누구나 구원을 얻게 된다는 것이 요엘의 예언이었고, 성령을 체험한 첫 그리스도인들은 바로 이 날 구원 체험을 하였습니다.

성령을 체험한 공동체는 지금 여기에서 하나님 나라의 평화와 기쁨을 누립니다. 또한 성령의 공동체 안에서는 남녀노소, 주인과 종 사이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차별적 요소가 사라집니다. 누구에게나 똑같이 하나님의 영이 임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영이 임한 사람들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난 것은 성령이 시키시는 대로 각 지방의 언어로 말하기 시작하였다는 것인데,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서로 소통하는 사이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예루살렘에는 세계 각국의 경건한 유대인들이 모여 살고 있었는데, 이날 전부 세계 모든 언어가 울려 퍼졌습니다. 방언을 한 사람들은 모두 갈릴리 출신이었지만 들린 말들은 전 세계의 언어였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영은 사람을 가리지 않고 누구에나 내리기에 사람 사이에 존재하던 모든 불평등과 차별을 없앨 뿐만 아니라, 그 누구와도 소통하는 사람이 되도록 합니다.

인류는 오래도록 자신의 부족, 혈연, 민족, 국가 등을 중심으로 집단 이기주의를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전쟁을 방지하고 평화를 유지하며,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국제협력을 증진 시키려고 만든 국제연합기구인 유엔(UN, United Nations)이 있지만, 자국 이기주의에 기반한 국제적 질서는 여전히 냉혹하기만 합니다. 교통과 통신의 발달로 지구는 하나의 마을처럼 되어가지만 자국 중심의 집단 이기주의는 갈수록 더 심해지고 있습니다.

인종 혐오주의가 여전히 존재하고 있고, 강대국들의 횡포 속에서 가난한 나라들의 주민들은 그야말로 비참한 하루하루를 살아갑니다. 전 세계적 재앙으로 다가오고 있는 기후 위기 앞에서도 상생과 공존, 협력과 참된 평화의 이상은 너무나 멀기만 합니다.

가장 고상한 지혜와 참된 가르침을 주고, 인류의 해방과 진정한 평안을 약속하는 종교조차도 놀랍게 민족과 국가이데올로기의 터전 위에서 작동합니다. 2022년 9월 21일 러시아 정교회의 키릴 총대주교는 러시아 청년들에게 동원령이 내리자 "용감하게 (전쟁터로) 가서 병역 의무를 다하라"며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치면 하나님과 함께 천국에서 영광과 영생을 누린다는 사실을 기억하라"고 설교합니다. 9월 25일 주일예배 시간에는 "병역 의무를 수행하다 죽는 것은, 타인을 위한 희생"이라며 "이 희생을 통해 자신의 모든 죄는 씻긴다."고 강조했습니다. 푸틴의 열혈 지지자인 키릴 주교는 푸틴 대통령의 장기 집권을 '신의 기적'이라 칭송했고, 우크라이나를 '악의 세력'으로 규정하며 우크라이나 침공을 '신성한 투쟁'이라고도 말한 사람입니다.

전 세계 많은 참된 종교인들이 키릴 주교의 설교에 크게 분노하고 실망을 감추지 못했지만, 사실 또한 많은 종교인들은 자기의 종교적 신념에 따라 다른 종교를 거짓과 사탄의 세력으로 매도하고 그들을 물리쳐야 할 적으로 규정합니다. 실제로 인류 역사의 많은 전쟁이 종교와 깊이 연관되어 있습니다.

사도행전에 따르면 성령 체험을 목격한 사람들은 베드로의 설교를 듣고 양심에 가책을 느끼게 됩니다. 자신의 잘못에 대한 직면하고 모든 사람이 하나님의 거룩한 영 앞에서 두려운 마음, 조심하는 마음을 갖게 됩니다. 성령강림 주일을 맞아 우리 또한 하나님 앞에서 두려운 마음을 지녀야 합니다.

[주님의 영이 내린 사람들]

오늘 우리가 함께 읽은 이사야서의 말씀은 주님의 영이 내린 사람들에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잘 드러내고 있습니다.

