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CK 신학위원회가 6월 발행한 '사건과 신학'에서 '강남 학원가 마약 음료 사건'을 다뤘다, 이번호에는 송진순 NCCK 신학위원(이화여대 신약학)과 이진경 NCCK 신학위원(협성대)이 각각 △강남 청소년 마약, 사건의 복기 △청소년과 마약을 주제로 글을 기고했다.
마태복음 10장 34절 말씀을 인용한 송진순 위원은 "교회와 신학이 중독과 폭력에 노출된 취약한 이들이 놓인 삶의 자리, 이 사회 병폐의 원인을 읽어낼 줄 아는 분별의 힘을 회복해야 하는데 그 동력이 희미하다"고 고발했다.
그러면서 "정부 차원에서 마약 중독을 예방 단속하고 마약사범을 처벌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청소년 마약 중독은 그렇게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라며 "단속과 처벌 이상으로 질병으로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 중독자를 배출하는 사회적 원인 파악, 단약과 재활을 위한 당사자 중심의 의료지원과 체제 정비 등 전 사회적 관심과 인식의 전환이 요청되는 일이다"라고 했다.
송 위원은 특히 "교회가 선악 이분법에 근거한 정치적 선전에 편승하여 병폐의 진짜 원인을 읽지 못하고 낙오자를 양산하는 데 동조하거나 한발 나아가 선인(교인)들로 이루어진 거룩한 집단의식을 구축하는 어리석은 일을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라고 했다.
교회가 중독 당사자에 낙인과 혐오를 걷어내고 인격적인 관계 안에서 중독 당사자를 회복시키는 일에 힘쓸 것도 요구했다. 마지막으로 송 위원은 "교회에서 청소년 마약이라는 빙산의 일각이 드러낸 한국 사회의 병인에 대한 고민들이 또 다른 균열과 불화를 내며 예수의 선포에 한 발 더 다가갈 수 있기를 고대해 본다"라고 밝혔다.
'청소년과 마약'이란 제목으로 글을 기고한 이진경 위원은 "청소년들 사이에서는 무엇이든 빨리 전파되는 속성이 있다. 그리고 대부분의 청소년들은 또래집단 사이에서 남들과 다르게 행동하는 것을 극도로 꺼린다"며 "호기심 때문이든, 쾌락과 자극에 대한 욕구 때문이든, 우울감이나 고독을 피하고 싶기 때문이든, 만약 어떤 종류의 마약이 그 해결 수단으로 가볍게 취급되고 유행처럼 번진다면 IT와 배송시스템이 초도고로 발달한 이 사회에서 청소년들 사이에 번지는 그 불길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거의 없을 것이다"라고 우려했다.
이 위원은 그러면서 "대부분의 사회적 영역에서 목소리를 잃어버린 교회는 유감스럽게도 이 부분에 대해서도 할 말을 찾지 못하는 것처럼 보인다"며 "하나님의 형상을 지닌 인간을 고백하고, 하나님 나라의 생명과 정의와 평화를 추구하는 그리스도인들에게 인간의 육체와 영혼을 망가뜨려 하나님의 형상을 파괴하는 마약의 존재는 악마의 현신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더구나 그 대상이 마땅히 보호해야 할 청소년들이라면 그리스도인들이 지녀야 할 책임과 의무의 무게는 더욱 무거워진다. 집중적인 관심이, 즉각적인 행동이 필요한 시간이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