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언론위원회(위원장 권혁률, 이하 언론위)가 2023 정책협의회 선언문을 최근 발표했다. 언론위는 선언문에서 "기성 언론은 시대의 지표가 되어야 할 저널리즘의 본질을 잃어버려 사회의 문제가 되고 국민의 비난을 받고 있다"며 "더욱이 언론은 이런 현실을 반성하고 개선하기보다는 생존과 권력을 위해 국민의 기대를 저버리는 일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새로운 미디어들은 세상을 더 가깝게 느끼게 하고 멀리 있는 사람들과 연결하는 매체가 되리라 기대했지만, 그것들은 오용되고 악용되어 사람들을 분열시키고 고립시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언론위는 특히 "미디어로 인해 소외와 상처를 받는 사람들이 증가하며 세상은 점점 불평등해지고 있다"며 "병든 언론과 기계적 승자독식의 디지털 문명에 의해 우리는 이념과 알고리즘에 사로잡혀 있다. 그뿐만 아니라 가짜뉴스와 그 전파를 막을 수 없는 상황에서, 빠르고 정교한 인공지능과 '딥 페이크' 기술에 의한 위협이 우리를 덮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언론계에서 고착되고 있는 구조적 부정의도 문제 삼았다. 언론위는 "언론의 정당한 보도를 가짜뉴스로 몰아가고, 독립적이어야 할 공영방송을 예산 집행 중단과 재원 확보 방식 변경으로 압박하고, 방송전파의 공공적 관리를 위해 일해야 할 방송통신위원회를 국가 감찰 기능으로 강제하는 모습들이 보인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리스도인들이 미디어 소비자이자 전파자, 때로는 생산자의 책임감을 인식하고 실천할 것을 요청한다"며 "그리스도인으로서 우리는 미디어에 대해 성찰하고 참여하는 사명을 갖는다. 우리는 알고리즘에 의해 조작되고 이용되지 않으며, 갈등을 부추기는 뉴스와 정보, 각종 콘텐츠의 함정에 빠지지 않아야 한다. 우리는 정파적 편향으로 인해 분노하거나 차별하지 않으며, 신앙 공동체와 민족 공동체의 건강한 발전을 위한 민주 시민의 책임을 회피하지 않아야 한다"고 전했다.
이 밖에 "미디어가 인간의 존엄성을 존중하고 불평등을 해소하는 데 기여하며, 정의와 평등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사회의 제 권력과 집단을 감시하고, 목소리 없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려주는 사명을 수행하기를 촉구한다"고 했으며 "우리는 이를 위해 교회를 깨우며, 미디어 기관들에 호소하며, 권력을 비판할 것"이라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