"주님께서 나에게 기름을 부으시니, 주 하나님의 영이 나에게 임하셨다. 주님께서 나를 보내셔서, 가난한 사람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고, 상한 마음을 싸매어 주고, 포로에게 자유를 선포하고, 갇힌 사람에게 석방을 선언하고, 주님의 은혜의 해와 우리 하나님의 보복의 날을 선언하고, 모든 슬퍼하는 사람들을 위로하게 하셨다. 시온에서 슬퍼하는 사람들에게 재 대신에 화관을 씌워 주시며, 슬픔 대신에 기쁨의 기름을 발라 주시며, 괴로운 마음 대신에 찬송이 마음에 가득 차게 하셨다. 그리하여 사람들은 그들을 가리켜, 의의 나무, 주님께서 스스로 영광을 나타내시려고 손수 심으신 나무라고 부른다."(61:1-3)

하나님의 영이 임한 사람은 가난한 사람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고, 상한 마음을 싸매어 주고, 포로에게 자유를 선포하고, 갇힌 사람에게 석방을 선언하고, 주님의 은혜에 해를 선언하며 죄 지은 자에게 하나님의 보복을 경고합니다. 모든 슬퍼하는 이들을 위로하여 재 대신에 화관을 씌우고 슬픔 대신 기쁨을 누리게 해 주기 때문에 사람들이 그들을 가리켜 의의 나무라고 부른다고 이사야 예언자는 말합니다.

하나님의 거룩한 영이 임하면 이렇게 살지 못했던 지난날의 모든 과오가 가슴 깊은 곳에서 우리를 회개로 이끕니다. 심지어 하나님의 이름을 들먹거리며, 주님의 이름을 내세우며 행했던 수많은 무지한 행위들에 대해 깊이 반성하게 됩니다. 한국 개신교에는 여전히 하나님의 사랑을 외치면서도 동시에 전쟁을 지지하고, 하나님에 대한 굳센 믿음으로 이웃을 혐오하는 말들을 쏟아내는 이들이 많습니다. 가슴이 찢어질 일이고, 너무나도 슬픈 현실입니다.

오늘 누가복음서의 본문에서 예수님은 나사렛 회당에서 자신의 사역의 핵심을 알려주기 위해 이 이사야서의 말씀을 인용합니다. 그런데 주님의 읽으신 말씀, 선포한 말씀에는 하나님의 보복의 날은 없습니다. 주님의 은혜의 해만 선포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눈먼 사람들에게 눈 뜸을 선포한다는 새로운 말이 첨가됩니다.

그동안 한국 개신교인들은 성령 충만에 대해 매우 편협한 이해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부흥회에서 박수치며 소리 높여 찬양하고, 열광적인 분위기에서 통성으로 방언을 하는 모습, 질병을 고치고, 안수하여 귀신을 쫓아내는 것과 같은 뜨거운 감정의 발현과 신기한 기적과 표적에 대한 추구가 마치 성령의 전부인 것처럼 오해했습니다. 광신적인 성령운동에 의한 성령 중독증에 걸리면서 성령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성령 망각증에 사로잡혔던 것입니다.(류장현 교수의 진단) 이제는 눈을 떠야 합니다.

사랑하는 생명사랑교우 여러분! 거룩한 영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요? 우리는 생명사랑 신앙고백문을 통해 이렇게 말합니다.

"모든 생명을 사랑으로 충만케 하시는 성령님은

우리의 삶과 역사를 진리로 이끌어 주시고,

우리를 일깨우셔서 선한 뜻을 따르게 하십니다."

우리가 고백하는 성령님은 모든 생명을 사랑으로 가득 채우게 하시는 분입니다. 감정의 황홀경에 빠지는 종교적 신비체험이 아니라, 가난한 이들이 겪는 어려움, 상한 마음, 슬픔에 빠져 있는 이들의 아픔에 공감하여 그들이 다시 기쁨과 생기를 되찾게 하시는 분이 바로 성령님입니다. 우리 생명사랑 교회는 이런 성령님에 의지해서 진리를 향해 나아갑니다. 참과 거짓을 분별하고, 악을 버리고 선한 뜻을 따릅니다. 불의에 맞서서 정의가 승리하도록 부단히 노력합니다. 정의를 세우되 사랑의 마음으로 합니다. 혐오와 증오가 아니라 인내와 사랑으로 주님의 선한 뜻을 따릅니다.

오늘 우리가 함께 고백한 니케아 신경은 거룩한 영은 바로 하나님의 영이며, 주님 예수 그리스도의 영이심을 고백합니다. 성부와 성자 하나님과 더불어 성령 하나님도 영광을 받으시려면 우리들의 삶이 성령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의 삶을 통해 가난한 이들에게 기쁨의 소식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는 무지 속에서 고통당하는 이들에게 빛이 되어야 하고, 온갖 억압과 부자유함 속에서 답답한 이들에게 생기를 주고, 자유의 숨결을 불어넣어야 합니다. 우리 생명사랑교회의 모든 사역이 주님의 은혜의 해를 증언하고 보여 주어야 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언제나 기억해야 하는 것은 바로 주님의 은혜, 즉 조건 없이 베푸시는 그 사랑입니다.

