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서이초 여교사 사건 앞에 "교회는 함께 끝까지 울어야"

'NCCK 사건과신학' 최근호, '서이초교 여교사 죽음에 대한 교회의 애가(哀歌)' 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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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NCCK 사건과 신학 블로그 갈무리)
서이초교 여교사 죽음에 대한 교회의 애가(哀歌)

'NCCK 사건과 신학' 최근호에 박창현 교수(NCCK 신학위원, 감신대 선교학 교수)의 '서이초교 여교사 죽음에 대한 교회의 애가(哀歌)'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이 글에서 박 교수는 서이초 여교사 사건에 대해 "서이초 여교사 사건은 교사의 권위가 상실된, 곧 교육의 목표와 순기능을 상실한 교육의 현장에서, '강남'이라는 대명사로 대표되는 특권의식을 가진 학부모라는 괴물 집단과 책임을 질 줄 모르는 교육 공무원들의 방관이 만들어낸 타살이라는 판단이다"라고 밝혔다.

박 교수는 이어 "교육자라는 순수한 꿈을 가지고 자신의 인생을 준비하여, 이제 막 그 가슴 부푸는 첫발을 내딛는 한 여교사를 이 사회가 죽음의 공간에 홀로 서도록 방치한 결과이다"라며 "마치 아무런 보호 장구도 갖추지 않은 해병대 병사를 수해 현장의 급 물살 속에서 스스로 살아남도록 강요하여 죽음으로 내몬 것과 같은, 이 사회의 슬픈 단면인 것이다. 이는 교사의 정당한 지도와 교과 과정 속에서 일어난 학생의 일탈 행위에 대한 어떠한 조치도 허용하지 않는 "학생 인권조례"가 만들어낸 시대의 아픔이기도 하다"라고 했다.

박 교수는 그러면서 이번 사건의 문제의 핵심이 "교육의 본질이 왜곡된 이 사회와 교육 현장의 깊은 병"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현장의 교사들보다도 교육을 질적으로 외형적으로 자신들이 더 많이, 잘 받았다고 착각하는 학부모 집단에게서 자신들은 교사집단보다 더 많은 부와 권력을 가졌기에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신들이 주인이다"라는 왜곡된 의식을 뿌리 깊게 갖고서 교사들을 하대하고 멸시하려는 태도 등은 여러 모습의 사례들로 자주 포착되어진다"고 전했다.

또 "공교육의 현장에서는 우리 교육의 목표가"홍익인간"이라는 전인적 가치는 무시된 채, 보다 좋은 상급학교 진학과 좋은 직업을 얻기 위한 점수를 얻는 과정쯤으로 평가절하되어 있으며, 거기에 자기의 옳음을 "선동질"로 증명하려는 갑질 문화의 만연이 문제이다"라며 "옳음이 아닌 "법적 승리"가 최선으로 여겨지고, 가진 자가 돈으로 법조인을 고용하여 법적으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해 대중과 여론을 선동하고 조작하여 박수치는 시대가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여진다"고 덧붙였다.

교육 현장의 부조리 앞에 교회의 올바른 역할에 대해서도 논했다. 박 교수는 "어느 순간부터 교회는 세리와 죄인, 창녀들, 소외된 자, 병든 자와 귀신 들린 자와 가난자 편에선 약자들을 위한 종교에서, 바리새인과 서기관 장로들과 제사장들을 위한 가진 자의 종교로 변하여서 세상을 향하여 세상 속에서 세상을 섬기는 선교를 하라는 명령을 교회 안에서 자기 교인들 만을 위한 교회로 변화되어 가는 안타까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운을 뗐다.

그는 특히 "그 증거가 이전에 1919년 나라를 잃은 서글픔 가운데서 3.1 독립 운동의 기수가 되어서 사회의 모범을 보였던 교회의 모습은 더 이상 찾아볼 수가 없다. 60년 70년대 도시화와 산업화 시대를 거치며 도시빈민들과 노동자들과 농민들의 편에서, 핍박당하는 정치인들의 편에서 용공주의자로 내몰리면서까지 이 사회의 어두운 곳을 밝히며 민주사회의 발전에 기여했던 교회의 모습은 요원하기만 하다"며 "요즘 교회는 세월호 사건에서, 이태원 참사에서 우리가 그들과 함께 울었고 또 서이초교 사건에서도 우리가 함께 울고 있지 않냐? 고 반문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심각하게 스스로에게 질문해 보아야 한다, 우리는 정말 그들을 위해 끝까지 동행한 적이 있었던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49재에 참여했다는 박 교수는 이어 ""퇴직의 위기"를 극복하고 집회에 참석한 교사들의 모습에서 우리는 세상의 애도에서 함께 부를 애가(哀歌)를 배운다"며 "우리 교회도 그 교사들처럼 퇴직의 위기 앞에서도 굴하지 않고 슬퍼하는 자, 우는 자들과는 어떠한 불의한 압력에도 굴하지 않고 동행하는 마음, 즉 막달라 마리아에게서 배운 것 같은 잘못된 일에는 십자가를 질 마음으로 끝까지 함께 하려는 신앙적 결단과 행동이 필요하다. 우리는 슬퍼하는 자와 함께 끝까지 울어 주는 일을 감당해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이제 교회는 서이초교 여교사의 죽음의 문제에서 세상 속에서 세상 사람들에게 빛과 소금으로 경험되어야 하는 교회의 사명을 감당하기 위하여 본래 예수의 맛을 잃어버린 교회의 지금 모습을 회개하고, 예수의 죽음의 십자가에서 생명의 부활을 경험하는 역사를 새롭게 써 나갔던 막달라 마리아와 같은 모습으로 세상을 감동시키는 "다시 드러냄의 선교"를 이루어 내야 한다"며 "교회의 참가치는 머리 되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과 행동과 가르침을 체화해낼 때, 사회 속에 빛과 소금으로 빛나게 될 것이다. 겉옷을 달라는 자에게 속옷까지 벗어주고, 오리를 가자는 사람에게 십 리를 동행하는, 바로 그 행동이 오늘날 교회의 모습에 요구된다"고 전했다.

이지수 기자 admin@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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