노상 강도였다가 수도원의 영적 스승이 된 압바 모세에 대한 이야기를 하나 들려 드리고 오늘 설교를 마칠까 합니다.

스케티스에 있는 수도원에서 한 수도사가 죄를 지었습니다. 그 수도원의 영적 스승인 압바 모세를 포함한 집회가 소집되었습니다. 하지만 압바 모세는 거기에 가기를 거부했습니다. 사제가 사람을 보내어서 그에게 말했습니다. "오십시오. 모두가 압바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압바 모세는 일어나 갔습니다. 그는 구멍 난 바구니에 모래를 채워서 가져갔는데, 다른 사람들이 나와서 그를 맞이하며 말했습니다. "압바, 이것이 무엇입니까?" 압바 모세가 대답했습니다. "제 죄가 뒤로 줄줄 새 나오는데, 저는 이를 보지 못합니다. 그런데 이런 제가 다른 형제의 잘못을 심판하러 가고 있습니다." 그들은 이 말을 듣고 더 이상 아무 말 없이 그 수도사를 용서했습니다.

하나님의 거룩한 영으로 살아가는 여러분들의 삶에 언제나 용서와 사랑, 평화와 기쁨이 충만하시길 빕니다.

다함께 기도하겠습니다.

* 설교 후 기도

거룩하신 하나님! 늘 우리와 함께 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주님의 영은 태초의 창조 때부터 지금까지 한결 같습니다. 우리에게 생기를 불어 넣어 주시고, 예언자들을 통하여 말씀하시며, 진리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생각나게 하십니다. 우리 모두가 주님의 영을 받아 살아가게 하시고, 아픈 곳이 세상의 중심이라는 사실을 기억하게 하소서. 거룩한 영으로 살아가는 우리들과 함께 하시어 우리가 가는 곳마다 자유와 기쁨과 지혜와 치유가 일어나게 하소서. 우리 모두를 한 마음으로 이끄시는 성령께서 우리의 주인 되셔서 무엇보다 서로 존중하고 경청하는 이들이 되게 하시고,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며 서로 돕고 함께 사는 법을 익히게 하여 주소서. 우리 생명사랑교회가 성도들 간의 우애에 사랑을 더하여 언제나 생명들을 살려내고 사랑이 넘치는 교회가 되게 하여 주소서. 우리의 주님이시며 참된 구원자 되시는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 감사기도, 하나님께 감사하는 기쁨의 소식을 함께 나누겠습니다.

우리의 깊은 곳까지 아시는 하나님! 우리에게 베풀어주신 주님의 은총에 감사하며 작은 정성을 모읍니다. 우리의 삶에 굴곡이 있고, 그늘이 있고, 때때로 헤어 나오지 못할 수렁이 있더라도 감사를 놓지 않게 하여 주소서. 불평과 불만으로 내게 주어진 삶을 헛되게 소비하는 일이 없게 하소서. 보이는 것에 취하여 보이지 않는 것들의 소중함을 놓치지 않게 하시고, 작은 일에 얽매여 큰 것을 잃어버리는 어리석음에서 건져 주소서. 주님께 예물을 드리면서 우리의 생각과 몸과 마음도 드립니다. 모두 받아주소서. 받으셔서 깨끗하게 하여 주소서. 곳곳에서 일어나는 하나님 나라 운동에 이 귀한 예물들이 쓰이게 하여 주소서. 무엇보다 우리가 물질의 노예가 되지 않게 하시고, 빵은 필요하지만 빵만으로 사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늘 기억하게 하소서. 주님께서 부르실 때, 언제라도 달려 나갈 수 있도록 준비된 자가 되게 하여 주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

* 파송사

사랑하는 생명사랑교우 여러분! 전국의 성도 여러분! 어깨를 펴시고 똑바로 서십시오. 세상으로 당당하게 나아가십시오. 자유인으로 사십시오. 거룩한 영으로 가득한 삶을 사십시오. 주님의 진리를 가슴에 아로새기고, 주님의 은혜의 해를 선포하십시오. 여러분이 가는 곳마다 기쁨과 평화의 소식이 들리게 하십시오.

* 축도

지금은 산 자에게 사랑을, 죽은 이에게는 평화를 내리시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크신 은혜와 하나님의 극진하신 사랑과 성령의 거룩한 사귐, 애틋한 위로가 사랑과 지혜의 영, 거룩한 영의 가르침에 따라 많은 열매를 맺으며 생의 기쁨을 누리는 생명사랑 교우들 위에, 전국에서 거룩한 영을 힘입어 살아가는 모든 성도들 위에 지금으로부터 영원토록 함께 있기를 간절히 축원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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